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작은 예배당… '작은 산티아고' 신안 기점·소악도
12㎞ 순례길 걸으며 만나는 두평 남짓 작은 예배당 여행 재미 쏠쏠
작은 예배당 [신안군 제공·재판매 및 DB 제공 금지] |
신안군 압해도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증도면 기점·소악도가 순례자의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섬은 주민 100여명이 사는 아주 작은 섬으로 반농반어로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이곳 특산물로는 청정 갯벌에서 나오는 낙지가 유명하다. 물때에 따라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노둣길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대기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얀 베드로 예배당이 반긴다. 이곳부터 12㎞의 순례길이 시작된다. 기점·소악도는 2017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돼 현재는 한국의 '작은 산티아고'로 변신 중이다.
작은 예배당 [신안군 제공·재판매 및 DB 제공 금지] |
주요 컨셉은 12km의 순례길을 따라 걸으면서 만나는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찾아가는 여행의 재미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은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한다.
작은 예배당 프로젝트에는 모두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가 나섰다. 한국에서는 강영민, 김강, 김윤환, 박영균, 손민아, 이원석 작가가 참여했다.
장 미셀 후비오(Jean Michel Rubio, 프랑스), 파코(Pako, 스페인), 브루노 프루네(Bruno Fournee, 프랑스), 아르민딕스(Armindix, 포르투갈), 에스피 38(SP 38, 독일) 작가도 함께하고 있다.
건축미술 형태의 이 작품(예배당)들은 노둣길에, 숲속에, 언덕에, 마을 입구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성당을 닮은 듯한 것도 있다.
프랑스의 몽쉘 미셸의 교회를 닮았거나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모양 등 제각각 독특하고 주제가 다른 두 평 이하의 작은 예배당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작은 예배당 [신안군 제공·재판매 및 DB 제공 금지] |
지금 전체 공정률은 70%에 달하고 완성된 예배당은 세 곳이다. 예배당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또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0월 초에는 순례길 따라 완성된 모든 예배당을 만나 볼 수 있다.
김영근 기점도 이장은 2일 "작고 아름답고 이색적인 열두 개의 미술 건축물을 꼭 교회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며 "가톨릭, 불교, 이슬람, 무교, 즉 특정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쉬고 걸으면서 들여다보는 명상의 장소로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신안군 김현석 담당은 "이 프로젝트는 올 10월에 완성되며 내년에는 주민들이 마을 숙소와 식당을 운영하면서 여행자들을 맞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념품도 직접 만들어 팔고, 수도사 복장도 대여하고, 사진 공모전과 리마인드 웨딩 이벤트 등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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