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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본 아바타4DX

지난 21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대작 <아바타>가 4dx로 재개봉했다. 2009년 개봉 당시 아바타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미술상, 시각효과상을 휩쓸었다. 동시에 영화계에서 기술적인 진일보를 이루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제작 당시 나비족의 자연스러운 외양과 움직임 묘사를 위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이모션 캡처' 기술과 '가상 카메라'가 사용되었다.

 

이모션 캡처란 배우들이 초소형 카메라들을 머리에 부착하고 연기를 하면, 카메라가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포착해 CG 화하는 기술이다. <아바타>에 앞서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표현하는 데 모션 캡처 기술이 사용되었는데, 이 역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방식이었으나 피부의 미세한 색감 변화나 실핏줄, 모공 등의 섬세한 묘사는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모션 캡처를 통해 아바타에서는 태양빛을 받아 미세하게 빛나는 피부나 드러나는 실핏줄, 감정 변화에 따른 눈꺼풀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잡아낼 수 있었다.

 

가상 카메라는 제임스 카메론이 작품을 위해 만든 것으로, 배우의 연기를 즉각적으로 CG화 해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연기를 하는 배우의 얼굴을 촬영하면 모니터에서 즉각적으로 푸른 피부색의 나비족 얼굴이 나타나는 식이다. 심지어 촬영장 세트조차도 판도라 행성의 모습처럼 나타나도록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배우들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연기를 지도할 수 있었고, 작품의 사실성을 끌어올렸다.

 

화려한 영상미,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진행과 맞물려 이런 기술의 사용은 2009년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27억 8796만 달러로 역대 영화 흥행 순위 1위라는 흥행 성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아바타는, 현재 5편까지의 속편을 계획하고 있다. 아바타 2는 2018년에 나오는가 싶더니 점점 미뤄져 2020년 개봉이 예정되었다고 한다. 2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함인지 아바타 4dx는 그런 와중에 개봉했다. 2009년 보았던 아바타 3d와 무엇이 달라졌을까.

10년 만에 다시 본 아바타4DX

1. 4dx로 즐기기 적합한 스토리

아바타 전체 스토리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전투씬, 비행 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싸우거나 날지 않으면,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판도라의 숨 막히는 자연을 누빈다. 영화관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이왕이면 3d로, 여건이 된다면 4dx로 즐기기 가장 적합한 스토리라는 의미다. 아바타는 3d 영화의 선두주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바타의 뒤를 이어 라이프 오브 파이, 그래비티 등 3d 기술을 최대치로 활용해 낸 영화들이 다수 개봉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꼽는 최고의 3d 영화 탑 3에 들어갈 정도다. 10년 전에 나온 영화지만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기술력을 갖췄다. 여기에 4dx의 효과들이 더해지니 2시간 4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개봉 당시에 비해 훨씬 정교해지고 화려해진 효과는 활강 장면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영화 후반부를 꽉 채우고 있는 전투 장면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효과 역시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이번 재개봉에서는 제이크 설리가 판도라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들이마시는 판도라의 향기가 재현됐다. 나비족과 함께 판도라의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0년 만에 다시 본 아바타4DX

2.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스토리

2편이 아닌 1편의 재개봉이기에, 2009년 당시에도 존재했던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995년부터 구상했다는 아바타의 내용이 비문명과 문명의 만남을 그리는 여타 스토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문명에서 온 주인공, 자연과 합일된 삶을 살아가는 원주민들, 그들에게 동화되어 기존 집단에 맞서는 모습 등.

 

특히 나비족의 자연관이나 종교, 문화 등의 상당 부분이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 아바타의 스토리가 백인 침략자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대립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다른 비슷한 스토리들과 마찬가지로 아바타에서도 물질주의적, 자본주의적 서구 문명에 질식된 주인공과 관객들의 숨통을 틔워줄 만한 대안적인 삶과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한다. 그들 원주민의 신에게 뜬금없이 선택받는 건 문명에서 온 주인공이다. 나비족의 영웅으로 거듭난 주인공은 부족을 통합하고 지구인들을 몰아낸다. 더 깊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지점이다. 문명-서구에 등을 돌리고 거의 완벽하고 신비로우며 이상적인 외부 공동체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서구 중심주의가 아닌가.

10년 만에 다시 본 아바타4DX

3. 기대되는 후속 편들

하지만 여전히, 개봉과 제작을 앞두고 있는 후속 편들은 기대가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995년부터 이미 아바타의 스토리를 구상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상상력을 구현할 만한 기술이 갖춰지자마자 아바타 제작에 들어갔는데, 그 당시부터 영화를 5부작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많은 영화팬들이 2020년, 1편이 나온 지 햇수로 11년 만의 후속 편 개봉을 기대하고 있다.

 

감독은 2편에서는 지난 편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판도라 행성의 해양생물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따라 밀림과 숲이 주 무대였던 1편과 달리 2편은 바다를 무대로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기존에 2018년으로 예고됐던 2편 개봉이 이미 한차례 밀린 만큼, 더 이상의 지연 없이 2편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0년 만에 다시 본 아바타4DX

이자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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