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실세 폭사에 이란, 핵합의 사실상 탈퇴 선언
"핵프로그램, 아무런 제약 없어"
이란 정부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 끝낼 것"
이란 군부 실세, 미 드론 공습 사망 이틀만에 조치
이란 핵합의, 사실상 좌초
이란 외교장관 "이란 제재 해제하면 핵합의 재가입 용의"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에서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을 했다. 사진은 한 헤즈볼라 지지자가 이날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틀 전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TV연설을 하는 동안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베이루트 AP=연합뉴스 |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핵 프로그램에서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을 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의미하는 핵합의에서의 최종적인 제한을 끝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축 우라늄의 비율과 수량, 연구와 확장 등 생산에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5월 8일 이란 핵합의가 비효율적이고, 이란이 테러 조직 헤즈볼라를 지원한다며 일방적으로 탈퇴하는지 거의 2년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인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타결한 핵합의는 협상의 두 축인 미국과 이란의 탈퇴로 4년 반만에 사실상 좌초됐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이란의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자리프 장관 트위터 캡쳐 |
다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 발표가 이란이 핵합의를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이 이란의 핵 연구를 보고하는 것을 계속 허용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경우 핵합의 협정에 재가입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큰 만큼 핵합의는 더는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핵합의는 이란이 보유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수량과 성능을 제한했다.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거나 시간(브레이크 아웃 타임: 핵무기를 제조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보유하는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도록 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서였다.
핵무기 제조의 관건은 우라늄을 농도 90% 이상으로 농축할 수 있는지에 달린 만큼 원심분리기의 성능과 수량을 일정 기간 묶어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제한하는 게 핵합의의 핵심이었다.
이란 정부는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은 이란이 현재 지키는 핵합의의 마지막 핵심 부분이었다”라며 “이를 버리겠다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이번 핵합의 이행 감축 조처가 5단계이자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고 보도했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