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옷걸이로 노숙인에게 희망을 건네다
두손컴퍼니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모호한 희망이 아니라, 진짜 현실적인 희망이요."
두손컴퍼니
두손컴퍼니는 재생 재료를 사용하고 분리 수거가 쉬운 재생재료 종이 옷걸이를 제작하여 저소득층의 지속가능한 일거리를 창 출하고, 재활용이 힘든 기존 철제 옷걸이를 대체하여 환경 문제 해결에 이바지한다.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개발하여 꾸준히 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차기 목표이며, 사회 각계 각층 구성원들의 전문 분야를 융합한 형태로 제품을 다변화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인터뷰 :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
안녕하세요, 대표님과 두손컴퍼니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합니다.
두손컴퍼니 대표 박찬재이고요, 올해 27살이고, 창업한 지는 한 1년 정도 됐어요. 저희는 일단 옷걸이 만드는 회사고요, 기본적으로 홈리스 분들의 일거리를 창출하는,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창출 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를 창출한다는 게 어떤 뜻이죠?
처음에 시작할 때는 좀 건방지게, 일자리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저희가 아직 홈리스분들을 정규 고용하고 있는 형태는 아니고, 일거리가 있을 때 시설을 통해서 그때 그때 갖다 드리는 형식이거든요. 그래서 일자리보다는 일거리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그러면 옷걸이를 계속 생산하시는 게 아닌가요?
음, 이게 광고모델이예요.그래서 광고 수주를 받으면 생산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밖에 옷걸이로 미술 심리 치료 교육 같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고, 헌옷 기부 캠페인이나 자체 캠페인 같은 프로젝트도 하고 있어요.
다양한 홈리스 자활 모델이 있겠지만, 옷걸이는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닌 것 같아요.
흔히들, 옷걸이 사업이 먼저 있고 홈리스분들을 참여시킨 게 아니냐고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라, 홈리스분들 일거리를 어떻게 창출할까에 대해 한 1년 정도 연구를 했어요. 그래서 세 가지 정도를 고려했다가 아이디어 단계에서 실패하고, 제대로 시작을 한 게 이 옷걸이 사업이예요. 일단 쉽게 참여하실 수 있고, 여기에 광고를 입히게 되면 부가가치 때문에 수익 창출이 가능해서 선택하게 됐죠.홈리스 문제에는 어떻게 관심 두게 되셨나요?
살면서 한번씩 눈에 꽂히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는 그때였던 거 같아요. 어느날 밤에 서울역을 지나가는데, 광장에 한 백 분 정도 한 줄로 주무시고 계시는데 용역업체 사람들이 쫓아내는 장면을 봤어요. 그걸 직접 보니까 저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다음날 바로 막걸리 두 병을 사 들고 밤에 찾아갔어요. 일주일 정도를 그렇게 가서 얘기해 봤는데, 사실 그 전에는 노숙인들은 다들 게으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제가 놀랐던 장면이, 한 분이 동료들에게 오천 원 짜리를 자랑하면서 오시는 거예요. 하루종일 폐지 수거를 해서 오천 원을 벌었다고. 그게 너무 인상 깊었어요. 다 게으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편견이라는 거를 알게 되니까. 실제 통계가 있는데, 70%의 홈리스분들이 자활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해요. 실제로 구직 활동을 해서 이미 직업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어요. 단지 집이 없으신 거죠. 자활하려는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지만, 기회가 아직 없는거예요. 그걸 보고 이 분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해서 시작을 한 거죠.
대표님 학교 다닐 때 어떠셨나요?
사실 특별히 다이내믹한 스토리는 없었던 거 같아요. (웃음) 근데 기본적으로 모험심은 아주 강했어요. 남들이 안 하고 이런 거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알바를 닥치는 대로 했 어요. 냉면집 알바도 하고, 농구장 마퍼라고 있거든요. 휴식 타임에 나가서 경기장 바닥 닦는. 그런 것도 했고, 백화점 카드 영업, 다람쥐훈련. 백화점 카드 영업은 스물한 살때 했는데,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아 영업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 세상의 무서움을 알게 됐죠. 과학관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해 봤고, 전화 영업도 했고. 다양하게 했던 거 같아요.또래보다 경험의 스펙트럼이 정말 넓으신데, 그 안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뭔가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종종 느끼는 건데, 저희가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들 있잖아요, 행복일 수도 있고, 재산일 수도 있고, 그리고 걱정거리도요. 그런 것들은 다 상대적인 것 같아요. 홈리스 분들을 만나도, 기업 담당자를 만나도, 돈이 0자가 하나 더 있고 없고의 차이지, 걱정거리는 다 비슷비슷한 거 같더라고요. 자식 걱정, 건강 걱정, 이런 건 다들 있잖아요. 그리고 진짜 신기한 게, 사업하면서 정말 많은 분을 만나서 조언을 듣는데, 홈리스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도 다 똑같은 조언을 해 주세요. 사람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가지면 더 훌륭할 것이다, 더 뛰어날 것이다 생각하지만, 그것도 편견이더라고요.
대표님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으신가요?
세 개 있어요. 셋 다 포기 못하는 가치예요. 첫 번째가 희망. 꼭 홈리스 아니더라도 사람의 희망이 되는 거요. 구체적으로 하면, 저소득층 분들의 자활에 솔루션을 만드는 거, 이게 제가 시작한 일이고. 두번째가 돈이죠. 돈 중요하게 생각해요. 첫번째 가치랑 좀 상충할수도 있는데, 당연히 첫번째가 먼저겠죠. 하지만 돈이 없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두 손을 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이유도 그거거든요. 현실적인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돈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세 번째가 가족, 이건 개인적인 가치예요. 저는 가난을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고 생각해요. 가난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대적인 거잖아요. 백만장자도 억만장자 앞에서는 가난할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희망이 없는 거, 사회가 그런 식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방치 하는 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신 모호한 희망이 아니라 좀 현실적인 희망이어야죠. 사회에서 그냥 잘된다, 잘될거야, 조장하는 희망들도 있잖아요. 일방적인 그런 희망이 아니라 현실적인 희망,진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사실 국가에서 다 하기는 좀 무리고, 4섹터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저의 미션이예요. 종이 옷걸이는 제 첫 번째 사업이고,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조약돌이고, 앞으로는 교육, 기술, 제조품, 서비스, 다양하게 사업을 계속 펼쳐보고 싶어요.
에디터 최지은
[Social Challenger 29]시리즈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발행하고 베네핏이 취재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우수사례집 "소셜챌린저29 - 사회적기업 창업 도전기"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게재하는 연재물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 링크)에서 다운로드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