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 임성한의 남자에서 얼간美 로이방 되기까지
★파헤치기
배우 성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성훈은 연기와 예능을 넘나드는 팔색조 매력을 지닌 배우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뉴얼로 활약 중인 성훈은 런닝 바람으로 생활하고 목욕 바구니를 들고 다니는가 하면 거실에 쭈그리고 앉아 ‘똥밍아웃’을 하는 4차원 매력으로 단숨에 화제가 됐다. 당당히 무지개 고정 회원으로 합류한 그는 훈훈한 외모, 멀쩡한 허우대와 대비되는 엉뚱한 예능감을 뽐내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예능인 이전에 배우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수영선수로 활약한 성훈은 대회 신기록까지 보유할 정도로 전도유망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수술을 겪은 성훈은 배우로 전향,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로 데뷔했다.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임성한 작가의 강력 추천으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타이틀롤 이다모 역을 맡았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생짜 신인으로 초반 연기력 논란과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극중 단사란(임수향 분)을 향한 순도 100%의 사랑을 보여주며 얼굴과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덕분에 그해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받았다.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지만 고충도 있었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신기생뎐'을 하고 연기자를 그만두려고 했다. 체력,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데뷔작 후 찾아온 슬럼프를 다잡고 도전한 차기작은 SBS ‘신의’였다.
대금을 이용해 사람을 죽이는 음파 무공을 선보이는 '음공의 고수' 천음자로 분했다. 긴 백발의 머리와 대금을 부는 모습은 판타지 영화 속 엘프를 연상, 신비로운 비주얼로 파격 변신했다. 역할을 위해 무려 몸무게를 5kg이나 감량하는 열의를 보였다.
SBS 일일드라마 '가족의 탄생'에서도 호연했다. 주요 인물인 명품브랜드 사장인 한지훈 역을 맡아 중간 투입됐다. 이수정(이소연)과 강윤재(이규한)의 사이에 새롭게 나타나 또 다른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이수정은 처음부터 호흡한 강윤재가 아닌 중간에 긴급 투입된 한지훈과 사랑을 이뤘고 성훈 역시 남자주인공으로 매력을 뽐내며 주목 받았다. 임성한, 송지나 작가에 이어 김순옥 작가 등 당시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연달아 호흡을 맞추며 신인이지만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았다.
SBS 주말드라마 ‘열애’에서는 남다른 재력과 외모를 갖췄지만 불우한 가정사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재벌 3세 강무열을 연기했다. 지고지순한 사랑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산하는가 하면 내적 아픔을 지닌 감성을 연기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2014년 '6인실', 2015년 ‘고결한 그대’ 등 웹드라마에서도 활약했다. ‘6인실’에서는 안전불감증으로 산재사고를 당하게 된 대기업 건설사 대리 민수로 출연, 허당기를 지닌 꽃미남으로 분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을 만큼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 ‘고결한 그대’에서는 원작 웹소설 삽화인 이강훈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호응을 얻었다.
3얼 헨리와는 ‘오 마이 비너스’에서 이미 만났던 사이다. 과거 사연이 있는 더없이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장준성 역을 맡은 성훈은 소지섭, 헨리와 '한 집 동거' 설정 하에 남남케미를 뽐내며 재미를 안겼다. 성훈에게는 처음으로 SBS가 아닌 KBS 드라마에 얼굴을 내민 작품이기도 하다.
성훈 하면 2016년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도 빼놓을 수 없다. 직진남 김상민 역을 맡아 새로운 '로코킹'으로 등극했다. 연태(신혜선 분)를 향한 뻔뻔하면서도 달달한 말투와 행동은 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신혜선과 귀여운 커플 케미를 발산,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아이가 다섯’에 이어 2017년 OCN 드라마 '애타는 로맨스'로 다시 한 번 '로코' 매력을 선보였다. 업계 1위 그룹 오너의 외아들이자 모델 뺨치는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까칠한 성격을 지닌 전형적인 '로코물'의 남자 주인공 차진욱을 맡았다. ‘요섹남’, ‘키스 장인’, ‘일하는 모습이 섹시한 남자’ 세 가지 수식어를 동시에 얻었다. 시크릿 멤버였던 송지은과 설레는 호흡을 맞췄는데, 달달한 로맨스 덕분에(?) 실제 열애설이 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해 1월에는 ‘돌아와요 부산항애’로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화 데뷔작임에도 단번에 주연에 캐스팅됐다. 냉혹한 범죄조직의 2인자 태성으로 분해 드라마 속 귀공자 이미지와 다른 강도 높은 액션 연기와 카리스마를 펼쳤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신랄한 반응이 도리어 더 큰 자극과 반성의 계기를 준다”며 연기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여줬다.
한때는 선굵은 외모와 탄탄한 몸매로 마초, 상남자 등의 이미지를 풍겼지만 예능에서는 180도 다른 반전 매력을 자랑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어리숙한 예능 풋내기의 매력을 뽐냈다. ‘정글의 법칙’, ‘뭉쳐야 뜬다2’에서도 리얼하고 진솔한 예능감을 보여줬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수더분하고 소탈한 내추럴의 끝판왕으로 등극했다. 뉴얼이라는 별명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얼스러운 모습으로 재미를 톡톡히 안긴다.
로이방, 얼간이 성훈은 잠시 잊자. 7월 10일 드라맥스, MBN에서 방송되는 새 수목드라마 ‘레벨업’을 통해 이미지를 변신한다. 구조조정 전문 기업인 유성CRC의 본부장 안단테 역할이다. 기계적인 마인드의 포커페이스로 변신, 냉미남의 정석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우 한보름과는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형성한다고 한다.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마음의 소리 리부트’ 등에 이어 ‘레벨업’까지 꾸준히 배우로서의 행보를 걷고 있는 그는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펼칠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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