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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실용성 갖췄다지만…7천만원 주고 사기엔 ‘글쎄’

실내 공간 넓지만 투박하고 올드한 인테리어

엔진 소음·평면 사이드미러 등 아쉬운 부분 여기저기

아시아투데이

혼다 파일럿./우성민 기자 @starmin

'SUV의 실용성은 갖췄지만 여러 단점들로 인해 만족감을 주기엔 부족한 차.'

혼다의 준대형 SUV 파일럿 시승기를 한줄평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혼다코리아는 8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4세대 파일럿을 지난 8월 국내에 선보였다. SUV를 선호하는 국내 트렌드에 맞춰 SUV 라인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하지만 직접 체험한 파일럿은 기대 이하였다. 상품성은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인테리어와 정숙성, 가격 등을 고려하면 경쟁차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란 느낌이 들었다.


최근 신형 파일럿 3.5 가솔린 모델을 직접 살펴보고 주행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 마주한 '올 뉴 파일럿'은 이전보다 차체가 커지고 직선이 강조돼 남성적이면서 강인한 인상을 줬다. 전장과 축거는 각각 85㎜, 70㎜ 길어졌으며, 둥글둥글했던 전면부는 힘을 상징하는 박스형으로 탈바꿈했다.


큼지막한 체격에서 볼 수 있듯 실내 공간 역시 여유롭고 넉넉하다. 시트는 2+3+3 구조의 8인승이다. 트렁크 기본용량은 이전 모델보다 증가한 527ℓ이며, 2열과 3열 시트를 폴딩하면 2464ℓ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바닥 아래엔 별도의 적재 공간을 마련했고, 트렁크 양쪽 사이드 포켓도 활용성이 충분해 보인다.


세련된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는 트렌디하기보다는 투박하고 올드한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 안쪽에 위치한 두꺼운 베젤의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의 수많은 물리 버튼, 소박한 사이즈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인 미래지향적인 감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나 BMW·벤츠 등 유럽차와 비교하면 인테리어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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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실내./우성민 기자 @starmin

자체 내비게이션을 지원하지 않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티맵 등의 내비게이션을 띄울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오토의 무선 연결은 지원되지 않는다. 또 운전석 쪽 사이드미러가 평면거울로 시야각이 좁아 사각지대는 직접 고개를 돌려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혼다 파일럿은 V6 3.5 i-VTEC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89마력, 최대토크 36.2㎏f·m의 성능을 갖춰 가속력은 좋은 편이다. 승차감도 양호했다. 다만 엑셀 반응이 반 박자 이상 늦어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급가속을 위해 엑셀을 한 번에 깊게 밟으면 가속이 되기까지 1초가 걸릴 때도 있었다. 엔진 회전이 3000rpm을 넘어섰을 때 소음이 크게 들리는 것도 단점이다.


연비는 8.4km/ℓ로 준대형급 내연기관 SUV인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결코 효율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SUV인 토요타 하이랜더의 공인 연비는 13.8km/ℓ, 렉서스 RX 350h는 13.6km/ℓ에 달한다.


혼다 파일럿의 가격은 6940만원으로 7000만원에 육박한다. 이전 모델보다 약 1000만원 인상된 데다 적지 않은 가격인 만큼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물론 SUV로서의 공간 활용성과 실용성 등의 장점은 분명 있지만 다른 경쟁 차종에 비해 메리트라고 할 만한 요소를 찾기도 어려웠다. 동급 차종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3896만~5419만원, 토요타 하이랜더는 6660만~747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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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파일럿 실내./우성민 기자 @starmin

아시아투데이 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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