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이색체험, 재래시장 구경하기! 신안재래시장
칭다오의 신개발구인 황다오구 신안에는 명나라때부터 시작되어 500년간 이어져오는 전통시장이 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 흩날리는 먼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와 값을 흥정하는 상인들로 시끌시끌했던 신안재래시장(辛安大集)이 그것이다.
칭다오와 황다오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지나 빈해대도(滨海大道)를 따라 1시간 정도 가다 보면 나오는 신안 재래시장은 이 근방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시장은 대륙의 크기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공터에 우후죽순 세워진 듯 보이는 좌판들이지만 자세히 보면 판매하는 물건에 따라 구획이 얼추 나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축 시장, 식품 시장, 잡화 시장, 목재 시장, 야채 시장, 수산 시장, 목기 시장, 기름 시장, 축산 시장, 직물 시장, 중고 시장, 도자기 시장, 철기 시장 등으로 구분되는 시장에서는 팔지 않는 물건이 없다. 흔히 생각하는 '재래시장'보다 더 토속적인 분위기를 풍기기에 '장마당'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장은 3일에 1번씩 열린다.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음력 설)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시장에서는 원숭이해를 상징하는 원숭이 인형이나 복이 오길 기원하며 문 앞에 붙이는 대련(对联) 같은 춘절 관련 물품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대련은 중국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붉은색의 '복(福)'자가 쓰인 종이를 말한다. 대련은 양력 1월 1일인 원단(元旦)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해서 춘절에 이르면 절정을 맞이한다. 모든 가게와 모든 집의 문 앞에 '복(福)'자가 거꾸로 붙여지는 것. 복을 거꾸로 붙이는 것은 동음자를 이용해서 희망을 기원하는 중국인의 관습 때문이다. 중국어로 복은 푸(fu)다. '푸'앞에 도착한다는 뜻의 따오(到)가 붙으면 '복이 온다'는 뜻이 된다. '복'자를 거꾸로 붙인 것도 '따오푸'다. 이때의 따오는 '거꾸로'라는 뜻의 '따오(倒)'다. 즉, 복이 거꾸로 뒤집혀 있는 것=복이 온다는 뜻이 된다.
붉은 종이를 오려서 잉어나 복(福)자가 나오도록 만든 장식도 인기다. 신년 기분을 내기 위해 종이오림 모양을 흉내 내어 만든 장식을 하나 샀다. 잉어와 꽃, 복(福)자가 그려진 것으로. 예뻐서 사긴 했는데, 막상 집에 가져오니 붙일 곳이 마땅치 않다. 대문 밖에 붙이면 혹 중국인이 사는 집으로 오해하지는 않을까? 아래층에 사는 주인어른 내외가 보시면 깜짝 놀라실까 무섭다.
중국의 추석(중추절)에 먹는 음식인 월병(月饼)을 만드는 틀도 팔고 있었다. 단단한 나무로 만들 틀은 장식품으로 쓰기에도 그럴싸해 보였다. 틀에 개셔진 모양은 은근히 정교했다. 중국 전통 모양이 새겨진 것부터 잉어 모양, 원숭이 모양 등 종류도 다양했다. 월병을 만들 일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하나쯤 사 올 걸 그랬다. 빵 만들 때 틀로 쓰면 유용할텐데.
견과류의 나라 중국. 중국 마트에서도 그렇고 시장에서도 그렇고 팔고 있는 견과류의 종류가 참 많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살 수 없는 피스타치오나 마카다미아도 잔뜩 쌓아놓고 무게로 팔고 말이다. 껍데기를 까지 않은 마카다미아를 난생 처음 봤다. 중국어로 마카다미아는 샤웨이이궈(夏威夷果, xiàwēiyíguǒ)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선화씨는 이 마카다미아에 반해버렸는지 한 근(30위안)을 사서 여행 내내 가지고 다니며 간식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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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다미아를 사서 조금 더 걸음을 옮기자 축산 시장으로 이어졌다. 나는 이런 재래시장을 몇 번 본 적이 있어서 그리 놀라지 않았는데, 선화씨는 꽤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살아있는 닭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서 판다는 것이. 닭장에는 곧 생을 마감할 닭들이 가득 들어차 있고, 뒤쪽에는 닭피를 빼는 통과 물이 끓고 있는 솥이 놓여있었다. 그녀는 한동안 닭을 먹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고깃덩어리를 좌판 위에 부위별로 척척 올려놓고 파는 것은 중국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원하는 부위와 양을 말하면 그 자리에서 툭툭 썰어서 봉지에 담아준다. 우리에게도 어느 시절엔가 분명 있었을 모습이지만, 그 시절을 겪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저 생소하고 신기하기만 한 모습이다.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도, 둔탁하게 울리는 칼소리도 모두 즐거운 구경거리다.
야채시장과 과일시장을 지나 간식거리를 파는 곳으로 들어섰다. 좌판 뒤에서 직접 굽고 튀겨낸 과자들은 고소한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었다. 꽈배기 모양으로 생긴 중국 과자 마화(麻花)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인데,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은근하니 맛난다. 한쪽에서는 기다란 꼬챙이에 과일을 꽃아 그 위에 녹인 빙탕(설탕류)을 뿌린 뒤 굳혀 만드는 탕후루(糖葫芦)도 판다. 조그만 사과처럼 생긴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탕후루가 가장 인기 있는 맛이다. 달콤한 첫만과 새콤한 뒷맛이 우리 입맛에서 꽤 잘 맞는다.
칭다오 신안재래시장(辛安大集)
시간: 음력 5일과 10일에 큰 장이 서고, 3일과 8일에 작은 장이 선다. 시간은 아침 6:30부터 오후 12:30까지가 가장 활발하다.
주소: 辛安镇政府所在地,淮河路和黄河路之间
교통: 칭다오 시내에서 갈 때는 택시를 타는 편이 낫다. 칭다오 기차역에서 시장까지는 약 30km, 택시비는 70元 내외다. 버스 이용시 1번 버스를 타고 산동과기대학(上冻科技大学)에서 황다오 6번 버스로 환승 후 蜊叉泊站에 내리거나, 2번 버스를 타고 薛家岛枢纽站역에서 803번 버스로 환승해 人保站에서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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