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대표, 동물 안락사 뒤 암매장"…발굴현장 사진도 나와
동물보호 활동가 "2011년 의심지역 발굴 시도…보호소가 가로막아"
동물사랑실천협회 전직 직원 "사체처리비용 부담 탓 암매장" 주장
"안락사 관련 원칙도 지키지 않아…구조활동 위해 무분별한 안락사"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연합뉴스TV 제공]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구조한 동물을 몰래 안락사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는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 시절에도 무분별하게 안락사를 진행하며 사체를 암매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동물보호 활동가인 박희태 씨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2015년 이전에도 박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했다"며 "특히 포천의 내촌 보호소에서 동물들을 안락사한 뒤 보호소 안에 파묻었다는 내부고발자 제보가 있어 포천시청 공무원과 점검차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씨가 포천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내촌 보호소를 방문한 것은 2011년 6월께다. 당시 그는 시 공무원들과 함께 굴착기를 동원해 암매장 의심 지역을 발굴해보려 했으나 보호소 직원들의 반발로 보호소 안에 들어가진 못했다.
박 씨는 "박 대표 등이 사유지라며 가로막아 보호소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대신 보호소 입구 인근에 있는 컨테이너 아래 의심 지역을 발굴해본 결과 동물 사체 3구가 나왔다"며 발굴 당시 현장 사진을 연합뉴스에 전달했다.
당시 발굴된 사체에 대해 박 대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암매장 사실을 입증하기 쉽지 않아 시에서도 별다른 조처를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박 씨의 주장은 전직 동사실 직원인 A씨의 증언과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
'박소연 대표 운영' 보호소 인근서 암매장 추정 동물 사체 발견 (서울=연합뉴스) 구조한 동물을 몰래 안락사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 시절에도 무분별하게 안락사를 진행하며 사체를 암매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동물보호 활동가 박희태 씨는 동사실이 운영하던 사설보호소인 포천의 내촌 보호소 인근에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 발굴 사진을 연합뉴스에 제보했다. 박 씨에 따르면 2011년 6월 그는 포천시 공무원들과 함께 내촌 보호소 안에서 발굴 작업을 하려 했으나 보호소 직원들에 가로막혔다. 이에 박 씨와 포천시 공무원들은 보호소 입구 인근에서 암매장 의심 장소 1곳을 파본 결과 개로 추정되는 사체 3구가 나왔다고 전했다. 2018.1.16 [독자 박희태씨 제공] photo@yna.co.kr |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는 2005∼2006년 구리·남양주시 위탁보호소를 운영할 당시 안락사된 사체들을 냉동고에 보관하다가 더는 공간이 없어지면 부패한 사체를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남자 직원에게 멀리 내다 버리게 하거나 사체를 차로 옮겨 보호소 주변에 몰래 묻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동사실은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보호소를 운영했다.
안락사와 암매장은 포천의 내촌 보호소에서도 이뤄졌다.
A씨는 "2010년 1월에도 동사실 보호소는 개체 수가 너무 많아져 예외 없이 안락사가 있었다"며 "박 대표는 안락사한 동물들을 그냥 보호소 뒤편에 쌓아놓으라고 지시했고 사체를 모아놓은 데서 물이 흐르고 냄새가 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방치가 어렵게 되면 박 대표가 보호소 주변에 묻어버리곤 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들은 죄가 없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동물권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소연 케어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19.1.12 mon@yna.co.kr |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시설에서 안락사시킨 동물의 사체는 의료 폐기물로 간주해 폐기물처리업체가 소각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동물들의 사체를 암매장했을 것이라고 A씨는 추정했다.
또 그는 박 대표가 안락사와 관련, 협회 내부에서 만든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협회에서 봉사활동 하던 회원이 입양을 보내려던 강아지가 안락사되는 일이 있었다"며 "이 일로 보호소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동물보호법을 토대로 안락사에 대한 내부 원칙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원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늘 동물들을 집단 수용하는 견사 하나를 통째로 비워주길 원했다고 A씨는 말했다. 추가로 구조한 동물이 기존에 있던 동물들과 한 공간을 쓰면 다툼이 잦기 마련이고 박 대표는 대규모 구조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기존에 보호소에 있던 동물들을 희생시켜왔다는 것이다.
A씨는 또 동물들이 보는 앞에서 안락사가 진행되기도 해 보호소의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대표가 케어의 후원금 3천여만원을 법률 자문에 쓴다며 부당하게 받아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직 케어의 간부급 직원 B씨는 "박 대표가 2017년 '변호사 비용으로 필요하다'며 회계 담당 직원에게 3천300만원을 요구해 지급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구조한 동물이…'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4일 서울 종로구 동물권단체 케어 사무실의 내부 출입문 앞에 "어렵게 구조한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문을 꼭 닫아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무분별한 동물 안락사 논란과 관련해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이르면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잇단 의혹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2019.1.14 hihong@yna.co.kr |
B씨는 "박 대표가 현금으로 비용을 찾기를 원했지만 수표로 지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하지만 계약서라든지 영수증 증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적었다.
그는 또 "급여를 받지 않기로 회계팀에 전달했다"며 "후원금이 끊어지는 상황에서 남은 동물을 위해 급여를 받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주 안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에 대해 소명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연합뉴스는 이 같은 의혹들에 관해 묻기 위해 박 대표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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