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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코로나에 감염시켜줘” 백신시험에 몸던진 15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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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속도 높이기 위한 챌린지 시험

바이러스 일부러 접종해 백신 효과 입증

미 하원도 나서 챌린지 시험 진행하라 압박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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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에 자신의 몸을 시험대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1년 이상 걸릴 백신 개발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스스로 코로나에 감염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2일(현지 시각) ‘수백명의 자원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스스로 감염되려고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논란이 많은 ‘챌린지 시험(human challenge)’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의료 시민단체인 ‘하루빨리(1Day Sooner)’는 코로나 백신의 챌린지 임상시험에 자원한 사람이 1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단체 공동 설립자인 조시 모리슨은 “코로나 백신을 표준 임상시험보다 훨씬 빨리 개발할 수 있는 인간 챌린지 시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밝혔다. 표준 임상시험은 수천 명에게 백신과 가짜 약을 접종한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약을 접종받은 지 모르게 한다. 나중에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어떤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면 당장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코로나 백신이 시장에 나오려면 빨라도 1년에서 1년 반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챌린지 시험은 ‘통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시험대상자들을 감염인자에 노출시키는 유효성 시험’이다. 즉 소규모 인원이 백신을 접종받고 일부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도록 해서 면역력이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일부러 주사 맞는 일이므로 어찌 보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장기 기증 홍보단체 ‘대기자 0’의 사무총장이기도 한 모리슨은 “챌린지 시험 자원자들은 젊고 도시에 살고 코로나 대유행에 대항해 건설적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원자들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백신 개발 가속화의 혜택이 워낙 커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챌린지 시험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플루엔자(독감)와 말라리아 백신 개발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 미국 럿거스대의 생명윤리학자인 니르 이얄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감염병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챌린지 임상시험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챌린지 임상시험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 하원의원 35명은 지난 20일 식품의약국(FDA)와 보건복지부(HHS)에 보낸 서한에서 “챌린지 임상시험이 코로나 백신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서한을 주도한 사람은 의사인 일리노이주의 빌 포스터 의원(민주당)과 보건부 장관을 역임한 플로리다주의 도나 샬랄라 의원(민주당)이다. 포스터 의원은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서한의 가장 큰 목적은, FDA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라며 “FDA에게 ‘이 세상에 100% 안전한 길은 없다는 점을 의회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말했다. FDA가 챌린지 시험을 진행했다가 실패 시 엄청난 비난을 받을 데 대해 미리 의회가 보호막을 쳐주겠다는 것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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