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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병 있다고 1인실… 부회장님 아들의 '황제 군생활'

나이스그룹 부회장 아들 특혜논란, 靑 청원 올라와… 정식 수사 나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소속 A병사가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빨래를 부사관에게 심부름시키는 등 '황제 군 복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군이 15일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A병사가 신용평가업체 나이스그룹 부회장의 아들로 알려지면서 특혜 청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은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이 없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사안"이라며 "법과 규정, 절차를 어긴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공군 관계자는 "A병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감찰이 진행 중인데, 근무지 무단이탈 등의 사실이 포착돼 군사경찰(옛 헌병)이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며 "외출증을 발급받지 않고 무단이탈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고 했다. 공군은 최근 A병사가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무단 외출을 했으며, 부사관에게 빨래·음료수 배달을 시켰다는 내용의 의혹이 제기돼 감찰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선일보

일러스트=김성규

A병사에 대한 공군의 감찰과 수사는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비롯됐다. 자신을 서울의 공군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방조해 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고 했다. 청원자는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해 왔을 때 병사들과 부사관 선배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최근까지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 글에는 "병사가 빨래를 세탁 시설에서 하지 않고 부대 밖으로 반출해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사관이 심부름 역할로 동원됐다" "동기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는 취지의 고발도 담겼다.


군 조사에서 청원 게시판 글에 담긴 일부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파악했다. 군 관계자는 "A병사가 피부병을 이유로 외부에서 세탁을 해왔고, 냉방병이 있어서 1인 생활관을 써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런 일들이 청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인지는 아직 더 판단해봐야 한다"고 했다. 공군에서는 A병사가 실제로 냉방병을 이유로 같은 내무반 병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병사들과 합의로 1인 생활관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평소 A병사가 주변과 마찰이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1인 생활관을 배정했거나 외부 세탁 심부름 같은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했다.


A병사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지난 11일 피부질환 치료를 이유로 청원휴가를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은 A병사가 휴가를 나간 날 저녁에 게시됐다. 당시 A병사는 휴가를 냈지만 진단서는 사전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군은 "진단서는 휴가를 낸 뒤 14일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어 규정상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A병사는 휴가 당일부터 부대 밖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A병사의 부친으로 알려진 나이스그룹 B부회장은 작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문경영인이다. 나이스그룹 창업주가 2018년 별세해 회장직이 공석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나이스홀딩스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진행되고 있는 군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B부회장에게도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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