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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투자,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이 되는 메타버스』 최원희 박사 인터뷰

최원희 저자

뉴스는 물론이고 주식 시장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단연 ‘메타버스’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에 포함된 다양한 기술 및 산업을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하드웨어의 발전 현황과 콘텐츠, 빅테크들의 동향까지 두루 파악하는 것은 더욱 까다로운 일이다. 현대전자와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빅테크를 두루 거치며 10여 년간 미래기술을 연구해온 최원희 박사는 『돈이 되는 메타버스』를 통해 숙련된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미래 기술의 현황과 한계, 가능성은 물론이고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흔히 메타버스 하면 게임 속 세계를 많이 떠올리는데요. 게임과 메타버스는 어떻게 다른가요?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게임 속 세상이 가상세계로 들어가기 가장 용이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2021년 초기에는 다들 게임 속 가상세계로 접속하는 것을 메타버스라고 인식하기도 했지만, 궁극의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살면서 필요할 때 가상세계를 접속할 수 있거나, 가상세계에 접속해서도 현실의 물건 혹은 실물경제에 접속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일컫습니다. 


어떤 계기로 메타버스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나요?


오랜 기간 사기업에서 VR/AR 기기 및 신규 디바이스 개발과 생태계를 고민해오다가 2021년 초에 공공기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메타버스’ 산업 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써야 했고, 자료 수집을 위해 기존에 나와 있는 애널리스트들의 자료, 책 등을 샅샅이 훑어봤지만 왜 이런 흐름이 생겨났는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나와 같이 좀 더 현실적이고 손에 잡히는 지식과 정보를 갈구하는 이들을 위해 직접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미래 기술을 연구했고 그 분야를 경험한 전문가지만 투자 관점에서 의견을 기술하는 것은 어렵고 방대한 작업이었습니다. 마침 신뢰 깊은 투자사에서 메타버스 관련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 책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눈길을 끌었는데요. 세계 최정상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서죠. 과거 컴퓨터 기반의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점령하였고, 현재 모바일 플랫폼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룩한 애플과 안드로이드라는 개방성을 무기로 진영을 구축한 구글로 양분되어 있는데 이러한 빅테크들의 경쟁이 메타버스로 이어진 것이죠. 메타버스가 게임 속 세상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디바이스와 연결되는 순간 그 파급효과는 가히 폭발적일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플랫폼을 점령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외에도 메타와 같이 VR 기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엔지니어로서 메타버스에서 핵심적인 미래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처음 애플이 스마트폰을 갖고 나왔을 때, 사람들이 환호했던 것은 사용성이었습니다. 화면터치, 핀치줌과 같은 직관적인 사용성이 기존의 PDA폰이나 휴대전화의 키패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기존에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를 주섬주섬 갖고 다니던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능의 앱 생태계가 통합된 스마트폰이야말로 충분히 혁신적이었고 매력적이었죠. 


그 이후로 여러 기업에서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아이폰의 디자인과 사용성에 매료되어 애플 생태계에 뛰어들고, 이곳에서 이미 지불한 앱들과 콘텐츠에 락인(Lock-in)되어 안드로이드의 생태계로 옮겨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시대의 하드웨어 역시 뛰어난 디자인과 사용성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은 기업이 플랫폼을 고르는 환경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세계 빅테크들이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고요. 


최근 메타버스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이라면 엔터테인먼트 분야일 텐데요. 여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XR 기기인 것 같습니다.


사실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도 아직 VR 기기를 지원조차 하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XR 기기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만약 가상 인플루언서나 아이돌이 오프라인 콘서트를 연다고 생각해봅시다. 이럴 때 팬들이 공연장에 모여서 대형 스크린 속에 있는 가상 아이돌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까요? XR 글라스를 착용하고 내 앞으로 직접 걸어오면서 노래하는 가상 아이돌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에스파가 공연하다 다음 무대에서는 자신들의 아바타들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면 어떨까요? 스마트폰 화면에서만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즐거움을 가질 수 있겠죠.


물론 이렇게 되려면 5G MEC, XR 기기의 고퀄리티 랜더링 기술 등등 기술적으로 넘어야 하는 장벽이 남아 있긴 하지만 미래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나아갈 길에 대해서는 명확한 모습이 이미 제시되었다고 봐요. 그리고 이를 가장 실감 나게 구현할 수 있는 XR 기기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고요. 그 꿈이 이루어질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려면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발달이 중요할 텐데요. 웨어러블 메타버스 시대를 점령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전망해본다면요?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폰을 확산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카카오톡이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카카오톡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 이전을 보아도 국내에서 인터넷을 급격하게 보급시킨 것은 검색 엔진의 영향도 있겠지만 다음 메신저와 네이버 메일, 블로그가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예상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정해진 것 같습니다. 바로 소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죠. 다만 그 형태가 카카오톡과는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소통수단을 가져야 할 테죠. 그것을 만드는 회사는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기존 플레이어일 수도 있고 클럽하우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소셜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나온다면 제2의 카카오, 페이스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플랫폼과 하드웨어를 모두 가진 기업에 투자하면 좋겠지만, 그들 중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요.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러시 때를 떠올려보세요. 그때 큰 부를 일궜던 기업은 금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았던 이들입니다. 이 관점에서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또 메타버스 관련 이슈가 굉장히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단편적인 기사보다는 그 기업의 본질과 메타버스의 생태계에서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면밀하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겠지요. 저희 책을 읽어보시면 메타버스 시대, 성공적인 투자로 향하는 길목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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