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엑스박스원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최종 승자는?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사업부문장이 6월11일 오큘러스의 가상현실장치 '오큘러스 리프트'가 MS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MS)가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의 판매 부진에 고심하고 있다.
MS는 엑스박스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에 크게 밀리자 저장용량을 무려 1테라바이트(TB)급으로 올린 신형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니가 곧바로 같은 용량의 신형을 내놓겠다고 맞불을 놔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엑스박스원의 비싼 가격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플레이스테이션4를 저가 정책으로 내놓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
MS는 내년부터 콘솔게임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가상현실(VR)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니가 ‘모피어스’라는 자체 VR기기를 내놓기로 한 상황에서 MS는 ‘오큘러스리프트’로 유명한 오큘러스와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았기 때문이다.
콘솔게임기 시장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MS 소니, 콘솔게임기 저장용량 1TB 시대 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가 올해 9월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저장용량 1TB급의 플레이스테이션4 신형모델을 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력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 저장공간을 기존 500기가바이트(GB)에서 1TB급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이로써 글로벌 콘솔게임기 시장은 본격적인 1TB 시대를 열게 됐다.
1980년대 ‘슈퍼 마리오’로 유명한 일본의 닌텐도 패미컴의 용량은 8비트(bit)였으니 정확히 30년 만에 콘솔게임기 용량이 약 8.7조 배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MS가 날린 회심의 일격이 빗나갔다고 바라본다.
엑스박스원의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 1TB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겠다는 것은 MS로서도 고민 끝에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이 정도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아직 PC 시장에서도 외장하드 형태로 제공될 정도로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 <마이크로소프트> |
일단 두 기종의 판매량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4를 유럽에서만 1천만 대 이상 판매했다. 또 글로벌 판매량 1억 대를 돌파했던 플레이스테이션2보다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MS 엑스박스원의 판매량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 한다. MS는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엑스박스원의 글로벌 판매량이 플레이스테이션4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 한다고 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1TB 시대를 열었다는 상징성이 있지만 MS로서는 쓴맛을 본 셈”이라며 “소니의 맞불 공세에 두 기종의 판매량 격차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 엑스박스원 왜 플레이스테이션4에 밀리나
MS는 신형 엑스박스원의 출시로 500GB용량의 구형모델을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기로 했는데 신흥국을 중심으로 이 모델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MS가 이를 통해 만족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문제는 가격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2가 글로벌 시장에서 1억만 대 이상 팔리며 대 성공을 거뒀으나 이후 내놓았던 플레이스테이션3가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당시 소니의 사업 분위기도 어두워 자칫 콘솔게임기 사업이 큰 위기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소니는 그 뒤 플레이스테이션4의 가격을 대폭 낮췄다.
반면 MS의 엑스박스원은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플레이스테이션4보다 약 100달러(10만 원) 비싸다.
소니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
MS로서는 가격을 더 낮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엑스박스원이 콘솔게임기뿐 아니라 일반 PC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는데다 게임패드(조종기) 등의 단가도 플레이스테이션4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MS는 엑스박스원과 PC의 연계성을 더욱 늘리기 위해 7월29일 출시되는 차기 운영체제(OS) 윈도10을 엑스박스원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MS의 이런 조치도 엑스박스원의 경쟁력이 단번에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기기에서 작동되는 게임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게임의 경우 성능 차이가 거의 없다”며 “가격에 민감한 게임 마니아들에게 100달러의 가격 차이는 너무 크다”고 말했다.
MS, 가상현실(VR)기기 시대 개막으로 반전 꾀할까
MS는 엑스박스원이 플레이스테이션4와 비교해 가격경쟁력과 저장용량 부문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MS가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손잡고 내년부터 엑스박스원에 가상현실(VR)기기 오큘러스리프트를 장착하기로 한 점은 특히 주목된다.
필 스펜서 MS 엑스박스 사업부문장은 최근 오큘러스의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 정식버전 발표무대에 깜짝 출현해 MS와 오큘러스가 제휴를 맺은 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엑스박스원 사용자들이 게임을 좀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휴의 목적”이라며 “엑스박스원과 이 기기에 탑재될 윈도10 등의 성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큘러스와 제휴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문제는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MS가 오큘러스와 손잡게 되면서 소니와 펼치게 될 가상현실(VR)기기 경쟁의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니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자체 VR기기 ‘모피어스’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오큘러스리프트라는 강적을 만난 상황에서 모피어스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피어스의 약점은 낮은 인지도와 좁은 사용범위로 요약된다.
한 남성이 소니가 자체개발하고 있는 VR기기 '모피어스'를 착용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
오큘러스리프트는 아직 완제품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유튜브에 관련 동영상만 약 54만 개가 올라와 있는 반면 모피어스 관련 동영상은 약 30만 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중복 동영상이 대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는 오큘러스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라며 “그동안 엑스박스원이 플레이스테이션4보다 늘 뒤쳐졌는데 가상현실기기 경쟁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콘솔게임기 시장은 올해는 저장용량의 증가, 내년은 가상현실기기 도입이라는 변화를 맞이하는 셈”이라며 “MS와 소니의 경쟁으로 시장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