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하기'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제주문화여행
[명] 낯설게 하기
[문학] 친숙하거나 인습화 된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방법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
이번 제주도 여행의 테마를 ‘문화여행’으로 잡게 만들어 준 계기가 바로 이 아라리오 뮤지엄이다. 우연히 아라리오 뮤지엄과 관련한 글을 하나 읽게 되었는데, 이 신선한 곳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름부터가 낯설었다. 그래도 나름 뮤지엄(Museum)인데 이름 뒤에 ‘모텔’이라니. ‘모텔’, ‘시네마’ 그리고 ‘바이크샵’이라는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이 아라리오 뮤지엄이라는 하나의 큰 이름을 달고 있다. 이 낯선 이름에서부터 이미 아라리오뮤지엄은 나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기 시작했다.
간략하게 이 곳을 소개하자면, 아라리오뮤지엄은 (주)아라리오의 창업자 김창일 회장이 35년 간 직접 수집한 현대미술작품 컬렉션을 기반으로 탄생한 ‘컨템포러리 아트뮤지엄’이다. 서울 안국역 쪽에 위치한 ‘아라리오 뮤지엄 in SPACE’, 그리고 제주에 위치한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Ⅰ/Ⅱ’와 ‘탑동시네마’, ‘탑동바이크샵’ 이렇게 총 5곳이 존재한다.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Ⅰ |
제주도 구도심의 최대 번화가였던 곳에 위치해 모텔과 영화관 등으로 사용되다 버려진 건물들을 인수하여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한 것이 바로 이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이다. 탄생 과정을 알고 나니 이제서야 건물들의 이름이 왜 그렇게 지어졌는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이 공간 내부를 보게 되면 더 확실하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기존 건물의 흔적들은 그대로 유지한 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처럼, 본래 건물의 이름(그리고 본래 건물 공간의 성격까지도 포함한다.)을 버리지 않은 채 아라리오뮤지엄 그 이름 옆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옛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선 참 드문 일이다. 조금만 오래되면 건물을 허물고서는 누가 가장 현대적인지 겨루기라도 하듯이 건물을 올리기 바쁘니 말이다. 꽤 오래 전, 오랜만에 서울 경복궁 앞을 지나는데 그 경복궁을 둘러싼 성벽이 모조리 새 돌과 시멘트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선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옛 건물의 모습과 이름, 어쩌면 그 성질까지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이 아라리오 뮤지엄이 이미 마음에 들었다.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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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내 발걸음이 향한 곳은 동문모텔Ⅰ이었다. 동문모텔로 가기 위해, 제주 구도심으로 들어섰을 때 과연 이곳이 번화가였던 곳이 맞을까 싶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한산한 거리에 대부분의 건물들은 회색빛을 띠고 있다. 이 회색빛 건물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새빨간 한 건물이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 아라리오 뮤지엄의 모든 건물들은 이렇게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어, 비록 4곳이 조금씩 떨어져 있지만 찾기 수월하다.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Ⅰ/Ⅱ에 이어 차례로 탑동시네마 그리고 탑동바이크샵까지 관람을 하니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총 4곳을 모두 관람하고 난 아라리오 뮤지엄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곳에 대해 ‘익숙한 것들이 낯설게 다가오는 공간’이라는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았다. 아라리오뮤지엄 4곳의 매력이 각각 다 다르지만, 그 안에서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것은 '낯설음'에 대한 것이었다. 분명히 한번쯤은 다 마주쳐본 것들이지만 기존에 느낄 수 있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롭게 또 낯설게 표현된다. 어딘가 익숙하면서 그와 동시에 낯설게 느껴지고, 또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이 곳을 관람하다 몇 번을 놀랬는지 모른다. 놀라는 이유는 아마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작품을 보고 놀랄 수도 있을 것이고, 말 그대로 '진짜'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직접 본인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껴보길 권한다. 그래서 여기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익숙함과 낯설음 모두를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여유로운 시간을 준비해오길 바란다.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어펙토리카페 |
모든 관람이 끝나고 난 뒤,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아라리오에서 함께 운영하는 카페를 들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곳에서 차 한 잔과 함께 앞서 관람했던 것들을 한번 정리하는 시간까지 가진다면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을 꽤 성공적으로 즐기고 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충동적으로 제주도에 왔지만, 그래도 제주도에 왔다는 그 기분을 내고 싶어 일부러 방문한 카페마다 굳이 ‘녹차’가 들어간 음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꽤 진한 녹차맛이 느껴지는 라떼를 맛볼 수 있었다. (입맛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마다 다 다르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제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Ⅱ |
아라리오 뮤지엄에 흠뻑 반해버리고만 나는 뮤지엄을 나오면서 결국 컨셉북 한 권을 기어이 지르고야 말았다. 한 손에 들고 나온 이 컨셉북 안에는 아라리오 뮤지엄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컨셉북 속의 몇 구절을 소개하면서 아라리오 뮤지엄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 해보려고 한다.
"Preservation 보존하다" "Creation 창조하다"
“미술관은 꿈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이들이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며 또 다른 꿈을 꾸길 바래요”
“버림받은 것들을 명예회복 시켜주자”
“결국 중요한 것은 공간, 작품, 사람”
[ 박지원 wldnjs510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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