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평론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저자 매트 졸러 세이츠
지난 2월, 출간 즉시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은 앤더슨 감독의 영상미를 일컫는 신조어 ‘앤더슨 터치’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일러스트레이터 막스 달튼의 그림으로 시작되는 이 아트북은 촬영장 곳곳을 담은 현장 사진들, 귀여운 캐릭터 일러스트, 드로잉, 모형, 우표 형식의 필모그래피, 레퍼런스 영화 카드, 다양한 아트워크 등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볼거리가 250여 장에 걸쳐 풍성하게 수록됐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예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소장 욕구를 불러오는 책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저자 매트 졸러 세이츠는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현재 로저앨버트닷컴의 편집장이다. <뉴욕 타임스>, <뉴욕 매거진>, <버처닷컴> 등에 영화와 TV 평론을 연재하는 영향력 있는 칼럼니스트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웨스 앤더슨의 작품 세계를 가장 깊게 이해하는 평론가라는 평을 받으며 웨스 앤더슨 컬렉션으로 불리는 두 권의 웨스 앤더슨 아트북을 모두 저술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를 “12층짜리 웨딩 케이크”로 비유하는 매트 졸러 세이츠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종 목표가 “원천이 된 영화와 다르지 않게 건축물(층들이 있고 방들이 있는) 느낌을 주는 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목표에 딱 맞는 책으로 만들어졌나요?
이 시리즈의 맨 처음 시작인 『웨스 앤더슨 컬렉션(The Wes Anderson Collection )』을 기획했던 건 사람들에게 앤더슨 영화의 미학이 무언가를 알게 해주자란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리고 후속작인 이 책에서는 더 깊숙이 한 번 파고 들어가 보자고 맘먹었습니다. '컬렉션'이란 개념에는 다소 옆으로 계속 펼쳐놓는 것 같은 뉘앙스가 있죠. 그에 반해 호텔은 위로 켜켜이 쌓여지고 거기엔 층층이 있죠. 책에서 각각의 인터뷰들, 전문적인 비평들은 다 하나의 층들을 이룹니다. 웨스 앤더슨 이외에도 미술 감독, 촬영 감독, 의상 디자이너, 음향 감독, 그리고 배우 등과 같은 다른 핵심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들이 각기 다 하나의 층이죠.
he original book in this series, "The Wes Anderson Collection," was designed to suggest the aesthetic of a Wes Anderson film, and the follow up tries to take that further. The idea of a "collection" implies something a bit more sprawling, whereas a hotel is stacked, or has levels. The levels here are the interviews, the critical essays and the interviews with key participants besides Wes, such as the production designer, the cinematographer, the costume designer, the composer, and the star.
웨스 앤더슨 감독을 비롯한 많은 제작진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저자로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질문과 답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인상 깊었던 질문은 웨스 앤더슨에게 던졌던 “당신 사전에 신이 존재합니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에게 신은 간섭 없이 내버려두는 존재입니까? 아니면 개입하는(간섭하는) 존재입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이에 그는 오랜 침묵 후 단 한마디로 답했죠. “신이 개입합니다.”
My very favorite is the last question, where I ask him if there is a God in Wes Anderson's universe, and if so, does he remain disengaged or does he intervene. He replies simply, "God intervenes."
책에 실린 사진 자료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영감을 받은 한 컷은 무엇인가요?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영화에 대한 헌사로 만들어진 많은 설명이 들어 있는 트레이딩 카드(trading cards)에 아주 사족을 못 씁니다.
I am most partial to the trading cards designed as a tribute to films with great narration.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열두 겹짜리 웨딩 케이크라고 표현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이 책도 여러 맛이 나는 풍성한 케이크라고 느껴지는데요. 이 책을 케이크로 비유한다면 어떤 케이크라고 생각하시나요?
웨딩 케이크지요. 아마도 한 12층짜리, 맨 꼭대기에는 손을 꼭 잡고 있는 아가사(Agatha)와 제로(Zero) 인형이 있는.
A wedding cake, probably twelve layers, and at the very top are Agatha and Zero holding hands.
이 책을 만들면서 ‘좋은 영화’가 탄생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영화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훌륭한 대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어떻게 하면 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한 마음으로 고민하는 감독과 스태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The most important factor in creating a good film is a good script, and the second most important factor is having a director and crew who are all of one mind about how to bring the story to life.
한국어판의 홍보 카피가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최고의 책’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영감을 가장 크게 받은 책은 무엇인가요?
제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책은 앤 타일러(Anne Tyler)의 『세인트 메이비(Saint Maybe)』입니다. 이유는 그 책에서 내 자신의 인생과 가장 많은 공감대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The book I find most inspirational is Anne Tyler's "Saint Maybe," because its story resonates with my own life.
어떤 독자들에게 특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나요?
이 책은 예술(art)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에 꽂혀서 보고 또 보고 다시 들여다보고 그리고 그때마다 항상 거기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This book will probably be most enjoyed by people who like art that you can revisit over and over and still always notice new things.
매트 졸러 세이츠 저/조동섭 역 | 윌북(willbook)
현대판 동화이자 환상적인 아트버스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세계의 창조자 웨스 앤더슨의 오리지널 아트북이 출간되었다. 영화와 동명인 이 책은 그가 직접 참여하여 만든 유일한 아트북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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