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과학을읽다]커지는 사막과 작아지는 호수…재앙의 시작?

과학을읽다

아시아경제

사하라사막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사진=NASA]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사막은 점점 더 넓어지고, 호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의 터전은 점점 황폐해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인 '사하라사막'은 100여년 사이에 10% 정도 넓어져 면적이 미국만 하게 커졌고, 세계에서 네 번째 규모로 바다처럼 넓어 '아랄해'라고 불렸던 호수는 원래 크기의 10분의 1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북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하라사막의 면적은 1920년 이래 평균 10% 정도 확장됐습니다. 사막은 연평균 강수량으로 정의하는데 보통 100㎜ 이하이면 사막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1920년부터 2013년까지 아프리카 전역의 강수 데이터를 분석해 확장된 면적을 계산했습니다.


계절별로는 사막의 확장이 여름에 가장 많이 일어났는데 연구대상 기간 93년 동안 사막의 평균 면적이 16%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연구팀 관계자는 "사하라사막의 면적 확장은 뜨거운 여름에는 기온이 더 올라가고 건조해지는 아프리카의 기후 변동 추세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세계의 다른 사막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사하라사막이 계절별로 변하는 것처럼 다른 사막들도 계절에 따라 면적이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사하라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난형 사막으로 현재 미국과 거의 크기가 맞먹습니다. 연구팀은 사하라사막의 확장은 자연적인 기후 순환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한 원인이라고 강조합니다. 사하라사막이 느리지만 남쪽으로도 확장하는 것은 자연현상에 의한 것 이외의 인구증가와 산업화 등 인간에 의한 별개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시아경제

2014년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촬영한 아랄해의 모습(오른쪽 사진)과 1989년 촬영한 그나마 수량이 풍부하던 시절의 모습(왼쪽 사진). [사진=NASA]

사하라의 남쪽 경계는 사막과 사바나(대평원) 사이의 준건조 전이지대인 '사헬'과 맞닿아 있는데, 사헬이 사라지면서 사바나의 허약한 생태계는 인간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헬의 한 가운데 위치한 '차드호'가 매마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차드호 인근의 대규모 농장 운영, 강수량 감소, 물길 변경 등 자연적 현상과 인간의 간섭이 고루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호수였던 차드호는 40년 만에 증발했습니다. 원래 차드호의 규모는 2만6000㎢가 넘었습니다. 남한 면적의 5분의 1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1350㎢만 남습니다. 예전에 비해 19배나 줄어든 것입니다. 차드호수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은 '호수가 연못으로 변했다'고 말할 정도로 격세지감을 느끼겠지요?


차드호수뿐 아니라 인간의 간섭으로 초대형 호수가 사라져 가는 현상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호수가 '아랄해'입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위치한 아랄해는 지구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지만 지금은 원래 크기의 10%만 겨우 남았습니다.


1950년대 아랄해의 면적은 캘리포니아 주의 절반과 맞먹을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바다처럼 넓은데다 물이 짜서 아랄호가 아닌 아랄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구 소련이 물을 많이 사용하는 면화를 기르기 위해 산림을 개간하면서 강물이 방향을 바꾸면서 아랄해는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아랄해는 카자흐스탄의 소아랄해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과 접해있는 말처럼 생긴 모양의 대아랄해로 나누어지고 맙니다. 지금은 원래 호수 규모의 겨우 10% 정도만이 남아 호수의 명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2017년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촬영한 아랄해의 모습.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노력 등으로 호수의 수량이 조금 늘었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계속해서 늘어날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이 좀 더 흘러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진=NASA]

아랄해의 종말은 인간이 환경과 자연자원에 영향을 미치는 극단적인 사례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적 재난을 유발한 사례 중 하나로 보고돼 있습니다. 호수가 증발하면서 인근에 소금지대가 남겨졌는데 이 지역은 사막이 됩니다. 현재 이 지역을 '아랄 카라쿰 사막'이라고 부릅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아랄해 북부를 살리기 위해 세계은행과 카자흐스탄 정부의 노력으로 북부 호수의 끝에 댐을 만들어 아랄해 북부 호수의 평균 수위가 4m 정도 상승했습니다. 남부 호수에도 3~4년 전에 비해 수량이 늘었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적으로 수량이 늘어날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량이 늘어나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과학자들은 사하라사막과 다른 아열대 사막들의 미래, 아랄해와 차드호가 보여주는 호수의 종말에서 인류에 다가오는 재앙을 느낄 수 있다고 두려워합니다.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는데 식량 생산에 필요한 적절한 강수가 내리는 땅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의해 시작된 기후변화의 재앙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의 실시간
BEST
asiae
채널명
아시아경제
소개글
아시아시대를 리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신문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