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한장에 고등어회 한점…탄탄한 식감에 고소함이
가격·맛·영양 모두 잡은 '국민 생선'
국내 고등어 90% 이상 부산공동어시장 거쳐…부산 시어로 지정
싱싱한 고등어 맛볼 수 있는 부산, 회·구이 등 요리법도 다양
고등어회 [촬영 박성제] |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국민 생선'이라는 별칭을 가진 고등어는 찬 바람이 불어올 때면 대중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생선이다.
수온이 내려가면서 이때 잡은 고등어의 육질이 더욱 단단하고 기름지기 때문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영양소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기게 된 주된 이유다.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노화를 방지하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명성 덕에 2011년부터 고등어는 부산을 대표하는 생선인 '시어'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연근해 등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90% 이상이 부산공동어시장을 거쳐 전국으로 유통되는 데다가, 접근성이 좋다 보니 50여 곳의 고등어 가공업체가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부산공동어시장 2021년 새해 첫 고등어 경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또 유통 구조상 전국에서 싱싱한 고등어를 가장 빨리 맛볼 수 있는 곳도 부산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전부터 부산에는 전문 식당은 물론 고등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개발됐다.
산지가 아니면 여간해서 먹기 어렵다는 회부터 고소하고 담백한 구이까지.
최근에는 서양식과 결합해 고등어를 활용한 파스타, 샌드위치도 등장했다.
고등어회 [촬영 박성제] |
이중 부산 토박이들은 1960∼1970년대 부산 중구 광복동 일대에서 탄생한 '고갈비'를 잊지 못한다.
고갈비는 고등어를 반으로 잘라 펼쳐 염장한 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장을 잘 발라 구운 양념구이다.
당시 저렴한 가격의 고등어는 배고픈 이들의 허기진 배를 맘껏 달래줬다고 한다.
지금도 부산에는 고등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실제 전문 식당에 들어가 대표적인 음식인 회와 구이를 주문해봤다.
먼저 고등어 회가 혹시 모를 비린내를 잡아줄 생강이 올려진 채 나왔다.
고등어 구이 [촬영 박성제] |
그 위에는 물에 씻은 김치를 더했다.
첫맛에 살짝 단맛이 돌았는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고등어 특유의 맛이 진하게 전해졌다.
또 다른 회와 달리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식감이 제대로 느껴졌다.
타지에서 살다 와 고등어 회를 처음 맛봤다는 30대 A씨는 "식감이 단단해 마치 고기를 먹는 느낌"이라며 "회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비리지도 않고 고등어 구이 특유의 고소함도 느껴져 또 먹고 싶은 맛"이라고 말했다.
고등어 구이 [촬영 박성제] |
이어 노릇하게 구워져 황금빛을 띠는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살을 발라내려니 껍질에서 '바사삭' 소리가 났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일명 '겉바속촉'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다.
오동통하게 오른 살은 담백하고 고소해 흰쌀밥과 함께 먹기 제격이었다.
여기에 무말랭이를 하나 올려 입 안에 넣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2016년 부산 고등어축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
부산에서는 고등어의 맛과 가치를 알리기에 한창이다.
부산 시어인 고등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고등어 빵'은 젊은 층에 인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시 멈췄지만 부산 서구에서는 매년 고등어 축제를 연다.
이곳에서는 송도 해수욕장 해변에 앉아 고등어 굽는 냄새를 맡으며 구이와 회, 고등어 맥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psj1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