‘동덕여대 알몸男’ 계정은 야노중독…“여대라서 돌연 성욕"
박모씨 "여대에 교육받으러 갔다가 갑자기 성적 욕구 생겨" 진술
계정 이름은 ‘야노(야외노출) 중독’…건국대 등서도 음란사진
"여친에게 트윗 걸렸다"며 게시물 모두 삭제
동덕여대 학생들 "책상·의자 전면 교체" 요구…대학 측은 거부
동덕여대에서 자신의 나체(裸體) 사진과 음란행위 동영상을 찍은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男)’이 경찰에서 "민간 자격증 교육을 받으러 이 대학에 갔다가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 욕구가 생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정보통신법상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6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박모(27)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 15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 및 여자화장실 앞에서 알몸 상태로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날 자격증 갱신 교육을 받으러 동덕여대에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소셜미디어(SNS)에서 노출 사진을 검색하다가 ‘야외 노출’ 사진을 접하며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됐고, 이후 내가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을 직접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됐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개설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동덕여대뿐만 아니라, 건국대와 서울의 한 중학교, 백화점 화장실, 공원에서 촬영한 사진 등 63건의 음란한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트위터 계정 이름은 ‘야노중독(야외 노출 중독이란 뜻)’이었다. 박씨의 계정을 팔로우(follow)하는 사람은 약 700명이었다. 그는 얼마 전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뒤 "여친(여자친구)한테 트윗 걸려서 다 지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계정은 현재 정지된 상태다.
경찰은 전날 트위터 본사에 요구한 박씨의 계정 정보 등을 이날 제공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포털 사이트와 통신사를 대상으로 박씨가 다른 인터넷 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 음란 사진을 올렸는지 등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트위터에 게시된 사진에서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운동화와 검정색 모자로 박씨의 옷차림을 확인한 뒤 동덕여대 대학원 건물 1층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영상을 분석해 박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박씨는 지난 15일 오후 6시 32분쯤 서울 광진구 한 아파트 근처 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덕여대 불법 알몸촬영남 사건. 여성들의 안전권 보장, 제발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박씨가 지난 6일 ‘어느 여대에서’라는 글과 함께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나체 사진. 이 트위터 계정은 현재 일시 정지된 상태다./ 트위터 캡처 |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이날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SNS 음란물 유포사건 경과보고 및 안전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공청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나 참담하고 치욕적이었다"며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박씨가 알몸으로 동덕여대 강의실과 복도 등을 돌아다녔다며 책상과 의자를 전면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일시에 책걸상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수업 차질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거부했다. 동덕여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부인 출입규정을 신설하고, 학생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카드리더기를 모든 건물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모든 건물의 폐쇄회로(CC)TV를 볼 수 있는 통합관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