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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아가는 법

『내 나이가 나를 안아주었습니다』 신은경 저자 인터뷰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아가는 법

전 KBS 9시 뉴스 앵커로 유명한 신은경 아나운서가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아가는 법’을 들려준다. 평균수명이 늘고 사회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년 이후의 삶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무작정 노화를 막으려는 ‘안티에이Antiaging’보다는 우아하게 나이 들어가는 ‘Gracefully aging’이 더욱 중요해졌다.

 

나이 들어가는 일은 매뉴얼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가장 나답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다. 우리 인생은 삶에 대한 태도도 환경도 제각각이며, 건강도, 재정도, 가족관계도, 일을 하고 그만두는 시기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내 나이가 나를 안아주었습니다』는 나이 듦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나다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북돋워주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20대 30대 그리고 40대에도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이는 나와 함께했고, 나를 안아주고 있었음을 돌아보게 해준다.

 

『내 나이가 나를 안아 주었습니다』를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약 5년 전부터 시니어전문 신문에 한 달에 한 번 꼴로 칼럼을 쓰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는 50대 중반의 젊은 내가 왜 시니어신문에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고령화 사회현상에 대해 저널리스트로서의 관심도 있었고, 나이듦이라는 주제가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강이나 심리학 등과도 모두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5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어느새 저도 시니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나이가 되어 있지 않겠어요? 그사이 저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고요. 그러다가 지나간 원고를 한 번 쭉 훑어보던 남편이 책으로 한 번 묶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숲 출판사에서 원고를 보시고 책을 내기로 결정하게 되었죠. 지난해 여름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우연이지만 연말연시 즈음에 책이 나오며 자연스럽게 많은 독자들이 제 책을 읽으며 나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맞게 되었네요.

 

나답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책이 나오고 나서 읽으신 분들의 반응을 들어보며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사람들은 어느 나이 때이든, 즉 20대도, 30대도, 50대도, 70대도 다 제각각 자기 나이에 대해 초조해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비교’ 때문이었습니다. 이 나이면 남들은 번듯한 직장도 있고 남친도 있는데, 이 나이면 남들은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는데, 이 나이면 남들은 집도 장만하고, 자식 결혼도 시켰는데, 이 나이면 남들은 제2의 인생을 멋지게 다시 시작하는데...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하고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 이루어놓은 것이 무엇인지, 이제서 뭘 다시 시작해도 되는 건지. 몸도 마음도 다 늙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고 포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그런데 비교하지 않으면 비로소 내 나이의 나만의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몇 살이든 지금의 나이가 나를 안아준다, 지금이 바로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빛나는 나이라는 겁니다. 어느 독자는 제 책을 읽고 나서, 어떤 나이에도 새롭게 용기 내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읽으며 ‘아, 나도 아직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다고 말해주셨어요. 서른! 얼마나 아름다운 나이예요? 마흔! 얼마나 충만하고 매력적인 나이인가요? 스물?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창창한 나이이지 않아요? 심지어 70, 80 또한 인생에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말하는 노익장 현자가 하는 말을 들어보세요. 얼마나 지혜롭고 자신만만한가요?

 

다시 정리하면,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의연하게 기품있게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기답게 나이 들어가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티에이징(anti-aging)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우아하게 나이 들어가는 ‘그레이스풀리 에이징 (gracefully aging)’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 아나운서에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현재 차의과대학교 의료홍보미디어학과 교수로까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지루한 걸 싫어하고, 무언가 작은 거라도 성취하는 걸 기뻐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방송은 한 회, 한 회 모두 열매였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그런 맥락에서 보람이었죠.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 내는 일도 행복한 성취이고요. 그 책을 바탕으로 동기부여 강연을 하는 것도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예요. 지금까지 8권의 책을 썼는데, 앞으로 능력이 닿으면 좀 더 속도를 내어볼까 합니다.

 

저의 이러한 성향은 좋게 말하면 관심이 다양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끈기가 없고 한 우물을 파지 못하는 성격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같이 다양한 융합의 시대에는 한 우물 파기보다는 낚싯대를 여러 개 드리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강연하고, 글 쓰는 분야는 소통, 말하기, 청소년, 교육, 건강, 시사, 문화, 방송, 에이징, 홀리 스피치 등입니다. 참 가지가지이죠?

 

그러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제가 추구하는 포인트는 한 가지입니다. 바로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입니다. 제 책을 읽으시는 분이나 제 강연을 들으시는 분들이 위로받고 격려를 받아 어떤 형태로든 이전의 삶과 다른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하고 도전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것이 제 인생사명입니다.

 

저 사람처럼 늙어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본인의 나이를 잘 안아주는 저자분의 멘토가 있으신가요?

 

곱게 늙으신 분들이 좋아요. 내면이 고운 것도 좋지만, 겉모습이나 얼굴도 곱게 늙었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말해주잖아요. 영화배우 중에도 얼굴에 손대지 않고 그 삶의 결대로, 사람들과 공감한 대로, 주름진 분들이 좋아요.

 

저는 유명한 사람이나, 남들도 다 아는 그런 분들보다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많은 걸 느껴요. 제 어머니, 영국서 유학할 때 하숙집 할머니, 잠깐잠깐 만나는 보통사람들에게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배우고 따라하고 싶어 합니다. 너무 바쁘지 않게 자신을 잃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아요. 유명한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꼽자면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일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쉬면 녹슨다(If I rest I rust.)”라고 말하며 70대 후반인 지금까지 ‘오래도록, 건강하게,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저자분은 이미 지나온 20대, 30대를 지금 살아가는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보면 저의 20대와 30대는 아주 치열하게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다시 똑같이 살아보라면 다시는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시작한 공영방송 뉴스 앵커 일로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쉼 없이 뛰었고, 그사이 통역대학원을 다니며 일과 공부를 병행했어요. 34세 때는 모든 걸 내려놓고 영국으로 저널리즘 공부를 하러 떠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20대, 30대에게 주고 싶은 말은 ‘이른 나이도 없고, 늦은 나이도 없다’는 것입니다. 스물다섯 어린 나이여서 못할 것도 없고, 서른여덟 늦은 나이여서 용기낼 수 없는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서른 중반에 용감하게 공부하러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가슴 뛰는 도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먼 미래, 즉 오늘날, 더 초조하게 전전긍긍하며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야흐로 100세시대를 맞으며 살고 있는 때입니다.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살아야 즐겁게 살 수 있을 텐데요, 저자분의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도 물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몸도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나이는 가능한 한 쇠약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언가 계속 일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제2의 이력’에 들어섰습니다. 젊은 시절처럼 세상에 큰 이름을 알리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큰돈을 벌 이유도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해도 보람을 더 생각하고,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하는 거지요.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일을 만들어두는 게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하루 만보걷기와 홈트레이닝, 수영도 좀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쓰며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은 지금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저는 전문 작가가 아니어서 글 쓰는 일이 그리 수월하진 않지만, 기록하고 싶고 어렵게라도 쓰고 나면 보람이 많이 되니 앞으로도 쓰는 일은 계속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방송과 강연입니다. 기회가 닿는 대로 방송도 하고,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위로를 주는 동기부여 강연은 쉬지 않고 할 생각입니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즉 즐겁고, 의미 있고, 성장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글 쓰고, 강연하고, 방송하는 일은 제게 가장 즐겁고, 의미도 있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이렇게 제 나이를 푸근하게 즐기며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습니다.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아가는 법
내 나이가 나를 안아주었습니다

신은경 저 | 마음의숲

 

나이 듦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나다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북돋워주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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