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기 딱 좋은 청정 여행지 '강원도 정선'
해발 1573m 함백산 정상 |
해외를 오가던 하늘길이 몇 개월째 막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국내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인파가 몰리는 기존 인기 관광지나 도심이 아닌 드넓은 자연 속에서 대면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곳을 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로 삼고 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지친 심신을 회복하려는 이들에게 강원도 여행이 안성맞춤이다. 강원도의 여러 지역들 가운데 이번에 떠나보려고 하는 곳이 바로 아리랑의 고장 정선이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가치 높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 정선을 이번주 주말여행 산이 좋다2에서 소개한다.
아라리촌 양반전 이야기를 묘사한 동상들 |
우리 나라에서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라면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소설가였던 연암 박지원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8세기 조선시대 몰락한 양반을 풍자한 연암 박지원 선생의 대표작인 '양반전'의 배경이 바로 정선이다. 2004년에 문을 연 정선 아라리촌에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장면들을 동상으로 만들어 설치해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정선의 주거문화를 그대로 재현해놓아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정선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올해 11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즐거운 문화공연과 다양한 체험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정선 여행을 시작하는 코스로 적격이다.
정암사 수마노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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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라리촌을 한 바퀴 돌며 편하게 무료 관람을 즐겼다면 그다음에는 나라의 보물을 만나러 가야한다. 바로 지난달 25일 국보 제332호로 지정된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정암사 수마노탑이다. 아담한 규모의 정암사 뒤편으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 9m 높이의 탑을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석회암으로 만든 진신사리 봉안탑으로 그 가치를 재확인 받아서 이번에 국보로 승격이 되었다. 정선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과 함께 유·무형 문화재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으니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그저 여기에 서서 바로 밑 정암사와 저 멀리 강원도의 푸르고 깊은 산맥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 |
정암사에서 차로 7분 정도 올라가면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고갯길 만항재가 나온다. 해발 1,330m에 위치한 만항재는 매년 야생화 축제가 열릴 정도로 봄에서 가을까지 다채로운 꽃들이 지천에 핀다. 인제 곰배령과 함께 야생화 천국으로 손꼽히는 이 곳을 이맘때쯤 방문한다면 사상자, 풀솜대, 범꼬리, 꽃쥐손이 등 아기자기한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젊은 시절에는 선물용으로 주고받기 편한 크고 화려한 원예용 꽃만 찾다가 세월이 흘러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야생화의 매력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한 여름에 어느 날, 깔끔하게 조성된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를 걸으면서 그 지인의 말이 문득 생각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함백산 기원단 |
곳곳에 핀 야생화 탐방로를 걷고 나면 본격적으로 함백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시작하면 된다. 정상으로 가는 길 중간 즈음에는 한 눈에 봐도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는 느낌을 주는 기원단이 나온다. 신라 시대부터 왕이나 관리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던 태백산 천제단과 달리 이곳에서는 민초들이 중심이 되어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예전에는 여기 인근에 탄광이 많았고 광부 가족들이 남편과 아들의 무사를 기원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기원단을 지나가려고 하니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지고 고개가 내려간다. 만항재 쉼터를 시작으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걷고 나니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가깝게 느껴지는 푸른 하늘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에 올라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높이 1573m의 함백산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산줄기와 산봉우리들뿐이다. 그동안 다른 산들 정상에서 봤었던 시내나 평야가 아닌 모습이라 그런지 더욱 색다름이 느껴졌다.
함백산 정상 오르는 길 |
정선의 대표적인 관광지와 산행까지 마쳤다면 정선을 대표하는 맛을 느끼며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다. 맑고 깨끗한 자연 덕분에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가 풍부한 정선에서 놓쳐서는 안 돼는 음식들이 바로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국수, 황기백숙 등이다. 지난 6월, 농촌진흥청이 이달의 식재료로 선정하기도 한 곤드레는 혈액순환과 성인병 예방의 탁월한 효능이 있는 산나물이다. 메밀로 만든 탱탱한 면발을 먹다보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콧등치기 국수 역시 여름철 정선 여행의 별미라고 할 수 있다. 긴장의 연속이 요즘의 일상에서 잠시 한 발 물러나 조용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강원도 정선은 올바른 답안이 되어줄 것이다. 모든 것이 푸르른 한 여름의 정선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보자.
출처 = 주말여행 산이 좋다2 13회 정선 함백산편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박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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