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에서 숙적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
정의로운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이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숙주가 된 후 ‘베놈’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베놈>. 이 영화에 관한 10가지 잡지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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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1984년 처음 등장하며 베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심비오트는 숙주에게 기생해 살아가며 숙주에 따라 성향은 달리하지만, 근본적으로 야성적이고 거친 성향의 외계생명체인데요. 숙주의 능력을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작 코믹스 속 첫 숙주인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죠. 영화에서는 2007년 <스파이더맨 3>에서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이 지구로 떨어진 운석에서 나온 심비오트로 감염된 블랙 슈트를 입었으며 이후 에디 브룩(토퍼 그레이스)과 결합해 베놈이 됩니다.
2. 1대 베놈 캐릭터이자 이번 영화에도 등장하는 에디 브룩은 1986년 9월 코믹스 <웹 오브 스파이더맨> 18호에 카메오로 처음 출연했죠. 이후 1988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99호와 300호에서 에디 브룩은 베놈으로 첫선을 보입니다. 언론사 데일리 글로브의 기자인 에디 브룩은 신 이터라는 범죄자에 대한 특집 기사를 보도했으나 엉뚱한 사람을 골라 보도하며 회사에서도 나가게 되죠. 그리고 진짜 신 이터를 잡은 스파이더맨에 대한 증오심도 키우게 되는데요. 영화 <스파이더맨 3>와 유사하게 에디 브룩은 스파이더맨이 버린 심비오트로 감염되며 베놈이 된 후 복수를 종용받게 됩니다.
3.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베놈을 만들게 한 스파이더맨은 볼 수 없는데요. 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속 스파이더맨과 다르게 베놈이 새롭게 만들어진 마블 영화 세계관인 소니 마블 유니버스(SUMC)에 속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작품에서 베놈은 스파이더맨처럼 거미 문양이 없으며 거미줄과 비슷한 물질을 발사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공격을 펼치죠.
한편, 앞으로 흑인 히어로 <나이트 워치>, 스파이더맨의 연인이자 적인 <블랙 캣>, 사설경호업체 실버 세이블 인터내셔널 경영자인 <실버 세이블>, 한국계 미국인 여성 히어로 <실크>, 신체가 뱀파이어처럼 변한 <모비어스 더 리빙 뱀파이어>, 스파이더맨의 빌런 중 하나인 <크레이븐 더 헌터> 등에 대한 SUMC 영화 제작을 진행 혹은 계획 중입니다. 소니 픽쳐스는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 지원 없이 약 900명 이상의 마블 캐릭터를 영화화할 권리를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베놈>의 성공 여부가 SUMC 제작 여부로 연결된다고 하죠.
4. 이번 작품에서 베놈은 톰 하디가 연기합니다. 베놈의 목소리 녹음을 위해 톰 하디는 “매 촬영의 시작을 녹음실에서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는데요. 음향 팀은 톰 하디가 녹음한 베놈의 대사에 특수효과를 더해 소름 끼치는 저음을 만들었고 톰 하디는 당일 아침에 녹음한 파일을 귓속에 있는 인이어로 들으며 연기를 했습니다. 그는 “귓속에 울리는 베놈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치 실제 베놈 캐릭터와 함께 리허설을 마친 기분이었다”라고 이야기했죠. 톰 하디는 전설적인 음악인 제임스 브라운의 목소리에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고 언급했습니다.
5. 한편, 톰 하디에게는 마스크 흥행 공식이 있는데요. 먼저,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에서 얼굴의 절반을 가린 산소마스크를 쓴 채로 빌런 베인을 연기했죠. 이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년)에서는 쇠창살 같은 철 가면으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 채로 등장하는 맥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최근작인 <덩케르크>(2017년)에서는 영국 공군 조종사 파리어로, 전투기라는 공간 속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림에도 멋짐이 넘쳐나는 연기를 보여줬죠. <베놈>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6. 이번 작품에는 <인터스텔라>(2014년)로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받은 폴 J. 프랭클린이 시각 특수효과에 참여했는데요. 그의 과제는 베놈이 가짜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감각적이면서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죠. 폴 J. 프랭클린은 “베놈을 구현하는 과정은 힘들었던 만큼 즐거웠던 과제였다. 이 과정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에 새 기술과 아이디어를 밀어 넣는 것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7. <베놈>의 촬영감독은 초기 MCU 작품인 <아이언맨>(2008년), <아이언맨 2>(2010년)를 담당한 매튜 리바티크인데요. 이번 작품에서 그는 베놈이 탄생하는 라이프 파운데이션에서 텅스텐과 조명 온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며 불안정한 불빛들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파급력 있게 담아냈습니다. 라이프 파운데이션 세트 제작은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년)의 미술감독이었던 올리버 숄이 참여했는데요. 그와 미술팀은 영화의 세트를 짓기 전부터 두 달간의 준비 과정을 거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에 매진했죠.
8.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들을 살펴볼까요? 칼튼 드레이크는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대표이자 천재과학자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칼튼 드레이크는 본인의 암 치료 목적으로 심비오트를 찾으며 중년 백인 남성으로 등장하죠. 이번 작품에서는 인종과 연령이 변경됐는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년)에서 보디 룩을 맡은 리즈 아메드가 연기했습니다. 칼튼 드레이크는 이 작품에서 베놈의 숙적 중 한 명인 라이엇으로 변신할 예정이죠.
9. 에디 브룩의 옛 연인이자 유명 로펌 변호사 앤 웨잉 역할로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2012년)에서 마릴린 먼로를 맡으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6년)에서 씻을 수 없는 기억을 가지며 살아가는 랜디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미셸 윌리엄스가 연기합니다. 미셸 윌리엄스의 첫 번째 슈퍼히어로 영화인데요. 앤 웨잉은 원작 코믹스에서 에디 브룩이 죽기 전 심비오트를 서로 결합해주면서 쉬베놈으로 변신하죠.
10. <베놈>은 많은 이들이 기대한 ‘R 등급’, 성인용 영화가 아닌 ‘PG-13 등급’, 15세 이하 관람가로 상영되는데요. 지난 9월 17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받으며 일부 영화 팬 사이트에서 북미와 한국의 상영시간이 다른 것에 대한 편집 의혹이 제기됐죠. 국내 배급을 담당하는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베놈> 본편은 북미 버전과 국내 버전이 상영시간과 내용이 동일하다. 다만 북미 버전에는 2018년 12월 개봉예정인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영상이 약 4분가량 추가돼 러닝타임이 차이가 나는 것이며 이 영상을 추가한 버전으로 심의를 받을 경우 국내 개봉일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영상을 포함한 추가 심의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직썰 필진 영화 읽어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