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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를 잇는 소프트웨어의 다음 진화 단계 – Open Adoption Software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VC 중 하나인 Accel 이 최근 100여 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Open Innovation 기술과 관련한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했다. Accel의 파트너인 Jake Flomenberg가 Medium 및 TechCrunch 사이트에 기고한 컬럼 내용 일부를 통해 해당 트렌드와 관련된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The Rise of OPEN Innovation: The 3P's for Building a Durable Open Software Company/ The next wave in software is open adoption software 참조)

 

먼저 Open Adoption Software(이하 OAS)라는 용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OAS 는 쉽게 말하면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으며, 각자의 상황에 맞게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Cloudera나 DataStax, MulSoft 같은 업체들이 OAS를 제공하며 매년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오픈 프로젝트에 추가된 다양한 Value-added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OAS 시장의 등장은 단순히 기존 방식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체하는것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낸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SaaS를 잇는 소프트웨어의 다음 진화 단계 - Open Adoption Software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금까지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왔고, 가장 최근 시장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형태는 바로 클라우드 기반의 'X'aaS 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Salesforce나 Workday와 같은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떠올려볼 수 있다. Mainframe과 Client-server, 'X'aaS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 적용 방식이 점차 편리해지면서 시장의 규모나 성장성도 함께 성장해 왔다. OAS에서는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Mainframe에서 Client-server로 넘어오는데 컴퓨터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고, 'X'aaS로 넘어오는데 호스팅 서비스나 WAN 등의 역할이 존재했다면, OAS에서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한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OAS가 단순히 기능적인 혁신으로서만이 아니라 개발자들 사이에서 소프트웨어가 전달되는 방식에도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OAS 업체로 손꼽히고 있는 사업자 중 일부인 Cloudera, Couchbase 등이 IPO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지난 2003년 SaaS 업체들이 처음 IPO 하기 시작하던 시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SaaS를 잇는 소프트웨어의 다음 진

[TechCrunch, The next wave in software is open adoption software]

Prior Generation의 실패 vs New Generation의 성공

하지만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은 사실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는 트렌드가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으며,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가 아닌 개발자들이 파워를 가지는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의 오픈소스 업체들의 경우 Red Hat 정도를 제외하고는 Venture 수준의 비즈니스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들의 경우 고객들에게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옵션의 상품을 제공하기는 했다. 예를 들어 Ubuntu의 경우 Windows 대용으로 Linux 기반의 OS를 제공하였으며, MySQL은 Oracle을 대체할 수 있는 DB 대체재를 제공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너무 높은 Controllability를 제공하면서, 오히려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매출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한 것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혁신해 나가기 위한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게 되면서 (Customer가 Support를 필요로 하지 않으니) 상품 자체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실패하고 말았다. 아래 그림에서처럼 기존의 오픈소스 업체들은 Commercial Scale을 달성한 사례가 매우 드물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SaaS를 잇는 소프트웨어의 다음 진

[Medium. The Rise of OPEN Innovation: The 3P's for Building a Durable Open Software Company]

New Generation 오픈 소스 업체가 발전해 온 단계

New Generation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오픈소스 업체들은 과거의 실패를 교보재로 삼아 한 단계 나아간 비즈니스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적당한 오픈 정책을 취함으로써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위상 또한 기존의 Incumbent vendor를 능가하고 있다. 시장에서 메이저를 형성하고 있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우 대부분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어플리케이션 제공 업체들이 바로 이들의 오픈 소프트웨어 스택 상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데까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단계의 Company-building phase를 밟아온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3P's 라고도 불리는 이 단계는 먼저 Project 단계로 시작된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가 생겨나고 이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Product 단계에서 Project를 판매 가능한 버전으로 패키징하고 배치하는 기초작업이 진행되며, 마지막 Profit 단계에서 코어 고객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스케일을 증가시키는 작업이 진행된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Product, 즉 상품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Project 단위로 시작된다는 점이 사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사람들이 돈을 주고 구매할까?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이걸 가지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미 시작점이 달라진다. Profit 단계에 이르게 된 이후에는 사실상 기존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고민하는 포인트를 동일하게 고민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SaaS를 잇는 소프트웨어의 다음 진

[Medium. The Rise of OPEN Innovation: The 3P's for Building a Durable Open Software Company]

오픈 소프트웨어는 Fortune 500에 해당되는 업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의 경우 오픈 프로젝트에도 다시 기여하는 (Contributing Back)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Google이나 Facebook과 같은 자이언트 플랫폼 사업자뿐만 아니라 Walmart나 GE, Merck나 Goldman Sachs 같이 다소 보수적일 것 같이 여겨지는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경우 가용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실제 고객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벤더의 어찌보면 더욱 안정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Controllability가 높은 새로운 오픈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Accel에서는 OAS가 부각되는 것을 Customer-driven한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기존 소프트웨어가 가격은 너무 비싼데다 변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은 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고 한다. 기술 및 시장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Incumbent 벤더가 라이브러리를 업데이트 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고객사들의 경우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작업하는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 벤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측면에서 OAS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Web Scale 및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개발하게 되면서 기존 벤더가 이를 대응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OAS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국내의 상황은?

국내의 경우 사실상 SaaS를 업무에 적용한 업체를 찾아보는 것도 어려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진화 선상에서 'X'aaS 단계에도 돌입하지 못한 상태이니 OAS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실 시기상조일 수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에 의하면 국내에서도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채택하여 사용하는 경우는 다수 나타나고 있지만, 반대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발한 내용을 Contribute하는 사례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다. 대기업의 경우 주로 보안 이슈로 인해 회사 내에서 작성된 문서나 개발 내용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Routine한 업무에 쫓기다 보니 Contribute 따위에 신경을 쓸만한 여유가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성공적으로 제공되는 시작점이 바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오픈 프로젝트라는 점을 언급했고, Fortune 500에 해당하는 사업자들이 오픈 프로젝트에 Contributing Back하는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Contribute라는 움직임은 단순히 자기가 개발한 내용을 자랑하기 위해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업계의 표준을 리딩해 나갈 수 있는 흐름과 연관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 심지어 Google의 경우 수 년간 엄청난 비용을 들여 개발하였으며, 자사의 핵심 서비스인 Search나 Voice Recognition에 활용되고 있는 TensorFlow 인공지능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연구진들과 개발자들의 참여를 통해 TensorFlow를 더욱 진화시키고 싶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Google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지 않은가?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분야의 헤게모니를 쥐게 될 즈음, 서비스 요금을 과금하거나(Google Map 처럼) 자사 기타 서비스를 끼워 파는 등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만 구동되도록 하는 것 등을 예상해 볼 수 있음)의 전략을 반드시 펼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오픈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150여 년 전 나라를 좀먹게 하며 나라까지 뺏기게 했던 쇄국정책을 우리는 아직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글. 임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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