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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우리 삶 속 재활용 이슈는 언제나 화두였다. 외환위기 시절 진행된 아나바다 운동도 그렇다. 그 단어가 워낙 많이 쓰인 탓인지 재활용이라는 개념이 진부해질 쯤,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링’이 등장했다. 우리말로 새활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개념은 버려진 것을 그 용도에 맞게 다시 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버려진 물건에 독특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제품 자체를 변화시킨다.

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
‘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Life is too short for matching socks)’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솔메이트 삭스는 그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짝짝이 양말을 판매한다.

솔메이트 삭스를 설립한 마리안느 워카린(Marianne Wakerlin)은 어릴 적 어머니에게 뜨개질하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매년 친구와 가족을 위해 100개의 양말을 제작했는데, 이것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사업으로 발돋움했다.

손길이 깃든 양말이라는 의미를 가진 솔메이트 삭스의 원래 모습은 버려진 티셔츠였다. 버려진 재료를 가지고 만든 것임에도 이들의 제품은 매우 튼튼하다. 실제로 솔메이트 삭스의 제품은 두툼하고, 통기성이 좋아 아웃도어용 양말로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다. 재료로 사용되는 실은 'Made in Green', 'Oeko-Tex'에 의해 친환경적인 소재임을 인증받기도 했다. 우리 몸에 닿아도 아무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다.
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
미국 버몬트 지역에 있는 솔메이트 삭스의 본사에는 설립자인 마리안느 워카린의 가족들이 근무하고 있다. 10명이 안 되는 직원들이 전 세계의 바이어와 소통하고 있지만, 규모 자체는 그들의 양말처럼 소탈하다. 심지어 홈페이지나 홍보 자료에 나오는 모델들도 마리안느의 가족이나 이웃이다. 홍보에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에도 전 세계에 짝짝이 양말을 팔고 있는 건, 제품 자체의 독특한 매력과 튼튼한 내구성이 입소문을 타고 천 리를 넘어 지구 한바퀴를 돌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도 점차 커 가고 있다. 2013년 25억 원에서 올해는 1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사이클링 브랜드도 5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는데, 코오롱 같은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업사이클링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 또한 커졌다.

취미로 시작했던 솔메이트 삭스는 현재 전 세계에 18억 켤레가 넘는 양말을 수출하고 있다. 2014년 이후 한국 지사의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편집샵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솔메이트 삭스의 양말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자체의 퀄리티도 충분히 보장되어있다. 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한다면, 버려진 티셔츠라는 과거를 가진 짝짝이 양말을 한 번 신어보는 건 어떨까.

Images courtesy of The Socklady

에디터 김재만 jm@benef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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