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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클로드와 이사벨에 대하여

 

한 영화의 국내 개봉 포스터에 적힌 세 마디, 발칙하다, 우아하다, 관능적이다! 2012~13년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는 굉장히 매력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들은 욕망을 꺼내 눈 앞에 보여준다. 하지만 절대 야하지 않다.

인 더 하우스

클로드는 16살 소년으로, 친구 라파의 집에 들어가기를 기대하며 그 집을 훔쳐본다. 계획적으로 고대했던 그 집에 들어간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펼쳐진다.

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이 이야기는 소설이 되어 문학 교사 제르망에게 넘어간다. 사실주의, 성장 소설, 풍자극? 많은 의문을 던지지만 클로드의 글은 자연스러운 허구, 또 위험한 실제 상황으로 이어진다.

 

아내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진행하라고 하는 제르망, 그는 클로드와 어느 면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버린 그는 클로드만큼의 매력도, 대담함도 없다.

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In the House, 프랑스어 원제로 Dans la Maison, 클로드는 집 안의 곳곳을 탐색하며 이 곳에 완전히 들어가고자 한다. '완벽한 가정'에 자신의 둥지를 틀기 위해 각각의 인물, 라파, 어머니, 아버지의 틈을 노린다. 인물들은 그에게 쉽게 매료된다.

 

클로드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제르망은 16살 소년의 재능에 이끌려 자신이 망가지고 있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한다.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명목으로 클로드를 가르친다기엔 지나친 집착이다. 클로드는 이미 그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놀이를 하고 있다.

 

클로드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데에 제르망을 이용하고 있다. 한편으로 제르망 역시 클로드를 도우면서 간접적으로 욕망을 채우는 듯, 위험한 모습을 보인다.

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영화의 끝에서 클로드는 뻐꾸기 새끼처럼 집 안에 자리를 잡았을까? 혹은 클로드의 파멸, 아니 제르망의 파멸일까?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잃었는지, 애초부터 무엇을 원했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영 앤 뷰티풀

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이번엔 17살의 Jeune et Jolie, 어리고 아름다운 주인공 이사벨이 등장한다. 이 영화의 특징은 4개의 배경음악, 4개의 계절로 나뉘어진다는 것인데, 여름 방학을 시작으로 가을, 겨울, 봄으로 이어진다.

 

여름의 어느 날에 이사벨은 첫 경험을 한다. 기대했던 것보다 못한 느낌이다. 방학이 끝나고 이사벨은 학교를 마친 뒤 모르는 남자들과 만남을 가진다. 호텔에서, 차에서 나온 손에는 꽤나 큰 돈이 들려있다.

프랑수아 오종의 매혹적인 인물들

그러나 이사벨은 그 돈을 그냥 옷장 한 구석에 넣어놓고 쓰질 않는다. 무언가 더 큰 일을 위해 모아두는 것일까?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때로는 계속해서 샤워를 하며 몸을 씻어내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상황에서 성매수 남성에게 약속한 돈을 못 받고 쫒겨나는 비참한 모습도 보인다. 비밀이 오래 가지 않아 밝혀지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 모든 행동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사벨이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영화는 우리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삶과 죽음, 연애와 섹스, 영화는 생각보다 거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웅장하지 않지만 흥미진진하다.

 

<인 더 하우스>와 <영 앤 뷰티풀>, 두 영화는 닮은 점이 많으면서도 다른 결말을 지닌다.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하지만 절대 외설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면 깊은 여운에 빠지게 될 수도, 한 마디 덧붙이자면 클로드와 이사벨이라는 캐릭터가 내뿜는 매력은 영화를 넘어 관객까지 유혹하는 듯 하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

 

스틸컷은 네이버 영화(movie.naver.com)

황인서 에디터 seohwang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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