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 몰카범…육군 수색대 부사관에 딱 걸려
붙잡힌 몰카범 USB서 불법 촬영한 동영상만 390여개 저장
몰카범 잡은 수색대원 [육군 15사단 제공] |
서울 강남의 도심 한복판에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던 몰카범이 휴가 중인 육군 수색대 부사관에 딱 걸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육군 15사단 수색대대 소속 강철구(25) 하사다.
3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휴가 중이던 강 하사는 서울 강남의 코엑스 매장 내에서 한 남성이 에코백(친환경 가방)을 고정해 들고서 치마를 입은 여성의 뒤를 따라다니며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몰카범이라고 의심한 강 하사는 그 남성을 계속 지켜봤으나, 건물 밖으로 나가 군중 속으로 사라져 놓치고 말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코엑스 건물 안으로 돌아온 강 하사는 똑같은 행동을 하는 그 남성을 다시 발견했다.
물증을 잡기 위해 10여분간 남성을 지켜본 강 하사는 몰카범이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남성에게 다가가 가방을 확인하자고 했다.
그러나 남성의 가방에는 불법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가 없었다.
곤란한 상황에 빠진 강 하사는 기지를 발휘해 남성에게 "CCTV를 확인하면 불법 촬영된 모습이 다 나온다"고 말하며 몰카 사실을 추궁했다.
결국 남성은 바지 속에서 USB 형태의 카메라를 꺼내며 자신이 저지른 일을 실토했다.
112 신고한 강 하사 일행은 경찰이 올 때까지 해당 남성을 붙잡고 있었고, 경찰이 도착하자 남성과 물증을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의 USB에는 코엑스 매장 등에서 불법 촬영한 동영상 390여개가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남성의 불법 촬영에 노출된 피해 여성은 강 하사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 덕분에 또 다른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강 하사는 "내 주변 사람들도 당할 수 있는 만큼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 15사단은 강 하사에게 유공자 표창장을 주고 격려했다.
(철원=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