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립고서도 기간제 교사와 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 파문
해당 기간제 교사, 법인 설립자의 손자…문제 유출 주장까지 제기돼
학생·학부모 "학교 측 축소 은폐 급급"…별다른 징계 없이 학교 떠나
교사와 학생 '부적절한 관계' 및 시험지 유출 의혹 (PG) [연합뉴스 자료사진] |
충남 논산 여교사 사건에 이어 대전 사립고에서도 기간제교사와 여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일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기간제교사는 해당 사립학교 법인 설립자의 손자다. 학교 안팎에서는 이 교사가 여학생에게 담당 교과 시험문제 유출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은 이를 덮기에 급급했고, 그 사이 기간제교사는 이를 알린 학생들에게 위협적인 언행과 협박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이 사건 제보자 등에 따르면 대전 A 사립고 기간제 교사 B씨가 3학년 여학생과 성관계 등 부적절한 교제를 해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가 단독 입수한 카톡 대화에는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학생과 친구가 나눈 카톡 대화 일부 [제보자 제공=연합뉴스] |
해당 학생이 친한 친구와 나눈 카톡 대화에서 이 학생은 "내일도 모텔 가는데…맨날 모텔일까봐 걱정된다, 쌤이랑…내가"며 "생리를 안 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표현했다.
지난달 말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기간제교사와 학생 간 이런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고, 이를 안 교사들이 신고하려 했으나 학교 측이 막았다.
B교사는 학교 측 조사에서 "밖에서 학생을 몇 차례 만나며 친밀하게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이성 간 교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각성을 느낀 이 학교 교사들이 117(경찰청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해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도 교사와 학생 모두 사귄 적이 없다고 진술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해당 학생은 한동안 등교하지 않았고, 이 기간제 교사가 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학생에게 위협적인 언행과 협박을 보였고, '학교 측의 태도가 안일하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학생 보호를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과 기간제 교사의 부도덕한 행동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교장은 사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다가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기간제 교사를 이달 중순까지 병가 처리했다.
이후 학생들 사이에 이번에는 해당 기간제 교사가 여학생에게 시험문제 일부를 알려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들 둘이 사귀는 동안 기간제교사가 맡은 교과의 학생 성적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학교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계약해지를 의결했지만,
기간제교사는 이를 피해 사표를 내 수리됐다.
기간제교사는 이 사립학교 법인 설립자의 손자이고, 현 이사장의 조카이기도 하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이 때문에 학교 측이 기간제교사와 여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와 시험문제 유출 의혹 등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가 징계가 아닌 일종의 '의원면직' 형태로 학교를 떠나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
이에 대해 해당 기간제교사는 "여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나 시험문제 유출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고 단지 지어낸 소문에 불과하다"며 "학생이 왜 친구와 사실과 다른 그런 카톡 대화를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소문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했다는 위협적인 언행과 협박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교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정기현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은 26일 열린 정례회에서 시 교육청에 이런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달 중순 충남 논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기간제 여교사가 남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