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주년 행사에 북한 애국가 연주?
[앵커]
"6·25 70주년 행사에서 북한 애국가가 연주됐다."
29일 보도된 한 일간지 기사를 바탕으로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퍼트리고 있는 주장입니다.
어디까지 사실로 봐야 할지, 팩트체크했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6·25 70주년 행사에서 KBS 교향악단이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것과 비슷해 논란이라는 동아일보 보도.
이른바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은 자극적으로 포장돼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정규재 / 펜앤드마이크 대표 : 북한 애국가 앞 소절을 그대로 따가지고 대한민국 애국가로 부르는데 그 앞 소절을 그대로 연주를 했습니다.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도입부가 같다?
같은지 비교해 봤습니다.
실제로 멜로디 등 등이 매우 유사합니다.
또, 둘 다 악보에 없는 도입부입니다.
특정 행사에 장엄한 느낌을 주기 위한 일종의 장식을 비슷하게 썼다는 얘기입니다.
일반적인 팡파르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1악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있습니다.
장엄한 느낌을 주는 영국 국가 도입부와도 유사합니다.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에도 비슷한 '팡파르'가 있습니다.
약간씩 변주될 뿐, 음악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김범기/경상대 음악교육과 작곡 전공 교수 : 군대 팡파르도 다 비슷하고 하물며 미국 군가에도 이렇게 비슷하게 시작하는 게 많이 있거든요. 오해를 받을 부분은 있지만 그다음 곡 전개 방식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의도가 있다?
국가보훈처는 예년보다 특별한 6·25 기념행사를 위해 KBS 교향악단에 애국가 편곡을 요청했습니다.
국군 유해 송환을 기리며 웅장하고 숭고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대표적인 예로 '영국 국가' 도입부를 제시했습니다.
[김바로 / 6·25 70주년 애국가 편곡가 : 샘플로 보내주셨던 영상이 있었는데 영국 국가를 연주하는 동영상이었어요. 북한 애국가가 이렇게 (영국 국가와 비슷하게) 돼 있다는 걸 만약 제가 알았으면 피했을 수 있죠.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도입부 전체 길이는 30초에 이르기 때문에 앞부분 단 두 마디를 차용한 것으로는 음악적으로도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두 마디가 공교롭게도 북한 애국가 '팡파르'와 겹치면서, 해묵은 색깔론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