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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직장에서의 업무를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라”

『일.상.내편』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드려면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기업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송창용 국장은 학벌 좋고, 스펙 좋은 신입 사원들이 입사 후 오래지 않아 퇴사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웠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회사, 이들은 왜 그토록 빨리 조직을 떠나는 것일까. 송창용 국장은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들고, 주변의 힘을 이용하는 직장 생활의 방법을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일.상. 내편』은 회사의 원칙을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을 찾아 보여주기 위한 그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무엇보다 송창용 국장은 회사가 변해야 한다고 투덜대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환경을 나에게 유리하게 만들자고 말한다. “회사는 CEO나 법인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라며 일관되게 동료, 그리고 상사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회사 단위가 아니라 팀 단위로 자신의 직장을 바라보고, 이들과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고민한다면 당신의 직장 생활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일단 여기서 잘하자”라며 회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하는 송창용 국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는 것”이라며 그 고민에 답을 찾으면 지금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하는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업무의 핵심은 무엇인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키워드다.

회사란 동료다

책에서 가장 먼저 한 이야기는 다름 아닌 “열심은 기본이다”(18쪽)였어요. 이 말에 찔릴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웃음)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간단해요. 채용을 할 때 회사는 열심히 일하겠다는 사람을 뽑잖아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굉장히 많은 관문을 만들어놓고, 거길 거치도록 하죠. 그러니까 채용이 된 사람은 당연히 열심히 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 사람들이 남과 다르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열심’이 통하는 시기가 있죠. 신입 사원 때는 열심히만 하면 돼요. 저도 정말 열심히, 거의 아바타 수준으로 했어요.(웃음) 신입 1년 동안 명절 포함 회사를 안 나간 게 일주일이었거든요. ‘OJT 노트’라고 해서 일 년 동안 노트 한 권을 써서 제출해야 하는데 저는 두 권을 냈을 정도예요. 하지만 거기에 머물러선 안 되죠. 열심에 다른 스킬을 얹어야 해요. 자동차로 따지면 열심은 차체거든요. 거기에 어떤 엔진을 다느냐, 엔진을 얼마나 빨리 다느냐는 이후 문제예요.

 

언제쯤 그 시기가 온다고 보세요?

 

대리 진급 시기인데요. 그때 많은 분들이 소위 ‘멘붕’을 겪어요. 전과 똑같이 일하는데 예전보다 못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런데 왜 그런지를 모르는 거예요. 왜일까요? 시키는 대로만 하기 때문이에요. 달라져야 하는데 말이에요.

 

열심은 기본이다,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계기도 있었을 텐데요. 이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궁금해요.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입사한 친구들이 주변에도 많아요. 그런데 얼마 못 다니고 퇴사하는 친구들도 되게 많았고요. 이직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죠. 그게 안타까웠어요. 저는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고, 나를 도드라져 보이도록 하는 데 조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이 얘기를 제가 술자리에서 하면 꼰대의 잔소리밖에 안 되잖아요.(웃음) 잘 정리를 해보고 싶더라고요. 17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느낀 게 많은데요. 그 이야기를 처음에는 에세이로 써볼까도 생각했어요. 약으로 치면 진통제가 되겠죠. 그런데 저는 치료제가 되는 책을 쓰고 싶더라고요. 작지만 효과가 있는 아스피린 같은 책이요. 그래서 이메일 보내는 법, 폴더 관리하는 법 등 사소한 이야기까지 담은 거예요.

 

직장이 무엇인가, 라는 부분부터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그 안에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정리가 될 테니까요.

 

형태야 워낙 다양하지만 직장, 회사라는 곳이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라는 점은 같을 거예요. 그럼 그런 곳에서 원하는 걸 생각해봐야죠. 우선 헌신성은 필수예요. 회사는 회사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같이 해줄 만한 의지가 느껴지는 사람을 원하거든요. 둘째는 긍정적인 태도죠.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어떤 태도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무조건 낙관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서 어떻게 되도록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게다가 이 태도는 옆에 있는 사람도 움직이게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조직 안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거고, 결국 조직을 이끌고 가는 거예요. 저는 직급과 관계없이 긍정적인 태도야말로 리더십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은 동료 간의 신뢰예요. 거짓말하지 않는 것, 이 사람이 맡으면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믿음을 다 포함하는 이야기고요. 이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개인 차원의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열심히 하는 나를 못 알아보는 회사에 푸념할 것이 아니라 “우선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빠르고 완벽하게 처리하는 게 먼저”(163쪽)라고 지적했어요.

 

회사가 뭘까요? CEO가 회사일까요, 법인이 회사일까요. 회사란 사실 동료예요.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않으면 해를 입는 건 CEO가 아니고 동료거든요. 그러니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필요가 있는 거죠. 반드시 해야 할 일의 특징이 있어요. 늘 기간이 촉박하다는 거잖아요.(웃음) 그 일이 여러 절차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내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된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어요. 그 일이 제때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게 기본이고, 첫 번째 덕목이에요.

 

“회사란 동료다”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 것 같네요.

 

흔히 회사를 멀리 생각해요. 저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하죠. 물론 사장이나 임원이 의사 결정을 하긴 하죠. 하지만 우리가 일을 하는 데 있어 회사란 동료예요. 주변 동료와 나의 직속 상사, 그들이 바로 회사죠. 이걸 간과하는 게 문제인데요. 사람들은 회사를 보고 입사하잖아요. 하지만 결국 뛰는 필드는 팀이거든요. 서로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 말이에요. 진짜 중요한 건 이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과의 환경을 어떻게 잘 만드느냐가 롱런을 하느냐, 못 하느냐를 결정한다고 봐요.

신입 사원 교육보다 리더 교육

그래서 상사와의 관계가 중요하겠죠. 상사를 같은 직장인으로서 공감하라, 상사는 당신의 미래를 먼저 살고 있는 사람이다, 라는 내용도 흥미로웠는데요.

 

사실 대부분은 상사를 좋게 생각하지 않죠. ‘내가 미래에 저렇게 된다고?’라고 생각할 텐데요.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어요. 신입 때 멘토가 제가 11년 후에 어떻게 살지를 보여주셨죠. 그 덕분에 ‘상사란 내 미래를 먼저 사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거예요. 또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걸 아니까 그분도 본인의 행동도 중요하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때문에 저는 리더 교육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입 사원 교육보다 리더 교육이 2배는 더 중요해요. 따라가는 사람들의 문제는 사실 크지 않거든요. 앞서 가는 사람들이 진짜 중요한 거죠. 저도 팀원들과 생활하면서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제 업무가 저보다 직급이 낮은 친구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면 저는 거부할 거거든요. 그렇게 해서는 후배들이 자신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잖아요. 그건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 아니죠. 연봉도 많이 받는데 그만큼 더 책임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이 이야기는 리더의 자리에 있는 직장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내용이겠어요.

 

실은 저도 상사예요. 동시에 아직도 방황하고 있고요. 모든 상사가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래 직원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리더는 앞 사람으로서 방향을 제시할 능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조직에서도 그걸 강요하는데요. 저는 그 강요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스는 크지만요. 리더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 후배들의 시선을 생각하고, 책임을 다해야죠. 후배들도 그런 선배를 선별해요. 모든 상사가 그렇진 않으니까요. 저 상사 멋있다, 멘토 삼고 싶다, 라고 할 만한 사람을 알아보잖아요. 그런 점에서 리더의 역할, 리더의 역량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잘 되는 조직의 조건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리더에게 책임을 많이 요구하고,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조직 말이에요.

 

그 맥락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상사든, 팀원이든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인데요. 자신의 업무를 내 사업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 일을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판단이 조금 더 명료해지고, 업무에도 더 애착이 가요. 더 이득을 낼 방법을 고민하게 되죠. 팀원도 그렇지만 40대 중반 정도의, 연차가 쌓인 리더들에게도 고민이 많거든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이후에 어떤 일을 할지 고민을 하는데요. 지금 하는 일을 사업화시키면 어떨까 생각한다면 다를 겁니다. 그러면 회사에서도 그 사람을 놓지 않아요. 대우를 해주고요. 그때부터 선순환이 시작되는 거예요. 직장 생활의 디테일한 스킬을 말하는 책도 많은데요. 아무리 그 스킬을 익혀도 이렇게 마인드가 변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해요. 다시 제자리죠. 마인드가 바뀌면 사소한 스킬이 없어도 스스로 찾아내게 될 거예요.

 

변화를 원할 때 “힘든 과제 자진해서 맡기”(107쪽)라는 딜을 선택해보라고도 하셨잖아요. 그 이유를 좀 더 설명해주세요.

 

직장인의 가장 큰 축복은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누군가 평탄하고, 잔잔하게 직장 생활을 해왔다면 그 사람은 기회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예요. 후배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밥 잘 사주고, 집에 일찍 보내주는 상사도 좋은 상사이지만 저는 기회를 주는 상사가 가장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는데요. 힘든 과제를 맡는 것도 사실은 기회예요.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힘든 과제가 주변에 있을 거예요. 하지만 외면하고 있죠. 선뜻 그 일을 맡기가 쉽지 않아요.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걸 위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기회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설령 그 일이 잘 안 된다 하더라도 크게 욕하지 않아요. 힘든 과제라 기대치가 낮거든요. 120% 올리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100%만 해도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걸 맡아서 하면 실패했어도 인정은 받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내가 차별화되는 거고요.

 

힘든 과제를 맡아서 해보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되죠.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말고 실패를 했으나 내가 왜 실패를 했는지 정리해서 주변에 공유를 해보세요. 실패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하는 과정에서 느낀 문제점, 결정적인 요인 등을 언급해서 회사에 공유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어요. 다음 프로젝트를 맡겨도 되겠다,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상황이 바뀌고, 사람들의 시선이 바뀔 거예요. 이건 아주 간단한 건데 알면서도 인지하지 못해서 못하는 것 같아요. ‘뭐하러 해?’라고 생각해서 안 하는 것들을 하시면, 바뀝니다.

 

그렇다면 내가 상사를 변화시킬 수도 있을까요?

 

물론이죠. 요즘은 상사들도 아랫사람들을 의식하거든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상사도 X세대예요. 세대 차이 얘기를 많이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저도 40대 중반이고 회사 안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되게 많이 했어요.(웃음) 제가 지금 20-30대와 완전히 다르게 생각할까, 하면 아닐 것 같아요. 결국은 세대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예요. 상사와 나는 세대가 다르니까 안 된다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어요.

상사와의 관계가 우선

연봉을 중시하는 것에서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기준도 변화해 왔는데요. 좋은 조직 문화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전에 비해 조직 문화라는 말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조직 문화가 HR, 비전, 동기 부여처럼 회사의 기술적 부분에 더 무게가 있었다면 지금은 훨씬 가깝고, 더 세부적인 부분에 무게가 있는 것 같아요. 설문조사에 나왔어요. 직장인들이 좋은 조직이라고 꼽는 것 1위가 복리후생이고요. 2위가 유연한 의사소통이었거든요. 체감적인 요소들이죠. 저는 무엇보다 좋은 조직 문화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내가 상사와 말이 통했으면 좋겠고, 동료를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보면 아이디어란 게 창의적일수록 바보 같거든요. 기존의 것을 깨는 게 창의적인 아이디어인데 이 아이디어는 되게 여려요. 살짝만 태클이 들어와도 없어집니다. 결국은 직원들이 말을 하도록 하는 게 좋은 조직 문화예요.

 

주52시간 근무제가 중요한 화두일 텐데요. 이때도 중요한 것이 관계와 신뢰라고 말하셨죠.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어요. 6시면 PC가 꺼지는데 업무량은 똑같아요. 기존에는 늦게까지 일을 해서 어떻게든 일을 마쳤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잖아요.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일을 하게 돼요. 아주 큰 문제죠. 이걸 바꾸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거든요. 기존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혼자서는 안 되고, 상사와 협의를 해야 해요. “이건 불필요한 일 같으니 없애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해야 하는데요. 이게 가능하려면 상사와의 관계가 우선 되어야 해요. “그렇게 한 번 해봐”라는 답을 끌어낼 수 있는 게 상사와의 관계잖아요. 주52시간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 거죠. 보고를 위한 페이퍼 말고 그냥 문자 좀 드리면 안 되나요? 그걸 할 수 있도록 하는 열쇠가 상사와의 관계인 거예요.

 

내 말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군요.

 

내 보이스 파워를 키워야 하거든요. 일 잘하는 사람이 귀한 시대예요. 다 일 잘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특히 주52시간이 되고 나서 일 잘하는 사람이 더 귀해졌어요. 시간 관리가 중요해졌으니까요. 솔직히 말할게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 많아요. 이 사람들은 이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거예요. 자신이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지 시간 내에 증명해야 하니까요. 사회적으로 본 게임이 시작됐다고 보면 돼요.

 

그래서 “때로는 허세도 필요하다”(112쪽)고 말하신 거죠?

 

당연히 모든 일을 다 잘할 순 없어요. 우선은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극대화시켜야죠. 자기가 잘하는 일이 더 도드라져 보이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이것은 신입 사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고요. 과장, 차장이 되면 이런 일은 본인 스스로 만들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오고 난 뒤에 보세요. 상황이 달라질 거예요. 일을 맡기고 싶은 사람이 될 거고, 그러면 그 사람은 보이스 파워를 갖는 거죠.

 

“같은 시간을 투여하여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가 아닌, 얼마나 남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냈느냐가 관건”(89쪽)이라고 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효율성과 효과성을 완전히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어요. 얼마나 효율적인가가 얼마나 효과적인가가 될 수도 있거든요.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효율성, 시간 대비 얼마나 많은 양을 뽑아낼 것인가 하는 고민은 한계가 있어요. 주52시간이라는 허들이 있고요. 이제는 회사도 직원들한테 일을 더 시키면 결과가 더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효율성을 위한 제도나 시스템도 도입이 되고, ‘챗봇’도 많이 상용화 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이제 그 일을 하던 사람은 효과적인 일을 하라는 요구를 받겠죠. 이제는 그 준비를 해야 해요. 아무리 절차적인 일을 잘해서 2배의 효과를 낸다고 해도 파급력 있는 일을 해서 10배의 성과를 내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테니까요.

 

효과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도 고민을 하게 되네요.

 

효과적인 일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풋이 필요하거든요. 지식도 해당할 테고요. 누군가와의 만남도 해당할 거예요.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해보는 경험도 필요하겠죠. 그런 것들을 스스로 계속 해줄 필요가 있어요. 회사 내에서는 비록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효과성 있는 일을 해내기 위한 준비를 해줘야 하는 거예요. 거기서 남다름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제가 거듭 배움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도 그것입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아끼는 후배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뭔가요?

 

지금 저와 함께 일하는 친구를 정말 아끼는데요. 그 친구에게 평소에도 제일 많이 하는 말은 “괜찮아”예요. 아마 노력하지 않고 있다면 이런 말을 못할 텐데요. 이 친구들은 되게 열심히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내 눈 앞에 놓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그렇게 되면 안타깝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또 다른 곳을 찾게 돼요. 그렇지만 다른 곳을 찾으려고 한들 지금 하고 있던 키워드로 다시 찾게 되죠. 다른 일을 찾기가 힘들거든요.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조바심 낼 필요 없다는 이야기예요. 바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면 괜찮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고요. 바른 방향인지 알기 위해서는 상사와 많이 얘기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렇게 노력하면 자기만의 탁월함이 생겨요. 어느 곳에 가서 무엇을 하든 그 자체가 명함이 될 수 있어요.

 

먼저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현재 속한 회사에서 그 미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지 주체적으로 찾아보자”(166쪽)고 하셨죠.

 

아무 방향도 없이 그냥 일을 해서는 안 돼요. 그러면 이직을 할 때도 그 회사에 3년 있었다, 가 전부가 되거든요. 나만의 특별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하는 내 일의 속성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그걸 인식하지 못하면 안 되는 거죠. 지금 하는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업무의 핵심은 무엇인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것들을 되게 많이 고민해야 해요. 요즘은 이런 고민에 도움이 되는 강의도 많고요. 유튜브만 찾아보셔도 돼요. 그것들을 통해서 지금 내 일이 이런 맥락에서 역할을 하고 있구나, 알게 되면 더 큰 미래를 그릴 수가 있을 거고요. 그러면 자신의 커리어를 그쪽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겠죠. 지금 눈앞에 있는 것만 보면 안 돼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회사 내에서 그걸 보여주는 것이 상사의 역할이고요. 저도 그런 모습을 후배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곧 신입사원 대상 강의를 앞두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인지 들려주세요.

 

스킬 부분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신입사원에게 많은 주문을 하는 건 무리가 있고요. 그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상사가 잘 이끌어줘야 해요. 저는 마인드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신입사원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일을 배우는 사람이에요. 배운다는 자세가 되게 중요하죠. 기본적인 직장 매너만 지킨다면 큰 문제는 사실 없을 거예요. 또 신입사원은 100% 혼납니다.(웃음) 왜냐하면 일을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혼이 나더라도 너무 개의치 말고 빨리 일어서면 좋겠어요. 신입사원의 에너지는 그걸 회복하는 데 사용해야 하고요. 절대 회사 욕은 하면 안 돼요. 회사 욕은 본인을 갉아 먹거든요. 회사 욕을 하는 신입사원은 다시 취준생이 되기 쉽고요. 다른 곳에 가더라도 신입사원 때 느끼는 것은 다르지 않아요. 본인이 선택한 회사고, 열정을 다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최소 3년 이상은 있어야죠.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신입사원도 물론이지만 대리급, 과장 초반의 직급에 있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신입사원들은 아직 백지인 상태잖아요. 그 상태에서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들 방법을 아는 건 강력한 무기를 갖는 것과 같을 거예요. 이 책에 담긴 내용의 10%라도 챙긴다면 직장에서 인재가 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요. 또 3-4년차가 되면 직장 생활에 회의가 오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내가 왜 이 일을 하나, 생각이 드니까 실제로 주변 환경이 회색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때 제가 첫 직장을 퇴사했는데요. 여러분은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그런 마음이 들 때 읽어보세요. 물론 이직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본인이 충분히 경력을 쌓았고, 몸값을 올렸다고 여기면 이직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더 좋은 제안이 있으면 가야죠. 그래야 회사도 좋은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는 고민을 하거든요. 하지만 그 준비가 안 됐다면 이 책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글 | 신연선 사진 | 신화섭(스튜디오 무사)

 


 

일 상 내편

송창용 저 | 새빛

 

계란으로 태어나서 후라이가 될 것인가, 병아리가 될 것인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후라이팬으로 직행하려는 당신을 건져낼 아주 귀중한 직장인 구원서가 될 것이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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