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간X공감
따뜻했던 햇살이 모습을 감추고, 어둠이 하늘을 감싸면 고단했던 저마다의 하루가 저뭅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긴장이 풀리면서 쌓였던 피곤이 눈가로 내려앉아요.
끝을 알 수 없는 까만 하늘과,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불빛들이 만나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보상인 듯,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지하철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의 일들에 대해 되짚어봅니다.
하지만 이내 오늘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일 해야 될 일들에 대한 고민이 앞서네요.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이게 맞는 길일까?"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덧 아름다운 야경은 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는 많은 생각들. 누구나 하는 고민이지만, 오늘은 잠시 내려놓고 수고한 나에게 '수고했다'고 어깨한 번 토닥토닥 두드려주세요. 내일의 내가 더 힘낼 수 있게요.
※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1. 지친 하루_윤종신 (feat. 김필, 곽진언)
싱어송라이터 윤종신님의 곡입니다. 윤종신님의 곡들은 정말 좋은 곡들이 많죠. 그 이유는 아마도 가사 속에 고스란히 담긴 우리네 삶의 모습에 공감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지친 삶을 위로해주는 음악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지친 하루'라는 곡은 슈퍼스타K6가 끝나고 곽진언, 김필님과 함께 불러 유명해진 곡입니다. 사실 많이들 아시는 곡일 것 같아 선곡을 해야할 지 고민했지만, 이 곡만큼 현실을 잘 반영한, 공감가는 음악이 또 있을까 싶어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보았어요. 아는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마음이 울컥하는게, 정말 명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옮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택한 이곳이 나의 길
2. 청춘가_장미여관
장미여관은 2011년 결성된 5인조 (강준우, 육중완, 임경섭, 윤장현, 배상재) 록 밴드입니다. TV 프로그램 '탑 밴드2' 출연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적 특색을 인정받았죠.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육중완씨를 통해 장미여관을 아시게 된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부스스한 머리에 뭔지 모르게 짠함(?)을 느끼게 하는 그의 모습은 장미여관이라는 밴드의 이미지로 연결되죠. 하지만 장미여관의 음악을 들으면 '본능과 감성에 충실'한 음악을 하겠다는 그들의 포부가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청춘가'라는 곡은 속절 없이 흘러가버리는 청춘과, 붙잡을 수 없는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있는 곡입니다. 강준우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육중완님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묘하게 잘 어우러져서, 마음 한 켠을 아려오게 만드는 곡이기도 하죠. 한편으로는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나의 청춘아 돌아오지 않을 젊음아
붙잡을 수 없는 세월아 흘러가 버린 나의 꿈아
나의 사랑아 돌아오지 않을 젊음아
붙잡을 수 없는 세월아 흩어져 버린 나의 꿈아
3. 어떤 하루_어반 자카파(Urban Zakapa)
어반 자카파는 3인조(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혼성 그룹입니다. 인디 뮤지션으로 시작했지만, 개개인이 가진 개성과 음악 실력을 인정 받아, 지금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었죠. 학교 축제 때 실제로 어반 자카파의 무대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라이브도 킹왕짱!!(...언제적 킹왕짱..) '커피를 마시고', '그날에 우리', '봄을 그리다', 'River' 등등, 명곡이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말하기 어렵네요. 노래뿐만 아니라 작곡 실력도 뛰어난 팀이라 앞으로 또 어떤 좋은 곡들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하루'는 하루를 마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을 담고 있어요.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이면서, 어반 자카파 특유의 분위기가 잘 드러난 곡입니다. 가사가 시처럼 예뻐서인지 이 곡을 들으면 오늘을 돌이켜보면서,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꼭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세요!
밤, 별 흩어지는 새벽을 지나
구름다리 놓인 아침이 오고
바람이 주는 하루
평범하고 또 익숙하며 고맙게 내가 있었던 오늘
4. 김윤아_Going Home
아직도 앳된 얼굴이지만, 어느덧 40이 넘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님의 노래입니다. (믿기지 않아...) 항상 드는 생각인데, 김윤아님에게는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음악을 들어보면 목소리에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이러한 목소리와 너무나 잘 맞는 곡들을 직접 만들어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음악과 목소리가 만나면 게임 끝. 어느덧 눈을 감고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Going Home'이라는 곡은 참 가슴을 울리는 곡이에요. 목소리가 주는 아우라와 쓸쓸하고 웅장한 음악이 만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해 담담히 말합니다. 하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슬픔을 배로 만드는 것 같네요.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 밖에
5. Breaking Your Own Heart_Kelly Clarkson
저의 음악 스승이자, 제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 Kelly Clarkson입니다. 켈리 클락슨 하면 이름은 몰라도 'Because of you'라는 곡은 다들 아시더라구요. Because of you도 물론 명곡이지만 그녀의 앨범에는 숨겨진 명곡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일히 다 설명해드리고 싶지만 분량의 제한이 있는 관계로..^^ 이번에는 한 곡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종종 등장할 것 같네요..ㅎㅎ)
'Breaking Your Own Heart'라는 곡은 5집 앨범 'Stronger'의 수록곡 중 하나입니다. 제목을 해석해 보면 '당신은 스스로의 마음을 조각내고 있어요.' 즉, 스스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노래에서 그는 어떠한 상처, 고통, 두려움을 벗어날 길이 있음에도 스스로 부정하면서 더 힘든 길로 가는 이에게, 그 아픔의 조각들을 놓아두라고 말합니다. 저도 두려움 때문에 그 순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더 깊은 암흑 속으로 빠지곤 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 두려움을 벗어나는 순간 빛이 보이는데도 말이죠. 우리 모두 하루하루가 쉽지만은 않은 삶을 살고 있어요. 하지만 힘들다, 어렵다하며 더 힘든 길로 가지 말고, 괜찮다 다독이며 스스로를 위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You're breaking your own heart
그댄 그대 마음을 조각 내고 있어요
Taking it too far down the lonely road
그 조각들을 쓸쓸한 길 너무 멀리에 가져다 놓죠
But when it's close enough you just let it go
하지만 이제 그 조각들을 놓아두어야 할 때가 된걸요
6. 집에 돌아오는 길_악동뮤지션
'집에 돌아오는 길'이라는 곡은 사실 제가 이번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다 담고 있습니다. 가사를 보면서 더 할 말이 없겠다 싶었어요. 지친 하루를 끝내고 얼마 남지 않은 오늘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미래와, 가족, 내 자신에 대한 생각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에 익은 풍경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곡은 꼭 가사 하나하나에 귀기울여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
7. A Beautiful End_J.R. Richards
J.R. Richards는 미국 출생의 얼터너티브 락을 주로 하는 가수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나마 알려진 곡이 미드 플래쉬포인트의 OST였던 'Clearwater'정도네요. 사실 그는 'Dishwalla(디쉬왈라)'라는 밴드로 활동하다가 홀로서기를 하게 됐습니다. 왜 솔로로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잘한 선택이구나 싶기도 해요. 감성을 후벼파는 듯한, 울림이 강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화려한 기교 없이도 전율이 오게 만드는 보컬인 것 같아요. 솔로로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묵혀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목소리가 아닌가 싶네요. 지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A Beautiful End'를 들어보면 인생의 끝자락에서 그간의 인생을 돌아보며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특별히 그가 혼자서 직접 연주하고, 노래한 영상을 가져왔는데요. 50이 넘은 나이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보였고, 그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아름다운 삶을 느끼게 해주는 이 노래를 선물하고 싶네요.
8. Home_윤하
어느덧 데뷔 13년차를 앞두고 있는, 가수 윤하입니다. 어렸을 적 '비밀번호 486'이라는 노래를 참 많이 따라 불렀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그녀의 곡 중에도 좋은 곡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노래방에 가면 그녀의 곡이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은 대중들이 윤하님의 목소리와 음악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근래에는 뮤지컬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얼굴을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팬들을 위해 좋은 음악으로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
'Home'은 윤하님이 직접 작사,작곡한 곡입니다. 가수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사에는 힘들었던 순간에 자신을 위로해주는 사람을 만나 힘을 내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들 가족, 혹은 친구가, 연인이 삶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한 번쯤은 있죠. 그 순간을 떠올리며 이 곡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매일 치열하게 살아 올라서려 했던 곳
그곳엔 내가 없었지
불안함 가득한 뒤척임 쉴 곳이 없던 나의 집
버티고 버텨낸 시간들
9. 달빛(Claire de Lune)_드뷔시
마지막은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곡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클로드 아실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는 인상주의 음악의 시조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어린이의 세계' 등의 대표작을 남겼습니다. 그 중 이 '달빛(Claire de Lune)'이라는 곡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제3곡에 해당됩니다. 이 곡도 유명한 곡이라 많이들 아실 것 같은데요.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 정말 달빛 아래에 서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여기서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해, 늦은 밤, 달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며 선곡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라라랜드에서 두 주인공이 달빛 아래 춤을 추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구요. 여러분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모습이 떠오르실지 궁금해지네요.
[송송이 에디터 maidy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