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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웹툰 논란, 표현의 자유는 만능이 아니다

조두순 웹툰 논란, 표현의 자유는 만

최근 일명 ‘조두순 웹툰’의 청와대 답변과 해당 웹툰 작가의 반응이 기사화됐다. 사건의 개요는, 2018년 2월 경에 웹툰 작가 윤서인이 ‘미디어펜’에서 연재를 하는 시사 만화 ‘미펜툰’의 228화에서 남북문제를 풍자하는 과정에서 아동 성폭행범인 조두순이 복역을 마치고 출소해 피하 여아를 찾아가는 내용을 그리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피해자를 우롱했기 때문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급기야 국민 청원으로까지 이어졌다가 투표율 20만을 넘어서 2018년 3월 23일에 청와대가 답변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윤서인은 이 나라에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불만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핵심이고, 내가 싫어하는 표현도 존재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이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도(道)가 아니라 법(法)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누구나 마음껏 표현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게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자로서 자신이 싫어하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건 물론 표현의 자유이긴 하나.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히거나 마음의 상처를 주는 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이 벌어지게 된 계기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규탄하는 것에서 비롯된 도(道)의 문제라고 볼 수 있으나, 명백히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은 실제 법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정확히, 명예훼손에 걸린다.

 

명예훼손은 사람의 이름, 신분, 사회적 지위, 인격 등에 해를 끼쳐 손해를 입히는 죄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볼 때 조두순 웹툰은 명백히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상대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언론과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 규정과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명예 훼손죄가 성립된다는 건 엄연히 법의 테두리 안의 일이다. 쉽게 요약하자면, 내가 싫어하는 표현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 영역인데, 그 표현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는 소리다. 더 짧게 말하자면, 도리에도 어긋나고 법에도 위배되는 일이다.

 

애초에 SNS에 올린 글에 욕 댓글이 달리면 상대를 고소하던 사람이, 반대로 남에게 고소당하거나 여론의 역풍을 맞으니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불평을 하는 것은 좀 모순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일도 표현할 수 있는 게 표현의 자유라면 마음에 들지 않은 댓글을 보고 고소하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그건 헌법의 이념이다. 자유만 누리고 책임은 회피하면서 자유 만능론을 설파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민주주의의 자유론을 왜곡하는 행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가기 보다는, 한국 웹툰사에 있어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도리에 어긋나고 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된다는 말이다.

 

by 잠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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