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2.0터보 “패밀리세단이 이래도 돼?”
감각적 디자인, 압도적 파워트레인에 첨단기술 더해져
혼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 |
지난 세대까지 혼다 어코드는 전형적인 ‘패밀리세단’이었다. 지난 42년간 전 세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패밀리세단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자신의 위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승한 10세대 어코드는 새로울만큼 달라졌다. 젊어진 디자인에 최첨단 사양으로 무장했다. 특히 상위 모델인 2.0터보 스포츠 모델은 패밀리세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뽐낸다.
도전적인 외관, 군더더기 없는 내관
10세대 어코드의 외관 디자인은 이전 세대에 비해 미래지향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전보다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외관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비례를 보면 낮고 넓어졌다. 이전세대와 전장은 같지만 휠베이스가 55mm나 늘었다. 전폭은 10mm 넓어졌고 전고는 15mm 낮아졌다. 전면부 디자인은 차체를 더욱 넓어보이게 만든다. 특히 촘촘히 박힌 LED를 헤드램프와 램프 상단을 가로지르는 크롬장식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혼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 |
외관의 가장 큰 변화는 측면에서 보인다. 이전세대까지 고집했던 전통 세단의 루프라인에서 벗어나 스포츠 쿠페에 가까운 형상으로 완전히 새로운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리어램프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뽑아내 후면부 디자인 역시 밋밋하지 않게 뽑아냈다. 2.0터보 모델에는 트렁크 상단에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내관은 모던함을 강조했다. 도전적인 외관에 비교하면 다소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결하게 구성됐다. 특히 2.0터보 모델은 변속기 레버마저 버튼으로 구성된다. 시인성과 조작편의성에 모든 것을 집중한 모양새다. 그만큼 개방감은 탁월하다. 휠베이스가 길어져 후열 좌석 공간도 더 없이 넉넉해졌다.
스포츠세단 같은 패밀리세단
경기도 양평에서 여주군 일대 60㎞ 구간을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해봤다. 디자인도 젊어졌지만 주행능력은 43살 어코드가 ‘회춘’했다고 말할 만 하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는 파워풀한 브이텍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동급 최초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공인연비도 10.8Km/ℓ로 뛰어난 편이다.
혼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 |
고속도로에 올라서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니 굵은 배기음과 함께 무서운 가속으로 치고 나간다. 기존 패밀리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빠른 반응속도다. 10단 변속기는 변속을 하는지 느낄 수 없을 만큼 자연스레 속도를 올린다. 다만 한계속도에서도 기어를 10단까지 올릴 순 없어 굳이 10단 변속기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혼다코리아 측 관계자는 “변속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최대한 높은 단수의 변속기를 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코드의 하체 능력은 비단 달리기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하고 코너를 돌 때도 진가가 드러난다. 무게중심이 낮고 체차가 가벼워 중형세단 특유의 출렁거림과 쏠림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전체적으로 운전의 재미에 역점을 두고 설계됐다는 느낌이 강한데, 주행 환경 및 노면에 맞게 감쇠력을 조정하는 액티브 댐퍼 시스템이 적용돼 승차감까지 뛰어나다. 주행 중 노면소음이 다소 들려왔지만 콘크리트 도로를 달렸음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혼다가 자랑하는 ‘혼다 센싱’은 꽤나 믿음직스럽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해 차선과 주변 차량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특히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센터스크린으로 후측방 카메라 화면을 보여주는 ‘레인와치 시스템’은 안전 운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 어코드 2.0터보 스포츠에 탑재된 레인와치 시스템은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면 센터페시아 스크린에 우측 후측방을 비춘다. |
혼다 어코드 2.0터보의 유일한 약점은 가격이다. 수많은 첨단사양이 들어가다 보니 동급 중형세단 대비 다소 높은 429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가격이 부담스러울 경우 3640만원인 1.5터보 모델도 고려해봄직 하다. 또 최근 출시된 혼다 하이브리드 역시 하이브리드 특유의 경제성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윤신 기자 cys72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