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뉴C4칵투스' 2030 취향저격한 2000만원대 SUV
시승기
시트로엥 뉴 C4 칵투스. /시트로엥 제공 |
지난 14일 오후 시트로엥 뉴 C4 칵투스를 몰고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해안도로에 올라탔다. 가속 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이전 C4 칵투스와 달리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신형 C4 칵투스는 이전 모델이 국내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던 가장 큰 이유인 ‘울컥거림’이 사라졌다. 새롭게 적용된 서스펜션도 인상적이다.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마치 ‘마법의 양탄자’를 탄 듯한 느낌을 줬다. 프랑스 차량 고유의 경쾌하고 민첩함에 한층 여유로운 승차감은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제주 서귀포시에 주차된 뉴 C4 칵투스. /이창환 기자 |
지난 2014년 2월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인 C4 칵투스가 새로운 디자인과 실내 공간의 구성,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품고 돌아왔다. 올해 1월 국내에 선보인 뉴 C4 칵투스는 엔진과 변속기까지 완전 변경한 모델이다.
제주 도심 도로와 해안도로 약 60㎞ 구간을 달리며 든 가장 큰 생각은 이젠 국내 소비자도 수긍할만한 감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사실 1세대 C4 칵투스의 국내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C4 칵투스는 2016년 8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577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뉴 C4 칵투스의 전면과 측면. /이창환 기자 |
작정하고 새롭게 돌아온 2세대 C4 칵투스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실내외 디자인은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제격이다. 국내에서 찾기 힘든 2000만원대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도 수입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보닛을 개방한 뉴 C4 칵투스의 엔진룸. /이창환 기자 |
뉴 C4 칵투스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과 변속기다. 기존의 99마력과 최대 25.9㎏·m의 토크를 내는 1.6L 블루HDI 디젤 엔진을 거두고 그 자리에 최고 출력 120마력과 30.6㎏·m의 토크를 내는 1.5L 블루HD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변속기는 기존 ETG(MCP)에서 EAT6 6단 자동변속기로 바꿨다. 시트로엥 차량에는 ETG로 불리는 수동 변속기 기반의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있었는데, 이 변속기는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지만 저속 주행 시 변속 충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EAT6는 기존 변속기의 단점을 보완했다. 저단에서 느껴지는 변속의 체결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뉴 C4 칵투스의 앞좌석. /이창환 기자 |
뉴 C4 칵투스의 내외관을 표현하기 가장 적절한 단어는 ‘유니크’가 아닐까 한다. 우선 외관은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 이와 연결된 더블 쉐브론 로고는 둥그스름하게 처리된 실루엣과 상반된 조화를 이루며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전한다. 전면 범퍼 하단부에 있는 안개등을 감싼 화이트 컬러칩 역시 뉴 C4 칵투스만의 개성을 더한다. 뉴 C4 칵투스는 전·측면 에어범프를 과감히 떼어내고, 이를 도어 하단에 슬림하게 배치했다.
뉴 C4 칵투스 뒷좌석. /이창환 기자 |
실내 공간을 보면 평평한 대시보드에 팝업 방식으로 자리한 와이드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센터패시아 상단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배치해 직관적이고 깔끔함이 돋보인다. 시트는 직물이지만 착좌감이나 시트의 크기가 넉넉한 편이며 레그룸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2열은 넉넉한 편은 아니다. 뉴 C4 칵투스 1세대와 마찬가지로 2열 창문이 슬라이딩 방식이 아니고, 제한적인 개방만 가능하다. 358ℓ의 적재 공간은 차량의 체급까지 고려한다면 준수한 수준이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170ℓ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뉴 C4 칵투스의 후면과 측면. /이창환 기자 |
제주=이창환 기자(ch21@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