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누비] 마음이 복잡할 때 걷기 좋은 슬럼프의 처방전 '해파랑길 34코스'
망상해변에 앉아 시간 보내기 |
묵호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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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오전 9시 45분에 청량리역을 출발한 KTX 열차는 정오 즈음 묵호역에 도착했다. 끼니를 해결하고 출발할까 싶었지만, 기차에서 이런저런 간식을 챙겨 먹어서인지 든든했다. 배부른 상태보다야 가벼운 몸으로 걷는 게 낫기도 했다. 묵호역을 떠나 항구 쪽으로 들어섰다. 한적해 보이는 게 이 동네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지만, 어선이 들어오고 있는 포구엔 여전히 사람들이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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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묵호 마을로 올라가는 논골담길, 흥미로운 글귀들도 눈에 띈다. |
동백이 한창이다. 이어 매화도, 벚꽃도 필 테지. |
논골담길 풍경들.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독특한 분위기의 소품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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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이 느려지고 있었다. 해파랑길 34코스라는 게 출발점과 도착점이 명확한 길이라지만, 다 걸을 필요는 없었다. 원하는 곳까지만 가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미련 없이 주저앉아 쉬어가면 되니까. 초입부터 이렇게 발목을 잡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냥 떠나기에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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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골담길 꼭대기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 |
논골담길을 나와 다시 해안선을 따라 걷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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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을 따라 솟아오른 기암괴석들과 파도, 짙푸른 바다가 한데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
고즈넉한 분위기의 어달해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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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달해변을 지나고 있었을 때 문득, 몇 년 전 여름에도 이 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참 평온한 곳이었는데.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셨던 기억도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모래사장을 맨발로 밟으며 거닐기도 했더랬지. 그때 추억에 젖어, 잠시 방파제에 걸터앉아 풍경을 즐기기로 했다. 그때의 그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다시금 손에 쥐어 든 것은 물론이다. 몇 년 새에 이곳에 카페가 많이 들어섰다. 어달의 매력을 나만 아는 게 아니라는 뜻인 게다. 아!
바닷가 마을에서 물고기 말리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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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해변의 풍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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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해변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
여기에서 멈출까 하다가, 이왕이면 끝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 망상해변 이후로 이어지는 일부 구간이 변경되었다. 해파랑길 표지는 왼쪽 굴다리를 통과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진상 오른쪽 길로 진행해야 옥계해변으로 향할 수 있다.
고가도로 위에서 내려다본 망상해변의 모습 / 7번 국도를 따라 걷는 길 |
7번 국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여전히 바다를 벗 삼아 걸어 나갔다. 강릉 옥계해변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놓인 고가도로는 나름대로 전망대의 역할을 해주었고,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기찻길은 이따금 반가운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열차를 보내주었다.
옥계해변 / 소나무 숲 |
옥계해변에 도착하자,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양팔을 펼치고 따스하게 맞아주고 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도착지점이 어디인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걸었다. 의자에서 쉬기도, 선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저물어가는 해는 숲을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이제는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해파랑길 34코스를 모두 걸은 후, 어달해변의 카페에 앉아 책을 읽으며 남은 시간을 음미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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