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내몰린 미성년자 구출 나선 AI
인공지능이 성매매에 내몰린 미성년자를 구출하기 위해 나섰다. 성매매 광고를 분석해 범죄 현장을 찾아내고 인신매매범을 적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의 학습량이 높아지면 성매매 적발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애비 스티리노 교수 연구진은 지난 12일 코넬대의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arXiv)에 "미성년자 성매매에 쓰인 호텔방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으로 인터넷 성매매 광고에 나온 얼굴(왼쪽)을 분석해 실종자의 사진(오른쪽)과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낸다. 이 사진은 예로 쓰인 것이지 실제 광고에 쓰이지는 않았다. /매리너스 어낼리틱스 |
연구진은 전 세계 5만여 호텔의 사진 100만장 이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여행 사이트에 올라온 호텔방 사진을 내려받고 일반인들이 여행 중 찍은 사진도 기증받았다. 연구진은 이 사진들을 인터넷 성매매 광고와 비슷하게 일부를 잘라내고 조명도 변화시켰다.
또 인터넷 광고처럼 사람이 있는 부분은 보이지 않게 검게 표시했다. 학습 결과 인공지능은 인터넷 성매매 광고에 나온 호텔 후보를 5개 고르는 시험에서 63%의 정확도를 보였다.
국제노동기구는 지난 2017년 전 세계에서 인신매매 희생자가 약 403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그중 480만명 정도가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으며, 미성년자가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터넷 성매매 광고가 성행하면서 미성년자 성매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과학자들은 이를 인공지능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본다.
스티리노 교수팀의 인공지능은 특정 호텔을 하나 고르게 하면 정확도가 25%로 떨어졌다. 아직은 학습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국립실종학대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인신매매 수사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며 "추적 대상을 그만큼만 좁힐 수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분석한 성매매 광고 사진은 나중에 법정에서도 활용된다. 미성년자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성매매에 내몰린 것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매리너스 어낼리틱스는 인터넷 성매매 광고로 실종 미성년자를 찾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인공지능은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해 광고에 나온 성매매 여성의 사진과 실종 미성년자의 사진을 대조한다. 현재 2억1000만건의 인터넷 광고를 학습한 상태다. 미국 UC 버클리 연구진은 인공지능으로 인터넷 성매매 광고료 지불에 쓰인 가상 화폐 정보를 분석해 인신매매범을 추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