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는 것
유별남의 월요편지
가을이 깊어 갈 즈음 한창 작업 중인 제주에서 자그마한 오름을 올랐습니다.
바람에 억새가 춤을 추며 저 멀리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그 순간, 나 홀로 이 자리를 가지고 싶은 욕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작은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다 내 것이 아니다.”
그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은 나만의 것이 아닌 참 많은 사람의 것인데 왜 난 나만 가지고 싶어 했을까? 난 많은 이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고자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 순간은 다른 이도 즐길 수 있는,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니었을 텐데…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려고 삽니다. 나를 채우기 위해서, 그 욕심이 과해 다른 이를 밀치기도 합니다. 때론 시기와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내 것으로 만들려고.
같이 가지면 더 풍부해질 수도 있는데 우린 당장 내 앞에 있는 음식 한 그릇에 욕심을 냅니다. 조금 넉넉한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저 앞에 걷는 두 여인의 뒷모습이 이 사진을 더 흥겹게 만들수도 있다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
바람이 차가워지는 때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그 차가움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11월이기를 여러분께 권해봅니다.
앞끈다랑쉬오름 제주도 |
다큐멘터리 사진가 상산( 常山) 유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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