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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요"...'의인' 알리 씨의 소망

[앵커]

카자흐스탄 국적 20대 이주노동자가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한국인 이웃들을 구하다가 다쳤습니다.


하지만 이 선행 탓에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주인공 알리 씨를 송세혁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3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3개월 단기 비자로 입국한 28살 알리 씨.


그동안 불법체류 사실을 숨긴 채 일용직으로 일해왔습니다.


그러던 지난달 23일, 밤늦게 귀가하다가 자신이 사는 강원도 양양 원룸 건물 2층에서 불이 난 걸 목격했습니다.


곧바로 서툰 한국말로 소리치며 이웃과 함께 입주자 10여 명이 대피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어 불이 난 2층 방에서 50대 여성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안 알리 씨는 망설임 없이 건물 밖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알리 / 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 그냥 사람을 살리고 싶었어요. 위험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하지만 여성은 끝내 숨졌고 알리 씨도 등과 목 등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다쳐서 일을 못 하다 보니 치료비는 물론 고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매달 보내던 생활비도 막막해졌습니다.


딱한 사정을 접한 한 이웃이 앞장서 모금한 덕에 지금까지 병원비 700여만 원은 간신히 해결했습니다.


[장선옥 / 양양 손양초교 교감 : 자신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일을 했을 때는 주변에서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서 도와주는 것이 맞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병원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드러난 후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자진 신고한 탓에 당장 다음 달 1일 한국을 떠나야 합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알리 씨에게 영주권을 주자는 국민청원이 잇따라 올라왔고 양양군도 보건복지부에 의상자 청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2017년 경북 군위, 불이 난 집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의상자로 인정받고 영주권도 받은 바 있습니다.


남은 치료를 위해 체류 연장도 신청하기로 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알리 / 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 : 한국에서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계속 여기서요.]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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