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수출규제' 대응해 소재부품 개발에 6조원 투입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서 집중 육성 방침…반도체 소재는 이미 예타 통과
정부가 3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부품·장비 개발에 우선 예산사업으로 약 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지난달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의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책을 보다 구체화해 이 같은 투자 방향을 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사업별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거나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에 2020년부터 10년간 1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은 이미 예타를 통과했다"며 "일반 소재·부품·장비의 경우 2021년부터 6년간 5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예타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중에서도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개발의 경우 산업부가 7년간 5천200억원을, 과기부가 10년간 4천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연합뉴스TV 제공] |
이들 투자사업은 모두 '100년 소재왕국'이라 불리는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날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방안과 관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 수준의 집중투자를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이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이번에 규제가 되고 있는 소재와 관련해 기간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부품, 수입산 다변화, 국내생산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매년 1조원을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달 중 부품소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좀 더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자 발표는 최근 산업부가 발표한 제조업 혁신강국 전략과도 관련돼 주목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19일 신산업부터, 소재·부품·장비산업, 주력산업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전반을 종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으로 올린 반도체 '리지스트' [삼성전자 제공] |
이 전략을 통해 제조업의 허리인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하고 '소재·부품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정책 대상을 장비까지 확대하며, 100대 핵심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기로 한 상태였다.
전략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구축, 소재·부품의 물성·설계방식 등 최적의 개발방식을 제시해 개발시간과 비용을 감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디지털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금속, 화학, 세라믹, 섬유, 기계 등 5대 분야에 걸쳐 구축될 예정이다.
또 소재·부품·장비의 품질 신뢰성을 지원하고 파일럿(시제품) 생산 실증을 위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며,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진입을 지원한다.
공공부문에서 금속, 화학, 세라믹, 섬유 테스트베드를, 민간부문에서 가전, 자율주행차, 전기차 대기업이 테스트베드를 각각 구축할 예정이다.
'신뢰성 보증' 제도를 도입하고 6대분야 수요·공급기업 협의회를 운영하며 주요국에 밸류체인 진입 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에 있어서는 적기 대규모 투자, 차세대 기술선점 지원 등을 통해 초격차를 이루는 것이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의 소재·부품·장비 육성책이 지향하는 목표중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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