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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6조원' 넥슨 키운 파란눈의 경영자

[테크&머니]닛케이225지수 편입, 주가 급등 최고가 행렬에 기업가치 급등, 일본내 64위 역대급 실적 행진, '연봉킹' 되찾을 지 관심 [비즈니스워치] 임일곤 기자 igon@bizwatch.co.kr


2조4275억엔(원화 약 26조원).


24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의 글로벌 게임사 넥슨의 시가총액이다. 시총 순위로 64위. 현지 게임사 가운데 소니(11조엔)와 닌텐도(7조엔) 다음으로 세번째로 몸값이 크다. 반다이와 코나미 등 다른 쟁쟁한 게임사들을 뛰어넘는다. 지난 9일에는 주가가 사상 최고가로 오르며 시총 규모가 원화로 30조원에 육박했다.


넥슨의 기업가치가 2011년 상장 이후 최고조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글로벌 게임 사업 흥행에 힘입어 재무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상회, 이대로라면 올해 우리돈 3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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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넥슨이 유례없는 성장을 하면서 회사를 이끄는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CEO)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인다.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마호니 대표는 2010년 넥슨에 합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2011년 넥슨의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이끈 주역이다.


마호니 대표는 주요 게임사 경영인 가운데 한때 '넘사벽' 수준의 연봉킹이었는데 넥슨의 거침없는 성장에 따라 그에 걸맞는 금전적 보상이 뒤따를지 주목된다.


◇ 닛케이225 지수 편입 이후 주가 탄력


넥슨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에 편입되었다. 닛케이225 지수는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225개로 구성되는데 매년 한차례 구성 종목을 교체한다.


종목 변경 방식은 유동성과 지수 전체의 섹터별 비중 등을 고려해 후보군을 선정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 이번에 일본의 주요 편의점 업체 패밀리마트가 상장 폐지됨에 따라 신규 편입 종목으로 한국의 게임사인 넥슨이 선정됐다.


이로써 넥슨은 2015년 JPX닛케이지수400, 2017년 닛케이주가지수300 구성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또 다른 주요 지수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수 편입 이슈 때문인지 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던 넥슨 주가는 이달초 한때 주당 3000엔을 웃돌면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기업가치로 봤을 때 넥슨이 다진 입지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원화로 26조원에 달하는 넥슨의 몸값은 코스피에 상장한 LG생활건강이나 기아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포스코 등 웬만한 대기업의 시총을 뛰어넘는다.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엔씨소프트(시총 17조원)와 넷마블(시총 10조원)을 압도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 조단위 매출 성장, 올해 3조원 '사상최대' 예고


그만큼 게임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만만치 않다. 넥슨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2486억엔)에 육박한 2267억엔(원화 2조4000억원)에 달했다.


넥슨은 올 4분기 매출 추정치를 최대 654억엔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매출은 2921억엔, 원화로 3조원을 웃돌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넥슨은 이미 2011년에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돌파했다. 2017년에 2조원대를 달성했으며 3년만에 3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넥슨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유례없는 성장을 하고 있으나 넥슨의 조단위 성장에 비할 바가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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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주력인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을 지난 8월 중국 시장에 내놓으려 했는데 현지 시스템 적용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메가 히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는 한때 넥슨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간판작이다. 이 게임의 모바일 버전이 후속으로 나오면 넥슨의 매출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엔씨소프트가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를 모바일로 선보여 흥행에서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 넥슨 1000억엔 자사주 취득 결정..지분가치


마호니 대표는 16년간 글로벌 게임 업계에 종사한 인물로 대규모 인수합병(M&A) 전문가다. 2009년 세계적인 게임사 EA(일렉트로닉 아츠) 부사장을 거쳐 2010년 8월 넥슨에 영입, CFO를 맡았으며 2011년 넥슨의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및 투자, 사업제휴 등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4년부터 넥슨 대표이사로서 넥슨 그룹사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다.


EA 부사장 출신인 마호니 대표는 원래 넥슨을 EA에 팔 것을 권유하려다 반대로 넥슨에 영입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1년 넥슨의 부분 유료화 사업 모델에 감명을 받아 김정주 넥슨 창업자에게 넥슨을 EA에 매각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창업자로부터 역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고 회사에 그대로 눌러 앉았다.


마호니 대표가 회사 성장에 힘입어 다른 게임사 경영자들을 압도할 수준의 금전적 대우를 받을 지 관심이 쏠린다.


마호니 대표는 한때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연봉킹'이었다. 2014년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첫해 기본급과 성과급, 스톡옵션을 포함해 총 7억5700만엔(원화 약 80억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국내 게임사 고액 연봉자를 통틀어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당시 고액 연봉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 이희상 부사장의 연봉(33억원)보다 두배나 되는 금액이기도 하다. 이후 마호니 대표는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7억엔 이상 보수를 따박따박 받아왔다.


올 연간으로 넥슨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어 마호니 대표의 연봉도 덩달아 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호니 대표는 적지 않은 규모의 자사주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스톡옵션으로 받은 자사주를 여러차례 행사해 곧바로 처분하곤 하는데 이렇게 거둬들인 누적차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말 기준으로 넥슨 주식을 무려 92만주를 보유했는데 이듬해 대부분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잔여주가 작년말 기준 8만8000주. 현 시세를 감안한 지분 가치는 원화로 26억원에 달한다.


넥슨은 지난 10일 앞으로 3년간 총 1000억엔, 원화로 무려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인데 마호니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도 확대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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