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입맛 사로잡는, 오야동 '논두렁 우렁쌈밥' … 쌈·제육·우렁이 만났을 때
한국인의 입맛, K푸드의 대명사는 '쌈밥'이다.
왜냐하면, 쌈을 비롯한 다양한 반찬이 한가득 나오기 때문에 밥과 된장찌개, 우렁쌈장, 그리고 제철 채소들을 한 가득 쌓아 놓고 먹는 푸짐함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제대로 알려줄 만한 메뉴가 '쌈밥'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남에서 다양하고 유명한 '쌈밥'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다소 외곽이면서 조용한 풍경과 저절로 집밥을 생각나게 하는 곳이 최근 유명세를 타고 서서히 알려지는 곳이 있으니, 바로 '논두렁 우렁쌈밥'을 말한다. 위치적으로 약간 외곽인 서울비행장 바로 건너편이다. '오야동'이라도 부른다고 한다.
이곳의 점심 시간은 오전 11시부터다. 일찌감치 자리 잡고 편안하게 푸짐한 식사를 하려는 쌈밥 매니아들이 가게 문을 열자마자 자리하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지나면 이미 만석이다.
저마다 시키는 메뉴는 비슷하다. '소불고기' 또는 '제육볶음' 쌈밥을 선택하면 된다. 이중 80% 이상이 제육을 손꼽는다. 지글 지글 철판에 볶아 나오는 제육은 매콤하면서 돼지고기 특유의 쫄깃함이 더해지면서 쌈과 제대로 궁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쌈밥의 완성은 제육이 아니다. 상추, 치거리, 케일, 깻잎, 배춧잎 등이 푸짐하게 나오면 싱싱한 우렁이 가득 담겨진 강된장을 골고루 섞어 쌈과 제육, 그리고 우렁강된장을 더하면 입안은 이미 초만원이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한국인이라면 손에 뭍은 물기 한번 털어주면서 제대로 맛 본 감사의 인사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푸짐하게 먹은 속을 달래주는 2라운드는 시골된장찌개다. 구수하면서도 진한 색깔의 된장에 시크하게 담겨진 두부와 호박, 그리고 칼칼한 고추가 다음 번 쌈을 준비하도록 제촉하게 만든다.
이번에는 우렁이의 맛을 느끼고 싶다. 두툼하고 야들야들한 우렁이와 쌈된장을 잘 섞어서 쌈채소에 올려 이번에는 조신하게 입으로 가져간다.
앞서 푸짐함에 승부를 걸었다면, 이번에는 온전하게 우렁이의 건강함을 맛본다. 철분과 칼슘이 풍부한 우렁이가 마음까지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가게 메뉴판 위에는 '맑은 물 청정지역 평택에서 유기농법으로 직접 키운 우렁이만을 사용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렁 가득한 쌈장인데 짜지 않고 부드럽다. 인근 텃밭에서 생산하는 푸짐한 쌈채소와 된장찌개, 제육볶음까지 세트로 나와 더할 나위 없이 가득하다. 쌈과 찰떡궁합을 이루는데는 공깃밥보다는 갓 지어낸 밥맛을 자랑하는 솥밥을 추천한다. 다소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뜨끈한 밥은 우렁이, 제육 누구라도 어울리는 최상의 상위 포식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