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왜 가전행사 주인공이 됐나
IT와 비IT 경계의 파괴
IT와 비IT기업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골드만삭스가 밥그릇 싸움을 할 수도 있는 시대다.
디지털 서비스로 진화하는 스타벅스 앱 |
최근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 현장. 행사 성격만 놓고 보면 가전 회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겠지만 올해는 엉뚱하게도(?) 자동차 회사들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CES에는 기아차, 폭스바겐, FCA,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포드, BMW, GM 등 9개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115개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들이 참석했다. 퀄컴, 엔비디아 등 IT회사들도 자동차에 특화된 전시부스를 별도를 마련했다. 살짝 오버하면 이번 CES는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 가전 행사였다.
IT행사 현장에서 자동차 업체들이 큰소리를 치는 것을 보고 있으니, IT생태계 풍경이 달라져도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IT는 이제 IT업체들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 이전과 달라져도 크게 달라진 것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IT와 IT가 아닌 회사들을 구분 경계선이 점점 더 흐릿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SW 업데이트로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테슬라는 자동차와 IT의 융합을 상징한다. 테슬라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스타일로 자동차 비즈니스를 하는 사례다. 자동차 기업이기에 앞서 IT회사다.
경계의 파괴는 자동차를 넘어 산업 전 영역에 걸쳐 벌어지는 양상이다. 유통과 금융이 특히 그렇다.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란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디지털 전략 강화에 나서면서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전면전을 벌이기 일보직전이다. 쿠팡과 이마트의 격돌은 이미 현실이 됐다. 금융 시장도 마찬가지다. 핀테크를 둘러싸고 전통적인 금융회사와 IT업체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세계적인 투자 회사인 골드만삭스까지 점점 IT회사스럽게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IT파워는 맨파워에서부터 드러난다. 골드만삭스 내부 IT엔지니어 숫자는 현재 9천여명에 달한다. 기술 전략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만 별도로 3천여명이 포진해 있다. 골드만삭스 전체 직원이 3만6천여명이니, 이중 3분의 1이 기술과 관련한 일을 하는 셈이다. 이것은 IT로 먹고 사는 페이스북 전체 직원 수와 맞먹는 규모다.
간편결제 시장엔 금융과 IT회사 외에 유통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과거에는 구경하기 힘들었던 경쟁 구도가 짜였다. 비자, 페이팔, 월마트가 일대일로 붙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커피체인인 스타벅스의 행보도 주목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 어도비, 베리시안, 맥아피 등을 거친 IT전문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스타벅스에 CTO 자리가 생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CTO는 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IT회사들에 많이 있는 자리로 기술 개발을 총괄한다. CTO를 뒀다는 것은 스타벅스가 앞으로 기술 기반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가 IT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회사들이 내놓은 IT기반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CES 주인공 자리를 꿰차고 골드만삭스가 핀테크 서비스를 내놓고, 스타벅스가 IT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선 것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사물인터넷(IoT)나 온라인투오프라인(O2O)과 같은 패러다임의 확산속에 비IT업체와 IT회사간 경계의 파괴는 앞으로 숨가쁘게 진행될 것이다.
패션 회사가 애플이나 핏빗이 주도하는 웨어러블 컴퓨팅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하는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농부가 만든 스타트업이 농업 혁신을 주도할 수도 있다.
월마트와 골드만삭스가 보여주 듯 세상은 이제 기술은 IT기업의 특권이 더 이상 아닌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IT기업만 IT사업을 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버릴때가 됐다. 2016년은 비 IT기업와 IT회사의 경계가 확실하게 파괴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관련 도서
강창호,이정훈 공저 | 한빛미디어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지급 결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예금과 대출 및 자산 관리 등의 각종 금융 서비스를 IT 기술을 통해 처리하는 금융과 IT가 융합된 산업을 뜻한다. 이 책에서는 핀테크로 시작된 디지털 금융의 혁신을 위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다양한 해외 선도 기업의 사례를 알아보고, 기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김동우,김진영 공저 | 한빛미디어
이 책은 전문 컨설턴트들이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핀테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30편의 카툰으로 구성한 입문서다. ‘핀테크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핀테크의 개념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핀테크가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해외, 국내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스킵 알럼스 저/전현정 역 | 비제이퍼블릭(BJ퍼블릭)
휴대전화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라면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안전하고 강력한 모바일 앱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인터랙션 디자이너이자 제품 디자이너인 스킵 알럼스는 이 책을 통해 친숙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경험을 창조할 수 있도록 UX 모범 사례와 권장 사항들을 소개한다. 소비자들은 현금이나 은행 카드처럼 신뢰할 수 있으면서도 빠른 모바일 거래를 원한다. 이 책은 스타트업에서부터 금융기관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디자이너, 개발자, 제품 담당 책임자들이 개인 정보와 재무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기대 이상의 부가가치 기능을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임백준,정도현,김호광 공저 | 한빛미디어
이 책은 〈나는 프로그래머다〉 1회부터 11회 방송 내용을 언어, 개발, 삶 세 부분으로 재구성하여 더 깊고 더 체계적으로 개발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Go 언어, 모던 자바, 스칼라, 모던 C , 핀테크, 클라우드, MS 신기술 등 날마다 발표되는 신기술은 이미 혼자서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기술 빅뱅 시대에 마구잡이로 모든 것을 탐독하는 것은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제대로 기술을 설명하고 장단점을 비교해주어 정말 집중해서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 책은 개발과 개발자 삶에 명쾌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재영 저 | 로드북
이 책은 미래를 바꿀 일곱 가지 IT 기술에 관한 과학적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합니다. 비트코인의 핵심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웨어러블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 아직까지도 말만 무성한 디지털 가상현실의 한계, 무한한 가능성의 무선 통신 기술의 원리, 드론이 무인비행을 할 수 있는 원리 등을 다룹니다. 특히 요즘 뜨고 있는 사물인터넷이 어떤 것이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프트웨어 지식 없이도 누구나 볼 수 재미있는 IT 과학이야기에 빠져보세요.
Cisco 시스템즈 IoT인큐베이션 랩 저/현정우 역 | 인포더북스
불과 수년전인 2010년에 등장한 스마트 디바이스는 Wi-Fi 등의 모바일에 의한 편리성이나 경제성을 감안하여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인터넷 이용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회가 등장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에서 각 국가와 기업 간에 치열하게 경쟁 중인 차세대 인터넷을 설명하면서, 인터넷의 초기부터 발전에 기여한 시스코의 IoE 비전과 전략을 소개한다.
피터 웨허 저/남기혁 역 | 에이콘출판사 | 원서 : Learning Internet of Things
이 책에서는 사물인터넷, 즉 IoT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토콜 HTTP, UPnP, CoAP, MQTT, XMPP를 하나씩 소개하고, 각 프로토콜을 이용해 네트워크 토폴로지를 구성하고 통신하는 방법과 방화벽이 통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IoT 통신의 보안을 위한 핵심 도구로서 사물 레지스트리(Thing registry)와 신뢰 위임(delegation of trust)을 이용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여러 프로토콜을 하나씩 살펴본 뒤에는 IoT의 강력함과 유연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종 사용자와 사적인 데이터를 보호하는 보안 개념이 반영된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김학용 저 | 홍릉과학출판사
이 책은 사물인터넷의 개념, 구현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 세 가지에 집중했다. PART 1에서는 사물인터넷의 역사 및 탄생 배경과 향후 시장에 대해 전망해 보며, PART 2에서는 사물인터넷의 구조 및 구현 기술들(MEMS, RFID, NFC등)과 네트워크 기술 관련 WPAN이라 말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들(Wi-Fi, Bluetooth LE, Zigbee 등)과 디바이스들 사이에 대해 소개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와 서비스 플랫폼 기술에 대해 살펴 볼 것이다. PART 3에서는 사물인터넷 적용의 사례들, 특히 유통분야의 사례들을 통해 유통과 관련해 모바일 결제 부분과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는 비콘 혹은 아이비콘 기반의 마케팅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마이크 쿠니아브스키 저/이미령 역 | 지앤선(志&嬋)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 웹 디자인, 건축,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 대해 폭넓게 다루기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 유용한 아이디어와 기법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특히 출시된 제품 디자인, 학술적 프로젝트, 기업 연구용 프로토타입, 테크놀로지 아트의 예를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5년간 스케칭 인 하드웨어(Sketching in Hardware)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얻은 유용한 지식과 비법을 모두 알려주고 싶었다. 또 토드와 내가 함께 진행했던 사례 연구나 학술 연구, 아이디어, 동료들의 프로젝트나 경험, 그리고 지난 15년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활용한 기법 등을 모두 매시업해야 했다. 이론적인 내용을 조금 다루기는 했지만, 실용적으로 쓰이길 기대하며 쓴 책이다. 실무 경험에 근거를 두되 이론상 흥미로운 부분을 담았다.
미할 레빈 저/이미령 역/배성환 감수 | 한빛미디어
이 책은 애플, 구글, 나이키 등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분석하여, 기기를 가리지 않고 사용자에게 가장 멋진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 원리를 보여준다.
글 황치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