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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학자, 설민석 '벌거벗은' 저격 "클레오파트라 구라 풀기, 보지마세요"

엑스포츠뉴스

곽민수 이집트 고고학자가 역사 강사 설민석이 강의한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편의 내용을 지적했다.


곽민수 고고학자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역시 걱정했던데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지도도 다 틀리고"라고 적었다.


곽민수 고고학자는 한양대를 나온 뒤, 영국 런던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각각 고고학·이집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더럼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인물이다.


이어 "설민석이 그린 지도가 엉망인 건 둘째치고, 배경이 되는 저 시대의 이집트는 해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가 중심이었을텐데 대체 왜 이집트 내륙 깊숙한 곳에서부터 로마로 날아가는지...."라며 그 이유를 덧붙였다.


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고,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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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6000년 역사를 지닌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와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강연이 담겼다.


클레오파트라는 젊음을 부활시키는 매력적인 여자로 불렸다. 클레오파트라는 미모는 물론 뛰어난 지성을 지녔다. 어릴 때부터 9개 국어를 했다. 설민석은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 곳곳 식민지에 자기 이름을 딴 도시를 세웠다. 알렉산드리에라는 거대한 도서관을 만들었는데 70만권이 있었다. 어린 클레오파트라의 놀이터였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학자들과 토론했다"라며 환경을 언급했다.


클레오파트라의 세 남자에 대한 설명이 펼쳐졌다. 첫번째 남자는 근친혼을 한 남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다. 클레오파트라의 두번째 남자는 유럽을 평정한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다. 1년을 365일로 만든 사람이다. 세번째 남자는 카이사르의 오른팔이었던 권력자 안토니우스다. 이후 클레오파트라의 다사다난한 일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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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곽민수 고고학자 페이스북 글 전문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보고 있습니다. (즐겨보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 본방 사수도 포기하고....) 역시 걱정했던데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지도도 다 틀리고....(설민석이 그린 지도가 엉망인 건 둘째치고, 배경이 되는 저 시대의 이집트는 해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가 중심이었을텐데 대체 왜 이집트 내륙 깊숙한 곳에서부터 로마로 날아가는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고,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


정확히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서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죠.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로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합니다.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줘야겠죠.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리니....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세요.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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