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물총축제, 도심 속 피서 혹은 도심 속 민폐
신촌 물총축제는 "축제로 대한민국을 더 즐겁게 만들자" 는 비전 아래 대한민국 신촌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색적인 아이디어, 다양한 아티스트, 지역적 특성 요소들을 가미하여 즐거운 상상의 실천, 도심 기반형 문화축제를 자립시키고 "물총"을 통하여 지역, 인종, 언어, 나이를 넘어서는 즐거움을 전달하며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날려버릴 진정한 "도심 속 피서"를 연출한다.
신촌 물총축제는 올해 5번째인 연례 행사로 2017년 7월 29일부터 2017년 7월 30일 이틀간 “신촌에 불시착한 우주선” 테마로 진행되었다. 연세로 중앙에 원형 우주선 형태의 대형 무대를 설치해 신촌에 불시착한 우주선 분위기를 구축하고 다양한 종류의 물총은 외계인의 신무기가 되었다. 이 외에도 외계군단의 퍼레이드나 서핑보드 및 물총 사격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연세로는 열린 공간으로서 입장 티켓이 없어도 축제를 즐길 수 있지만 티켓을 구매하면 물품보관소나 탈의실 등의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것과 열린 공간이기에 더욱 위험성의 여지가 있어 이를 대비해 경찰은 연세로 일대 순찰을 돌고 차량 테러 대비에도 만전을 기했으며 화장실에 몰래 숨겨져 있을 수도 있는 카메라를 찾아내기 위해 탐지도 했다.
(연세로 중앙에서 진행된 신촌 물총축제) |
다행히 이번 축제에서 큰 사건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상인들과 주민들에게는 매년 물총축제가 마냥 즐거운 페스티벌이기 보다는 되려 민폐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신촌에서 2년 동안 거주하고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로서는 신촌 물총축제를 개최할 때마다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물총 내에 물 이외 음료 등 다른 물질을 넣는 행위를 삼가라’는 주의사항은 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물 대신 정액을 넣어서 발사하겠다는 글 혹은 속옷을 보기 위해 일부러 겨냥하겠다는 글은 축제 전마다 매년 올라오곤 하고 도심 한 가운데의 물총축제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해서 참여를 한 적은 없었다.
또한 연세로 인근 상가가 영업 중임에도 불구하고 창문에 물이 튈 정도로 통제가 되지 않아서 옷 가게같은 경우에는 판매 상품을 가게 안으로 들여놓기도 하고 축제 부스가 입구를 막고 있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목적과는 반대로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느꼈다. 또한 ‘길거리의 행인들에게는 물총을 쏘지 말라’는 주의사항도 있으나 축제 장소와 길거리 사이에 현수막 정도의 울타리밖에 없기 때문에 길이 흥건해 몇 번 미끄러지고 옷이나 휴대폰이 젖어버려서 낭패를 보기도 했다.
다채로운 콘셉트와 다양하고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뜨거운 열기를 날려버릴 만한 도심 속 피서로서의 성공적인 축제였지만, 주민들이 매년 제기하는 반복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최서영 에디터 standzero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