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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담으로 둘러싸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예루살렘.


수많은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소개된 두얼굴을 가진 그 곳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정리되어 있는 그리고 활기찬 곳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순례자들과 그들을 맞이하는 장사꾼들이 뒤섞인 현대인과 과거의 유물들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공간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 속에서 마주친 한 무리의 무장 경찰들을 보면서 그 속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오랜시간 동안 평화의 상징이자 갈등의 고향인 곳, 그리스도인과 무슬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스러운 땅 그래서 수많은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아픔은 반세기가 넘도록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쩌면 형제라고 불릴 수 있는 같은 인종과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배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은 행정권과 치안권을 가진 A구역, 행정권만 있는 B구역 그리고 아무런 조정 권한이 없는 C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흔히 “정착촌”이라 불리우는 유대인들의 거주지역들이 대양의 섬처럼 군데 군데 팔레스탄인 마을이 보이는 낮은 산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그리고 벽, 벽, 벽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벽으로 들러싸버렸습니다. 예루살렘 곳곳에도 외곽으로 나가는 길에도, 곳곳에 벽이 세워졌습니다.  냉전시대 베를린에 있던 이념의 장벽이 아닌 민족과 자본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유로 그들은 벽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벽들은 가두어 놓는 벽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장벽에는 검문소가 있고 그 곳을 통하면 왕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문들은 참 멀리도 있습니다. 자기의 집과 농장 사이에 갑자기 벽이 생긴 이후 한 농부는 15분이면 가던 자신의 농장에 가는데 3시간이 걸립니다.  어느날 학교 앞에 세워진 벽으로 인해 아이들은 수킬로미터를 돌아 학교에 가야합니다. 예루살렘 외곽에 사는 많은 팔레스타인사람들이 아침이면 예루살렘으로 출근을 합니다. 검문소에는 긴 줄이 이어지고 새벽부터 일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밤늦게 그 검문소를 통과해서 집에 옵니다.  사람들의 불만이 쌓여 많은 투쟁도 있었습니다. 검문소와 벽에는 그 흔적들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흔적들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을 넘어 절실함이었습니다.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검문소에서 카메라를 잘못 들이대면 큰 곤란을 당합니다. 벽과 벽, 도시와 도시를 다니는 동안 검문소를 지날 때마다 카메라를 숨겨야 했습니다. 도심의 벽 앞에서 불쑥 나타난 경찰차에 지레 겁을 먹고 카메라를 감추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평화스러워 보이는 내내 따라다녔습니다. 그렇게 매일을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은, 그곳은 수많은 이들이 동경하고 가고 싶어하는 젖과 꿀이 흐른다는 땅이었습니다.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성스러운 땅, 서러운 땅

ⓒ 유별남

아직도 회색 세상에 사는 이들이 많은 지구촌의 오늘입니다. 이스라엘군이 쌓은 장벽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오랜 시간을 억압과 무관심 속에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사람들에게도 어서 회색 장막이 사라지고 민족과 종교를 떠나 같이 "사람 사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유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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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유별남
소개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세상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