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의 융합, 보다 강력한 시너지
3D 프린팅, AI, VR이 만드는 예술
"예술의 주요 임무는 과학적 바탕 위에
다양한 형태들을 구축하는 것이다"
오귀스트 콩트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석기, 원시 동굴의 벽화로 남겨진 사료로부터 회화를 거쳐 사진 및 영화까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예술의 표현 방법 또한 고도화 되어 왔다. 과학 기술은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고 있고 인류는 이들의 융합으로 일상에서 창조성과 미학을 발굴해 나간다. 따라서 과학 기술과 융합한 첨단 예술의 사례 중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3D 프린팅,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AI, 그리고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VR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3D 프린팅
3D 프린팅, 즉 삼차원 프린팅은 자동화된 출력장치를 통해 삼차원 형상을 구현하기 위한 전자적 도면을 출력하며 입체화하는 활동이다. 초창기에는 플라스틱 정도의 재료를 이용하다가 점차 콘크리트, 금속까지 재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서 산업적으로 이용하다가 건축이나 설계 및 패션 디자인과 같은 예술까지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커다란 원재료 덩어리를 조각하는 절삭형 방식이나 매질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적층형 방식 등 손이나 기계에 비해 정교하게 형상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도면도 공유가 가능하고 저렴한 3D 프린팅 기계도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여서 예술가들의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기술이다.
'아트팹랩'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위치한 곳으로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창의 공간으로서 3D 프린터 등 다양한 디지털 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재작년에는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악세서리 및 의류로 < 3D 디지털 패션쇼 >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18세기 미국 원주민의 도구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파괴된 유물을 웹 플랫폼 형태로 복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AI
AI, 즉 인공지능은 기계로부터 만들어진 지능이다. 시스템에 의해 알고리즘에 따르는 인공신경망에 의해서사람처럼 사물을 인식하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AI는 수백만 개의 샘플을 이용해서 훈련하고 수많은 데이터에서 스스로 패턴을 발견하는 기술인데 이러한 AI 기술이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회화, 작곡, 영화 제작 등에 활용되곤 한다.
이는 구글의 AI가 그린 < 딥 드림 >으로 꿈 속의 몽환적인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이 AI 화가는 같은 구조가 비슷한 패턴으로 되풀이되는 '프랙탈' 기술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린다.
또한 안면 인식, 3D 프린팅에 AI 기술을 합작해서 딥러닝 알고리즘이 346점의 유명한 렘브란트의 그림을 분석하고 렘브란트의 그림 주제와 스타일을 모방해서 < 넥스트 렘브란트 >라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VR
VR, 즉 가상현실은 컴퓨터 기술로 실제와 같은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감각을 불러일으켜서 현실을 모방한 환경을 구현하고 사용자가 가상의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기술이다. VR 기술은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공간을 VR 기기를 통해 경험하는 형태와 VR을 통해 본 가상의 공간 속에서 예술가가 직접 만들어낸 작품을 경험하는 형태, 두 가지 방법으로 예술에서 활용되고 있다. VR은 단순히 감각의 자극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서 몰입도 있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틸트 브러쉬'는 VR 기기를 통해 본 삼차원의 공간에서 원하는 형태를 그리는 기술이다. 이차원적인 형태를 그리던 기술에서 삼차원으로 확장되어서 조각한다고도 표현하며, 그림을 설치미술과 같이 공간에서 존재하는 사물로 감각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MBC WORLD'는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 테마파크로 VR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VR 기술은 테마파크, 건물 외벽 등 우리 일상 속에 예술로서 자리 잡았고 영상,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도 효과를 더할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훌륭한 예술가 집안에서 자랐으나 전기와 기계를 사랑하던 BRAN FERREN은 TED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장식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기 위한 또다른 방법이고 세상의 지식과 통찰력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는 학교에서, 우리가 그래왔듯, 예술과 디자인 세계는 과학 기술과 호환되지 않는 것처럼 배웠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도록 배웠다. 그러나 그는 판테온의 기적적인 기술력을 보고나서는 두 세상을 모두 받아들이고 두 세상 속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 판테온을 위한 재료는 우리 주변에 있다. 기술과 예술은 충분히 호환 가능하고 둘의 융합은 시너지를 발휘해서 더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서영 에디터 standzero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