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수, 돼지농장 일용직 삶 "기초생활수급자·손주 중증장애인"
(마이웨이)[종합]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마이웨이' 박은수가 돼지농장 인부로 살아가는 근황을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전원일기' 일용이로 유명한 박은수의 이야기가 담겼다.
박은수는 돼지농장에서 인부로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 일용직이어서 고정되지 않은 구역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은 사료를 옮기는 일을 맡았다.
그는 "내가 힘쓰는 걸 하려니 힘이 든다. 젊은 친구들은 나이가 젊고 몸에 배니까 쉽게 한다. 남들이 하면 쉬운데 내가 하니 힘들다"라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24세 청년에게는 "난 쌕쌕거리는데 24살 청춘은 쌩쌩하다. 혼자 일하게 해 미안하다"라며 복받치는 마음을 전했다.
박은수는 제작진에게 "너무 힘들다. 허리가 아파 주저앉고 싶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허리가 쑤시고 힘들다"라고 털어놓았다.
최근 다른 방송에서 돼지 인부로 사는 삶을 공개해 관심을 받았다. 박은수는 "(이렇게 관심을 받을지) 몰랐다. 매스컴을 탈지도 상상 못 했다. 나도 놀랐다. 사람들이 신경을 많이 써줘 고맙다. 알 사람 다 알았다. 이제 저 혼자 조용히 침묵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댓글이 무슨 150만, 200만개가 달릴 정도면 모든 사람이 다 안다. 정말 감사한 건 재기하라고 하고 파이팅하라고 하고, 응원해주시고 그게 감사하고 아직 나 혼자 바보같이 괜히 숨어있었구나"라며 고마워했다.
박은수는 국악인 신영희의 집을 찾았다. 신영희는 박은수를 위해 집밥을 차려줬다. 박은수는 "오랜만에 음식다운 음식을 먹는다"라며 좋아했다. 신영희는 "방송 계속해. 방송 계속하라고. 새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울었다. (TV) 꺼버렸어. 보기 싫었어"라며 박은수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박은수는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그게 터지니까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영희는 "다른 사람 같으면 소식도 전할 텐데 동생 성격상 자존심이 강한 것을 안다. 그렇게 사는 것도 나도 이해는 하는데. 시련이 지나면 그만큼 성숙해질 거다"라며 걱정했다.
박은수는 4개의 사기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그는 "누가 영화사를 하자고 그래서 인테리어를 하는데, 나는 그때 술집이 망해서 돈이 하나도 없었다. '난 돈이 없다'고 했더니 '돈 신경 쓰지 말라'고 해놓고 돈을 못 주더라.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고 해줬는데 2년 동안 돈을 안 주니까 날 고소할 수밖에 없었다. 사기로 몰려 재판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 자신이 한심했다. 1억도 안 되는 돈을 못 갚아 사기로 고소를 당하니까 어떻게 살았나 했다. 그 자식은 지금도 뒷전이다. 내가 판단을 잘못해서 그런 거지 뭐. 지금까지도 연락은 하는데 연락은 받더라. 희한한 사람이다. 몇 푼이라도 건지려고 연락을 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게 10년이다. 어떻게 해 준다는데"라며 해탈한 심경을 밝혔다.
박은수는 "모든 걸 너무 쉽게 설명했다. 악의 없이한 게 죄가 되고 나쁘게 되고 이런 걸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제작진에게 "난 돈이 없어 못 한다고 했다. 술집하면서 50억 정도가 1년도 안 돼 날아가더라. 돈이 한 푼도 없었다. 여관에서 생활하던 시절이었다. 귀가 얇은 건지 바보 같 은건지 그 친구 말만 듣고 한거다"라고 했다.
박은수는 나머지 사기 내용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두 번째 사기 사건인 사무실 소품 비용 체납에 대해서는 "영화사를 하려니 집기가 필요하더라. 그것도 아는 지인을 통해서 5~6천인가 빌렸는데, 그걸 못 갚으니까 사기 2범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분양 사기와 관련해서는 "안성에서 예술인 타운을 만들자고 제안이 들어왔다. 설명회를 듣고 나오는데 젊은이 둘을 전원주택을 한다는 거다. 나중에 돈을 주고 일단 들어와서 살라고 하길래, 차도 없고 여관 생활을 하던 놈에게 그걸 주니 너무 고마웠다. 어느 날 후배 회사에서 뉴스를 보는데 하단에 흘러가는 글자에 전원주택 분양 사기로 내 이름이 뜨더라. 기도 안 찼다. 방송국에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제보가 들어왔다고 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신고자와 면담을 했더니 집주인과 짜고 사기를 쳤다고 했다더라. 젊은이들이 '여기 박은수도 살아요' 하며 사기를 친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조건 없는 호의가 이상하진 않았냐"라고 묻자 "그냥 그 사람이 베푸니까 빨리 벌어서 갚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바보같이 산 거다"라고 답했다.
연예인 지망생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돈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라며 "하여튼 별일을 다 당해서 이때까지 살았다. 오죽하면 원룸으로 가자고 해 (장모님이) 있는데도 손 붙잡고 원룸을 전전했다. 내가 세상을 잘못 살았구나"라며 사람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박은수는 배우 김동현과 만남을 가졌다. 김동현은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 박은수의 근황에 관해 "우리 연예인들은 다시 되돌리려고 하면 시간이 걸린다. 편견으로 굳어질 수 있다. 전화를 하려 하다 마침 전화가 왔다"며 걱정했다.
박은수는 사기 사건 연루 후 배우 활동을 접은 것에 대해 "다 내려놓았다. 반성하려고 한다. 돼지농장 사장이 내가 잘아는 친구다. 내게 연락이 와서 가봤는데 힘들긴 하더라. 옛날에는 나도 쌩쌩했는데 지금은 힘이 든다. 나 필요하니 돈 몇 푼 보내줄래 이런 말을 창피해서 못 하겠더라. 사람을 잃으니 얘기를 안 하는 게 낫다. 김동현이 버티는 거 보면 나보다 백번 낫다. 섭외가 몇 번 왔는데 거절했다. 내가 사기꾼 소리를 듣는데 드라마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얘기를 하겠나. 잘못하고 방자하고 건방지고 그런 반성의 기회가 많았다"라며 "10년 금방 가더라. 처자식에게 미안하더라. 나 때문에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갑상생암부터 해서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애로사항이 많았다. (처자식을) 생으로 굶고 고생 시켜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근황을 밝혔다. "아는 후배가 남는 집이 있다고 해서 그 집에서 살고 있다. 며느리가 베트남에 가면서 기초생활 수급자를 신청했다. 처음에는 기분도 나쁘고 싫다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몸도 여기저기 고장 났다. 병원 갈 때마다 정부에서 병원비 다 내주는 게 너무 고맙다. 식구들에게 미안하다. 유일한 낙이 일주일에 한번 딸을 만나 밥을 먹는 게 즐거움"이라고 털어놓았다.
고두심과도 만났다. 그는 "우리 손주가 있는데 첫째는 딸인데 똘망똘망하다. 둘째는 산후조리를 못해 장애인이 됐다. 그것도 중증장애인이다.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내가 뭔 잘못을 했길래 손주까지 시련을 받아야 하나. 항상 웃고 있어서 아무도 그런 걸 모른다. 시련을 주는 만큼 뭐가 있겠지 그런 느낌으로 산다. 몸만 건강하다면 좋은 일이 있겠지 한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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