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전주 여행 코스가 지루하다면 전주 근교 여행 ‘아원고택’
전주여행이 SNS를 뜨겁게 달구던 때가 있었다. 한옥마을 길거리 음식과 전주 유명 초코파이, 그리고 한복체험까지. 주말이면 한옥마을은 여행객들로 붐볐고, 전주 관광이 활성화를 이뤘지만 전주 사람들은 점점 변하고 있는 한옥마을 모습에 아쉬워하기도했다.
내가 관광객 입장이 되었다면 여행지로써의 전주는 아쉬움이 클 것 같다. 전주의 음식, 한옥마을 산책, 음. 그리고 무엇이 있을까.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마다 전주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1년에 한번씩 전주 국제 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전주에 오는 사람, 한옥이 좋아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하루를 즐기는 사람, 전주에서 먹은 음식이 기억에 남아 종종 생각날 때마다 급 전주여행을 계획하는 사람.
전주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전주의 매력이 여행객들에게 남아있는 듯 해 괜히 안심이 되지만 매번 똑같은 전주 여행코스에 큰 감흥이 없을 것 같다.
매번 뻔할 수밖에 없는 전주 여행지가 지루하다면 전주 근교 여행을 떠나길 추천하고 싶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차로 2~30분이면 전주 시내와는 다른 모습의 여행지를 만날 수 있다.
‘완주 오성 한옥마을’ 내에 있는 ‘아원고택’이 그 주인공! 아원(我園)은 경남 진주의 250년된 한옥을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종남산 산자락 아래 오성마을로 옮겨 이축한 한옥이다. 2018 봄 여행주간 TV 속 촬영지 여행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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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3채와 현대식 건물 1채, 뮤지엄으로 이루어진 복합 문화공간 ‘아원(我園)’ . 천지인, 사랑채, 안채, 별채로 구성된 아원에서 한옥스테이를 체험할 수도 있고, 숙박을 하지 않고 카페만 이용해도 한옥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아원고택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이곳 ‘만휴당(萬休堂)’이 아닐까. 이곳의 사진 한 장만으로도 궁금증을 유발할 것 같다. 나 역시 이곳의 사진 한 장에 반해 아원을 찾게 되었으니!
만휴당의 대청마루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종남산을 바라보며 풀벌레 소리, 새소리 듣고 있노라면 이것이 진정한 ‘쉼’인 것 같다. 비가 오면 산에 걸친 안개마저도 더욱 운치 있고, 맑은 날엔 잔잔한 물흐름과 푸른 산이 어우러지는 곳. 만휴당은 드라마 ‘발효가족’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연하(煙霞)당’ 은 250년 된 한옥을 경남 진주에서 이축하여 그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과거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상상케한다. 고즈넉함이 감도는 이곳에서 옛날에는 선비들이 모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풍류를 즐겼다곤 한다. 이런 곳이라면 시 한 소절이 절로 떠오르지 않을까.
한옥 구경을 마치고, 시원한 오미자차 한 잔과 함께 풍광 좋은 카페의 여유를 만끽해본다. 아원의 카페는 ‘AWON museum’과 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두 얼굴의 공간을 느낄 수 있다. 한옥과는 또 다른 건축물로 다른 느낌을 선사하지만 오묘하게 전통적 한옥의 분위기와 동 떨어지지 않는다.
전주 시내를 조금만 벗어났을 뿐인데 또 다른 얼굴의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니. 전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여행을 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아원고택은 계절마다 방문해 사계절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들리는 그 계절의 아원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전주 = 김민하 에디터 ofminha@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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