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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빗속에 몰아보니, 중국차 편견 씻겼다

BYD, 씰·아토3·팡청바오·양왕 등 시승

빗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 공통점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BYD가 내년 1월 한국 승용차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지난 19일 비즈워치는 항저우 국제 요트 타운에서 BYD의 대표 차종인 씰(SEAL), 아토 3(ATTO 3), 크로스오버 전기차 팡청바오(BAO 5), 고급 오프로드 SUV 양왕(Yangwang) U8을 시승했다.


이날은 새벽부터 내린 비로 시승장이 물기로 가득해 차량의 기본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빗속에서 마주한 BYD 차량들은 예상 이상의 주행감과 안정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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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씰(SEAL) 주행 모습./사진=BYD 제공.

'씰', 빗속 제로백 3.8초

씰은 등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낮고 날렵한 차체 라인과 옆으로 길게 뻗은 헤드라이트는 전형적인 스포츠 세단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세계 최초로 CTB(Cell-to-Body) 기술이 적용돼 배터리와 차체를 통합한 덕에 차량의 무게중심이 안정적이었다. 실내 공간도 넉넉했다.


CTB(Cell-to-Body) 기술이란 배터리셀(Cell)을 차량의 구조적 일부(Body)로 통합하는 기술이다. 배터리 팩을 독립된 부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차체 일체형 구조로 설계해 공간 효율성, 경량화, 강성 향상의 장점이 있다.


비로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씰의 주행감은 안정적이었다. S자 코스와 8자 코스 등에서 급제동을 지속적·불규칙적으로 반복했지만 정확한 제동 능력을 보였다. 제로백(0→100km/h 가속) 3.8초라는 수치도 인상적이지만,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가속감은 더 강렬했다. 빗길에서도 흔들림 없는 핸들링과 단단한 차체는 테슬라 모델 3와도 견줄만했다.


주행에 동승한 BYD 시승 담당자는 "고강성 서스펜션이 무게중심을 잡아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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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 3(ATTO 3) 주행 모습./사진-BYD 제공.

'가성비' 소형 SUV 아토 3

아토 3는 실용성을 강조한 소형 전기 SUV다. 깔끔한 외관 디자인과 역동적인 실루엣이 돋보였지만, 실내는 다소 낯설었다. '원형' 디자인으로 설계된 문 개폐 장치와 공조장치가 직관적이지 않아 사용이 다소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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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 3 내부 모습./사진=최지훈 기자 jhchoi@

아토 3를 운전하며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때 스티어링 휠 반응이 다소 느리게 느껴졌다. S자 코스를 통과할 때는 회전반경이 커 핸들 조작에 신경이 쓰였다. 다소 물렁한 서스펜션은 비포장도로에서 차량의 쏠림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 같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아토 3의 무기는 '가성비'다. 글로벌 시장에서 2500만~3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한국에서도 3000만원 초반대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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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청바오 주행 모습./사진=BYD 제공.

배터리셀과 섀시 합친 팡청바오 '날렵'

팡청바오는 BYD의 DMO(Dual Mode Off-roa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전기차다. 이 플랫폼은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와 CTC(Cell-to-Chassis) 기술을 결합해 차량의 안정성과 오프로드 성능을 극대화했다.


DMO 플랫폼은 블레이드 배터리와 고강도 강철 프레임을 통합해 CTC를 구현, 차량의 비틀림 강성을 38% 높였다. 공간 활용도는 49.7% 늘었다. 전·후방 모터의 토크 출력을 정밀하게 제어해 비포장도로에서 회전 반경을 최대 3.4m로 줄일 수 있다. 기존 오프로드 차량의 경우 통상 5.5m~6m의 회전 반경을 보인다.


CTC 기술은 배터리셀(Cell)을 차량 섀시(Chassis)와 통합하는 기술이다. 배터리 팩을 별도의 모듈로 구성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배터리셀을 섀시 구조의 일부로 설계하는 접근법이다. CTB와 차이점은 CTB는 배터리가 차체의 일부가 되는 반면, CTC는 배터리가 차량 섀시와 통합된다는 점이다. CTC는 CTB보다 차량 하부 강성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팡청바오를 타고 비 내리는 도로를 주행해 본 결과 빠른 응답성과 강력한 주행력이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차량이 반응했고, 경사진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무게를 분산했다. 도로를 달리며 체험한 팡청바오는 전통적인 오프로드 차량이 가졌던 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대 시스템 출력 505kW(킬로와트씨), 제로백 4.8초라는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실주행에서 체감되는 성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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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왕 U8 주행 모습./사진=BYD 제공.

BYD의 자존심 양왕 U8

양왕 U8은 BYD의 고급 SUV 라인업 중에서도 정점에 위치한 모델이다. 웅장한 차체는 단단함을 강조했고, 실내는 나파 가죽과 아프리카산 사펠 우드로 마감했다.


양왕 U8의 진정한 강점은 극한의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발휘되는 뛰어난 성능과 요트 모드다. 빗속에서 젖은 노면에서 30도 경사의 벽면과 울퉁불퉁한 장애물이 설치된 시승장을 달릴 때도 차량은 흔들림 없이 노면을 꽉 붙잡았다.


2열에 앉았을 때 느껴진 편안함도 인상적이었다. 흔히 '회장님 의자'로 불리는 2열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서도 최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U8 요트 모드는 차량 절반이 물에 잠긴 상황에서도 도강이 가능하며, 타이어가 펑크 나도 시속 120km로 주행할 수 있다. 이날 요트 모드 시승도 예정됐으나 BYD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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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국제 요트 타운에서 BYD의 대표 차종이 전시돼 있다./사진=최지훈 기자 jhchoi@

빗속에서 증명한 BYD 가능성

BYD 차량들은 빗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보여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특히 씰과 팡청바오는 뛰어난 성능으로 경쟁 브랜드와 충분히 견줄 만한 수준을 입증했다.


BYD는 내년 3월 한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확정 이후 모델 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은 몇 달 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를 분석하고, 현지화 전략을 꼼꼼히 준비하면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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