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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현실을 더욱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힘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정민아, 오재철 저자

남미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 곳만큼은

여행은 현실을 더욱 열심히 살아가게

414일간의 세계여행을 떠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함께, 다시, 유럽』의 저자 정민아, 오재철이 두 번째 책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를 펴냈다. 때론 시트콤 같고, 때론 동화책 같았던 남미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 책은 지구상 반대편에 있기에 쉽게 떠날 수 없는 그곳 그러기에 더욱 꿈꾸게 만드는 남미 여행기가 담겨있다.

 

저자 오재철(테츠)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월요병을 모르는 남자, 남들 일하는 평일에 놀러 다닐 수 있는 프리랜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왔다. 그의 아내이자 공저자인 정민아는 국어국문학과 낭만 여대생 출신.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넓은 세계로 떠나기 전 대한민국부터 샅샅이 둘러보자는 의미로 국토대장정을 다녀왔다. 이후 일본, 중국, 유럽 등을 여행했다.

 

책이 굉장히 예쁘고 만듦새도 좋아요. 이 책의 장점을 꼽아보신다면요

 

정민아 감사합니다. 물론 저희가 글도 열심히 쓰긴 했지만, 저희 책만의 독보적인 강점이라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남편(오재철 작가)의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세계 곳곳을 아름답고 생생하게 촬영한 사진이요. 한창 책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주변에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제가 ‘와! 부럽다!’라고 반응하곤 했거든요. 그럼 친구들은 ‘너는 세계 여행도 다녀온 애가 뭐가 부럽다는 거니?’라고 되묻곤 했었어요. 네, 여행은 떠날 이도, 다녀온 이도 늘 꿈을 꾸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당장 떠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저 역시 남편이 찍은 여행 사진을 넘겨 보며 히죽히죽 행복해 했거든요.

 

『함께, 다시, 유럽』의 독서 포인트가 트레킹, 골목, 섬 등 각 주제에 대해 저희 두 사람의 다른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라면,『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는 여행을 하며 경험할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편안하고 쉽게 쓴 여행기에 현장감 넘치는 감각적인 사진이 더해져 가 보지 않아도 다녀온 것 같이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으실 거에요.

 

오재철 사실 좀 겸손하고 싶지만 사진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기에 아내(정민아 작가)의 말에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사진이 훌륭하면 글이 약간 아쉬울 때가 있고, 글이 쏙 마음에 들면 사진이 조금 부족하다 느끼곤 했었는데, 저희 책은 국문학과 출신의 아내와 제가 함께 썼기에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책의 콘셉트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두 명의 저자가 여행기를 쓰면 한 명은 사진, 한 명은 글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의 경우, 사진은 전문가인 제가 주로 담당했지만, 글은 둘이서 각자의 목소리로 썼습니다. 같은 여행지라고 해도 서로의 취향과 경험에 의해 느끼는 점과 마음에 남게 되는 추억이 다릅니다. 파리를 다녀오면 누군가는 박물관이 많은 예술의 도시로, 또 다른 누군가는 고급 레스토랑이 많은 맛의 도시로 기억을 할 테니까요.

 

여행과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명의 목소리를 통해서 ‘여행지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독자님들도 여행지에 가셔서 자신만의 느낌을 담아오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글쓰기가 약한 제가 집필 전부터 오랫동안 글쓰기 연습과 공부를 몰래 몰래 한 것은 비밀입니다.)

 

이번 책에 실린 사진 중 가장 좋았던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아주신다면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재철 바로 표지에 실린 쿠바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산티아고 데 쿠바’의 모로성에서 노을이 지던 순간에 촬영한 사진인데요. 쿠바의 황금빛 노을이 카리브해를 뒤덮은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정민아 작가(와이프)가 성곽에 서 있었고요. 마치 여행자가 미지의 세계를 바라다 보는 순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2권 집필을 시작한 순간부터 그 사진을 표지로 쓰려고 했죠. 왼쪽과 오른쪽의 성곽 부분은 우리네 현실이고요. 가운데의 아스라한 공간은 우리가 꿈꾸는 미지의 세계이자 여행할 곳입니다. 오른편에 서있는 모델은 독자들 자신이기도 합니다.

 

함께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민아 ‘함께, 또 따로’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부부이건, 친구이건, 부모와 자식지간이건 100% 똑같은 성격과 취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중이라 해서 365일 24시간 붙어 지내야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요? 가끔 한 명은 호스텔에서 쉬고, 한 명은 시내 구경을 나가거나 한 명은 미술관에 가고, 한 명은 미술관 입장료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도 하죠. 물론 혼자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강단 정도는 있어야겠지만요. 항상 곁에 있으면 소중함을 잘 몰라요. 옆에 좀 없어 봐야 해요. (웃음)

 

오재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 ‘상대방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겁니다.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두 사람의 취향은 다 옳습니다. 둘 다 다르지만 둘 다 옳다는 거죠. 보통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쓰는데,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둘 다 다르면서도 둘다 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민아 저자님은 퇴근 없는 웹 에이전시에서 7년간 근무하셨는데요. 만약 그 때의 빡빡한 생활이 없었더라도, 지금 여행가가 되셨을까요?

 

정민아 잠시만요, 생각 좀 해 보고요… 저는 사실 누구 보다 치열하고 빡빡하게 살았던 제 20대 시절을 자랑스럽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해요. 무조건 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마음 보다는 잠시만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길이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제풀에 지쳐버릴 것 같았죠. 다녀와서 이렇게 여행가, 여행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회사원이 아니면 저는 먹고 살 능력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현재는 글도 쓰고, 프리랜서로 웹 기획 일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아마 빡빡하고 치열했던 7년간의 그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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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이 곳은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신다면요?

 

정민아 ‘남미’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남미 여행자라면 아마 열이면 열 모두가 추천하는 곳일 거에요. 하여 이건 저희 책에도 있기 때문에 잠시 우유니 소금 사막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고 싶어요. 칠레의 발파라이소를 추천합니다.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에서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남미 최고의 항구 도시에요. 19세기, 가난한 이민자들이 발파라이소에 정착하면서 집을 지을 재료가 없어 항구에서 선박이나 콘테이너를 만들 때 쓰는 철판을 주워다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고 해요. 후에 색색의 철판 벽 위에 하나 둘씩 그래피티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2003년에 발파라이소의 역사 지구 전체가 벽화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 됐어요. 골목 골목의 담벼락들, 거리의 전봇대와 쓰레기통 하나까지 이름 모를 예술가들이 그려낸 상상력 넘치는 벽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정갈하고 안정된 미술관 속 작품 같은 삶도 좋지만, 다소 지저분하고 불안정해 보여도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벽과 같은 삶이 제겐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품게 해준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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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철 갈라파고스. 누가 뭐라고 해도 갈라파고스입니다. 사실 이곳은 저보다는 정민아 작가가 원해서 간 곳인데 제가 더 사랑하게 된 곳이죠. 갈라파고스가 특별한 이유는 그곳에서 다양하고 특이한 동식물을 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곳이 특별한 가장 큰 이유는 동물과 인간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유토피아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는 동물들과 새들이 인간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단 한번도 공격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친구처럼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공간인가요? 아마 지구상에서 인간과 동물이 이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곳은 그 어느 곳도 없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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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맛집도 궁금합니다.

 

정민아 멕시코 음식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멕시코 음식은 맵고 강렬해서 한국 사람 입맛에 딱이에요. 여행 첫 날,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갔었던 ‘Birrieria las 9 Esquinas’라는 이국적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양고기와 타코를 먹으러 한 번 더 가고 싶네요. 또한, 멕시코의 국민 음료인 ‘오르차타orchata’라는 게 있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맑은 아침햇살 맛이 나요. 값도 싸고 양도 많은 오르차타 한 잔이면 뜨거운 멕시코의 태양도 무섭지 않았거든요. 올 여름 내내 얼음 동동 띄운 오르차타가 생각났습니다.

 

오재철 칠레에서 먹어본 '꾸란또'입니다. 해물, 닭, 돼지 고기와 야채 등을 넣고 가마솥 같은곳에서 푸욱~ 찐 일종의 찜 요리인데 육해공의 고기들이 모두 들어가서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시원한, 그러면서도 무언가 꽉찬 맛이 나는, 최고의 맛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는 음식이 아닌가 합니다.

 

요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어요. 왜 그럴까요? 여행가의 삶을 지속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정민아 ‘평생 직업은 있어도, 평생 직장은 없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제가 여행을 다녀와서 이렇게 여행가, 여행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회사원이 아니면 저는 먹고 살 능력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씀 드렸죠? 저 역시 직장을 때려치는데 망설임과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용기 내어 떠났고, 다녀와 보니 저는 생각보다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더라고요! 아마 직장을 때려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획일화된 삶만을 강요 받던 시대에서, 이제는 조금씩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여행가라고 해서 현실을 모르는 사람, 현실을 회피하는 사람,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행’에는 힘이 있습니다. 여행을 꿈꾸며 현실을 더욱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요. 현실을 떠난 동안에는 확실히 현실에서 벗어나 여행지에서의 삶에 파묻히고, 현실로 돌아와서는 일상을 또 열심히 살아갑니다 고마운 분들께도 더 잘 하고, 돈도 더 열심히 벌고,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하고, 미래 계획도 착실히 세우고요.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던 말로 설명하자면. 공부할 땐 공부 하고, 놀 땐 노는 거죠!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다음 여행을 위해 저희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다음 계획은 아이가 5살이 되면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거에요. 기간은 6개월 이상으로 생각하고, 장소는 아직 미정이에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예전에 다녀온 여행 보다 더 느리고, 더 여유롭게 이동하며 한 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거죠. 그리고 다음 계획을 위해 현재는 아이와 함께 시간이 되면 국내 여행을 자주 다니곤 합니다.

 

글 | 채널예스 사진 | 출판사 제공

 


 

여행은 현실을 더욱 열심히 살아가게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오재철,정민아 공저 | 미호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에서는 남미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았다. 지구상 반대편에 있기에 쉽게 떠날 수 없는 곳, 그러기에 더욱 더 꿈꾸게 만드는 남미!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거부하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여행법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남미의 숨은 매력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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