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노래는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다. 힘들 때, 즐거울 때, 외로울 때 나는 주로 음악을 찾아 듣는다. 그렇게 그것들이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엄청나다. 여행을 가는 버스 속에서도, 지진 하루의 끝에서도 음악은 빠질 수 없다. 순간순간에 맞는 곡은 나를 더 알맞게 맞춰준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고민이 하나씩은 있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요즘엔 고민을 남에게 속 편히 말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괜히 내가 친구들에게 우울을 전파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치고 힘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자 견뎌내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한 요즘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구하고자했을 때 돌아오는 말이 상처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럴수록 우리는 맘에 점점 벽을 만들어 간다.
그럴 때 기대게 되는 것은 대개 노래이다. 실패로 인해, 누군가에 의해 한없이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세상 아무도 나를 몰라주는 것 같을 때 가수들의 목소리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루하루 세상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에게 노래는 작은 탈출구라고도 할 수 있겠다. 3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걸 담고 있다. 우리 사는 이야기들과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기도 한다. 요즘엔 그런 주제의 노래들이 더 각광을 받는 듯하다. 3분 안에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몇 줄 안되는 가사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멜로디는 나아가는 힘을 준다. 당신이 지금 많이 힘들다면 조용한 밤, 사람들이 다 잠든 새벽에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잔잔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속삭이듯 말한다. 온전히 노래를 느끼고파 눈을 감았다. 그들은 나를 감싸 안고 있다.
이번 글을 통해 음악을 추천해보려고 한다. 내가 들으며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전해보려고 한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 음악들이 작은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1. 종현-하루의 끝
이 곡을 접한 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의자에 허리를 꼿꼿이 하고 앉아 있어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는 것 같았다.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슬픔이 배어있다. 이 가사들은 어쩌면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수고했다‘ 말은 항상 큰 힘이 된다.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채 열심히 달려온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그 한마디면 충분한 것이다.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
2. 로시-stars
밤하늘에 별이 떠있을 때 들으면 더 좋은 곡이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굉장해졌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고 싶은 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다들 뭔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아무것도 아닌 느낌이 들었다.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더 잘 알기에 불안했다. 이런 나의 상황과 가사가 비슷했다. 공감이 가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그런 사람이 되면 행복해질까'
'사람들의 그림자 뒤따라 가지마'
'잃어버린 나를 찾아줘'
3. 김광석-일어나
다소 경쾌한 멜로디의 곡이다. 기타 선율과 김광석의 목소리가 몸을 들썩이게 한다. 무기력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면 이 노래를 한번 꼭 들어보길 바란다. 인생을 말해주는 곡이다. ‘일어나 ‘라는 가사는 지친 몸을 일으키고 포기하지 말라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이렇게 노래는 막강한 콘텐츠이다. 이러한 노래들은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사람들과 이질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니 너무 나락으로 빠져들지 말 것, 끝없이 자신을 밑으로 밀어내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는 자신의 우울까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이든, 어떻게 생겼든 ‘나‘를 사랑하는 건 1순위다. 그 감정과 고민들은 충분히 즐기되, 오래 갇혀있어선 안된다. 이 곡들이 그렇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신예진 에디터 ijy006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