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꿈을 꾼다 - LG 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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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가 본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지금에 머무르는 제품이었다. 지금 더 좋은 것이지 미래를 위한 플랫폼을 생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플랫폼을 가지고 왔다. 그것도 LG전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말이다. G5의 모듈로 그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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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모듈의 개념을 먼저 말한 것은 프로젝트 Ara였다. 이 모듈의 방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스마트폰, 그리고 성능 향상이 쉬운 스마트폰을 만들면 어떨까... 하지만 그 시대는 쉽게 오지 않았다. 파편화된 부품을 통일화된 규격으로 정비하고 그에 맞는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등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의 세상을 열고 그 중심에 있다면 혁신과 성장 두 가지를 모두 잡는 것임은 분명하다. 스마트폰의 모듈형 하드웨어 플랫폼을 꿈꾸지는 않았으나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을 다양한 하드웨어의 중심에 두고 통합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경쟁하기에는 이제 상향 평준화된 시대에 더 차별화를 이뤄내긴 쉽지 않다. 애플이 자사의 하드웨어로 생태계를 만들어 더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듯 스마트폰 환경도 그렇게 바뀌고 있다.
G5는 그렇게 나왔다. 스마트폰 하단에서 분리되는 이 모듈형 스마트폰은 단순히 배터리를 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알루미늄 보디 스마트폰을 넘어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품 자체를 잘 만드는 기업을 넘어 미래를 위한 LG전자가 할 수 있는 분야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이전까지 LG전자가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고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크게 3가지로 보인다.
1. 왜 벨킨 같은 업체가 나오지 않은 걸까?
B&O, 구글, 퀄컴, 페롯 등 다양한 업체가 나와서 G5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이 발표가 나쁠 수가 없다. 분명히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모듈을 통한 개방성과 확장성을 말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벨킨은 어땠을까? 벨킨이 B&O 같은 특색있는 확장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곁에서 더 많이 마주치고 쉽게 만나며 개방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회사임은 분명하다. 만약 발표장에서 벨킨이 G5의 모듈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강력한 개방성과 확장성에 기대된다는 말을 했다면 더 빠르게 G5의 협력 세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2. 카메라 렌즈나 센서가 아닌 배터리의 확장으로 그쳤는가?
오디오 모듈의 경우 B&O를 쓰면 음질의 확장으로 이어지는데 카메라 독의 경우 배터리 확장으로 사용 시간의 확장이 주 기능이다. 물론 다이얼로 움직이는 줌과 셔터 버튼으로 카메라의 UX를 가져오려는 노력은 했다. 하지만 오히려 특색있는 기능의 확장이라는 개념에는 덜 다가선 느낌이다. 오디오 모듈을 통해 음질이라는 본질에 다가갔다면 카메라 모듈은 CMOS 센서의 크기 및 성능 차별화, 렌즈의 차별화, 기타 새로운 센서의 적용 등 사진과 영상의 품질이라는 측면으로 다가가야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접근이라면 LG전자가 만드는 모듈은 좀 더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기능으로 특화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면서 범용 제품들의 사전 베타테스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3. 호환성의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호환성 문제는 매우 시급한 문제다. 많이 생산되어야 저렴해지고 그래야 다시 사용자가 구매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G5의 판매 대수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부족하다면 향후 G6, G7 등 후속 제품과도 호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호환성은 LG전자 스마트폰과 통합하면 더욱 좋으며 궁극적으로는 SD카드 같은 위치를 차지한다면 최고일 것이다. 후면 키 적용처럼 모듈 방식은 LG전자 모든 스마트폰 상징이 될까? 스마트폰의 규격과도 관련된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특히나 지금 판매 대수에서 밀리는 LG전자로서는 더욱 중요하다.
이 외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지문 인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LG pay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이다. 그 시간에도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는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런 아쉬움에 있지만 좋은 제품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넘어 이제 LG전자가 잘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시작을 알린 G5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