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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한국 땅 밟을 길 열릴 듯…대법 "비자 거부 위법"(종합)

2015년 재외동포 비자 거부되자 소송…"행정절차 위반" 2심 재판 다시

"13년 전 입국금지됐다고 무조건 비자 거부 안 돼…전화 통보도 위법"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03년 6월 26일 약혼녀 부친상 조문을 위해 입국 금지조치가 일시 해제된 유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박초롱 기자 =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행정절차를 어겨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유씨가 행정소송에서 승소를 확정하면, 정부는 유씨가 신청한 재외동포 비자의 발급여부를 다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가 비자발급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영사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이런 재량권 불행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영사관이 비자발급 거부를 문서로 통보하지 않고 전화로 알린 것도 행정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 행정절차법이 정한 문서에 의한 처분 방식의 예외가 인정되는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주권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유씨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입국을 제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인이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돼도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입국이 거부된 후 중국 등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던 유씨는 2015년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시켜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행정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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